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받은 여자

by 샤랄리방

전주에서 태림이에게 꽃을 못 사줘서 아쉬운 마음은 안은 일주일이었다. 이번에는 태림이가 서울에 올라왔다. 이번 서울 데이트에서는 태림이가 좋아하는 곳을 위주로 가기로 했다. 마침 좋아하는 캐릭터의 팝업이 용산과 성수에 열려서 어디로 가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하던 때였다.


나는 지난번에 아쉽게 사주지 못한 꽃에 아주 큰 미련이 남아 어디로 가던 꽃집도 우리가 가는 루트에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일정을 짰다.


계획적인 J의 성격이 나와 빈틈없이 지난 실수를 만회하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꽃집을 찾긴 힘들었다.


성수는 거리가 멀고 사람이 엄청 많을 거 같아 다음으로 미루고 그나마 가까운 용산으로 가서 데이트를 즐기며 여유가 될 때 꽃집도 들리려고 했는데 팝업 웨이팅이 너무 길었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 기다리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이날 용산에 갔다가 홍대로 넘어갈 예정이었다. 태림이가 좋아하는 게임 경기가 있어서 그걸 보려고 가려고 했다. 웨이팅이 짧았다면 얼른 둘러보고 나서 여유가 있으면 꽃집도 찾아서 구경하려고 했는데 웨이팅 입장 대기만 무려 3시간이 넘었다.


이걸 계속 기다리면 경기도 제대로 관람하지 못할 게 뻔해서 우린 이 팝업은 포기하고 홍대로 넘어갔다.


그러면 홍대에서 꽃집을 가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경기를 보러 갈 생각만 하고 또 경기 보러 가는데 꽃을 가지고 가기에는 관리를 제대로 못할 거 같아서 홍대에서 꽃집 가기는 계획에서 뺐다.


결국 이날은 꽃집을 구경하지 못했다. 이번에 꽃을 못 주면 계속 마음에 걸릴 거 같아서 꼭 태림이가 전주로 내려가기 전에 꽃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엄청 간절하게 제발 꽃을 선물하게 해달라고 속으로 빌었는데 나의 간절함을 하늘에서 보셨나 보다.


태림이가 전주로 내려가기 당일에 우린 우연찮게 집 근처 백화점을 갔다. 태림이가 내려가기 전에 집안 곳간이 비어있다며 살림 좀 챙겨준다고 백화점 가서 장을 봤다.


나 장을 보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근처 꽃집이 있는지 검색을 해보니 3군데가 있었다. 이건 하늘이 꽃 선물을 해주라는 뜻. 나는 검색을 마치고 태림이와 룰루랄라 장을 본 후 꽃 선물하기 계획에 돌입했다.


"태림아 잠깐 갈 때 있는데 거기 한 번 들리자."

"어디인데?"

"가보면 알아."


꽃 선물 해줄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태림이 손을 꽉 잡고 꽃집에 갔다. 처음에 간 꽃집은 상가 안에 있었는데 내가 상가 안으로 데리고 가니 태림이는 의아했다.


"오빠 우리 어디가?"

태림이의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바로 우리의 목적지에 데리고 왔다.


"태림아 다 왔어."


태림이는 여기가 어딘가 하고 둘러보니 바로 꽃집이었다.


"꽃집? 왜?"

"저번에 못 사준 꽃, 지금 사주려고."

"정말??"


내가 꽃을 사준다고 하니 태림이의 입이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는 마치 내가 태림이에게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 굿즈를 사줄 때와 똑같은 행복한 미소였다.


태림이는 기뻐서 꽃을 둘러봤다. 꽃 가게가 그렇게 크지 않아 많지 않았지만 태림이는 신중하게 봤다. 나도 좀 봤는데 생각보다 예쁜 꽃이 보이지 않았다. 태림이도 나와 똑같이 생각한 건지 나가자고 했다.


이대로 물러나기에는 아쉬워 곧바로 바로 옆 블록에 있는 꽃가게로 갔다. 혹시 몰라 여러 군데를 찾아보길 잘했다.


그다음에 간 곳도 상가 안에 있었는데 여기는 앞서 간 꽃집보다 꽃 종류가 다양했다. 태림이는 얼른 달려가 꽃을 보는데 마침 선물하기 좋은 예쁜 꽃이 전시가 되어있었다. 분홍잎이 자욱한 꽃.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예뻤다.


이건 딱 태림이를 위한 꽃이라고 생각한 나는 그 꽃을 골라 선물했다.


태림이는 그 꽃을 받고 엄청 기뻐했다.


"이거 정말 받아도 돼?"

"그럼 당연하지. 자기 주려고 고르건대 꼭 받아줘."

"고마워 오빠!! 나 너무 행복해!!"


꽃을 받은 태림이는 영락없는 소녀였다. 이렇게 꽃을 받고 좋아하는데 난 왜 그동안 꽃 선물을 해줄 생각을 못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 성인 되고 나서 꽃 처음 받아봐!"


성인이 되고 나서 태림이에게 처음으로 꽃을 선물해 준 사람이 나라는 게 기쁘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제 내가 더 많은 꽃을 선물해 줄게."


앞으로는 태림이에게 인형 선물도 좋지만 꽃 선물도 종종 해줘야겠다.


토요일 연재
이전 28화나도 꽃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