패스트푸드의 반대인 슬로푸드를 한 끼나 두 끼 정도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건강해지지는 않지만, 1 년 동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
’가치에도 순서가 있다‘ 의 글에서 운동의 이면적 가치는 더 깊어진 몸에 대한 이해와 더 나아진 움직임이라고 정의했고 운동의 표면적 가치는 운동으로 인한 결과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이면적 가치를 먼저 추구해야 표면적 가치를 크게 만들어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면적 가치의 진가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는 표면적 가치와 상반된다. 표면적 가치는 비교적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표면적 가치에 더 집중되는 것 같기도 하다.
표면적 가치를 얻는 데에 이면적 가치보다 시간을 더 사용하면 비교적 빠르게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잠재력을 최대한 사용하지 못하고 제한적인 운동효과만 얻을 수 있다. 또한 운동에 대한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운동을 할수록 체력과 건강이 점진적으로 좋아져야 하는데, 어느 지점에서 정체되어 있거나 되려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다. 또한 부상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그만둘 수도 있지만, 부상으로 인해서 흥미가 떨어져서 그만둘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경우의 정체기와 부상을 표면적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면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음에서 오는 정체기와 부상이 발생한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면적 가치의 진가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누적되어야 한다. 단순히 운동을 한 경력이 이면적 가치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면적 가치를 추구한 시간이 누적되어야 한다. 그래야 운동효과가 커진다. 이를 복리효과로 비유할 수도 있겠고, 운동효과를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얻는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표면적 가치를 먼저 추구하면 운동효과를 더하기로써 밖에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에 들인 노력에 비해 운동효과를 크게 얻는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이면적 가치를 추구해서 일정 시간이 누적되었다면 운동에 들인 노력에 비해 운동효과를 크게 얻는다고 느낄 수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한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다. 내게 운동지도를 받은 어느 30대 후반 여성은 운동을 한 기간이 제법 되었는데도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로 인해서 무리한 운동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허리를 아파하셨다. 이 분은 골프의 비거리를 늘리고 싶어 하셨고 체중을 감량하고 싶어 하셨다. 결과부터 얘기하겠다. 비거리가 남성보다 좋을 정도로 좋아지셨다. 남성도 남성 나름이겠지만, 내 기억으로 늘어난 비거리가 230m라고 하셨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제 운동하실 때 허리를 안 아파하셨다. 아쉽게도 체중감량은 잘 안되었다.(체중이 늘지는 않고 그대로이거나 조금 빠졌던 것 같다) 거래처와 식사가 잦다 보니 술자리가 많아 체중감량은 아무래도 쉽지 않으신 듯하다. 어쨌든 이 분은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운동효과를 원하셨지만, 감사하게도 나의 조언을 받아들이셔서 이면적 가치에 시간을 사용하셨다. 위에서 이면적 가치가 쌓이면 노력에 비해 운동효과를 크게 느낄 수 있다고 했었다. 이 분은 일주일에 50분 혹은 100분 정도만 근력운동을 하셨는데도 이런 효과를 얻으셨다.
따라서 이면적 가치를 먼저 추구하는 것은 표면적 가치를 먼저 추구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향성이 된다. 단순하게 운동효과를 더 크게 얻기 위해서 보다는 이면적 가치 추구가 운동의 본질적인 가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난 다음에 체중이 감량되고 체력과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 아닐까? 운동의 표면적 가치를 간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일에 순서가 있듯이 가치도 순서에 맞게 추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낫기 때문에 표면적 가치를 뒤로 미루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즐기고 있는 패스트푸드는 단기적 효과가 크고 반대 음식인 슬로푸드는 장기적 효과가 크다. 패스트푸드는 기름진 음식에 달맛과 짠맛이 강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음식의 열량이 높다. 패스트푸드는 슬로푸드에 비해서 조리시간이 짧고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서 효율성과 편의성을 갖췄다. 이는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한 음식이 된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는 오랫동안 그리고 자주 섭취했을 경우, 건강에 해롭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을 해치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공장에서 제조한 음식이 패스트푸드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는 식단을 구성할 때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맞다. 패스트푸드는 맛을 떠나서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편의성과 효율성으로 인해 장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건강에 해로워 단점이 크다.
슬로푸드는 패스트푸드와 반대이다. 슬로푸드는 패스트푸드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열량이 낮다. 하지만 슬로푸드는 패스트푸드에 비해서 조리 시간이 길고 비싼 가격으로 인해서 효율성과 편의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슬로푸드는 자연에서 얻은 식자재와 조리 방법으로 인해 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슬로푸드를 섭취함을 통해서 효과를 얻으려면 장기간 섭취해야 진가가 발휘된다. 슬로푸드를 며칠 먹었다고 해서 몸에 큰 변화를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슬로푸드는 단기적으로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장점이 크다.
나는 슬로푸드의 특성이 운동의 이면적 가치의 특성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로푸드에는 패스트푸드에 없는 좋은 맛이 있다. 그러나 자극적인 맛의 패스트푸드가 당기는 경우가 있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금지는 어려워 보인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당장 살을 빼고 근육을 키우고 싶은 욕구가 샘솟을 때가 있다. 때로는 표면적 가치만을 집중한 운동도 욕구 해소를 위해서는 필요해 보인다. 패스트푸드를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마찬가지로 표면적 가치에 과하게 편향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면적 가치와 슬로푸드의 진가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쌓여야 하듯이 나는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인 효과에만 집중하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패스트푸드와 표면적 가치처럼 말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효과를 괄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양 가치의 조율이 필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평행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누구는 몇 개월 뒤에 결혼식이 있거나 사진촬영이 있다면, 표면적 가치 추구에 힘을 주는 것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면적 가치에 힘을 주는 것이 낫다.
음과 양, 좌와 우, 상과 하, 흑과 백, 질과 양, 단기와 장기 등 양단에서 현재 나에게 더 필요한 쪽이 무엇이고 이쪽을 선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지 결국에는 원하는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보다 수월하게 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