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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Mar 31. 2024

〈후안은 개를 갖고 싶어요〉



가장 큰 소원이 반려동물을 가지는 거랍니다.


 몽글몽글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보통 반려동물 영상을 볼 때는 귀엽다는 정도로만 느끼기 마련다. 그런데 이 책은 어린아이에게 있어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자신과 교감하는 반려동물이 과연 어떤 존재일지 느끼게 해준다. 정말 신나고 즐겁고 설레고 가슴 벅찰 그 기분을 그림을 통해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작가가 가진 그림의 에너지와 연출능력이 바탕이 된다. 주인공인 후안의 눈높이에서 전개되는 장면들과 원근법에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의 표지부터 속지까지 본문과 겹치는 그림 없이 서사의 일부라는 점에서 작가의 디테일과 정성이 느껴진다. 정말 많은 종류의 개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애견인이라면 이건 무슨 개, 저건 무슨 개 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기후적으로 온화한 지역이다. 그래서 그럴까, 화사하고 다채로운 배색이 돋보였다.

 스토리는 기발하다 못해 발칙하다. 후안이 개 대신 키우게 된 아이의 이름으로서 ‘걔’라는 번역이 좋았다. 그 아이가 귀엽게 그려져서 정말 다행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걔’의 일족에게 사회적으로 혹은 인류로서 만연한 거부감을 자동적으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 정도다. 사실 ‘걔네들’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으니까. 모르는 사람 M/V에서 개미가 귀엽게 표현되었던 것보다 연출이 훨씬 더 자비로웠다.

 이 책을 구입할만한 사람은 아마 자녀가 있는 부모나 보육시설이나 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도서담당자, 혹은 애견인일 것 같다.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 1~2학년까지 보면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환경에 굴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만족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후안의 행동방식에는 배울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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