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매우 피곤한 상태여서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정확히는 하루종일 집에만 있고 싶고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었다. 주말에 혜화 가서 공연 조명, 음향 오퍼를 보는데 제정신이 아니니 긴장도 되지 않아 그냥 물 흐르듯이 기계를 조작했다. 그래서 무난히 넘어갔다. 몇 가지 실수 빼고는. 그만큼 내게 잠이 너무도 필요한 상황. 일요일 밤에는 꼭 일찍 자고 일어나야지 했던 나의 다짐은 막상 침대에 누우니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잠이 오겠거니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유튜브를 잠깐 켜서 귀 파는 ASMR을 보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인 오늘.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참 가뿐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내 몸에 있는 짐덩어리를 다 치운 듯 개운하게 월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시간을 보니 내가 잔 시간은 4시간. 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는데 내 몸은 7시간 잔 듯 아주 개운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잠에 들 때 온몸에 힘을 빼고 머리를 비우니 몸이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는데 자면서도 내 몸이 그걸 계속 유지했나 보다. 그동안 몸에 피로가 축적되어 온몸이 긴장이 된 상태였고 그로 인해 내 몸은 만신창이였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잠을 청했고 더욱 효과적인 잠을 자기 위해 나는 온몸에 있는 힘을 쫘악 뺐다. 결과는 성공적. 그래서 참 개운한 한 주의 시작을 보냈다.
아무리 잠을 많이 자도 풀리지 않았던 피로가 단지 4 시간 잤는데 풀린 건 뜻밖의 일. 나는 이 4시간 동안 내 몸에 있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내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웠다. 이는 자면서 하는 명상 같은 거라고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걸 한 거 같다. 자기 전에 간절하게 개운하길 빌어서 그런가. 그 덕분에 나는 홀가분한 하루를 보냈다. 개운한 월요일을 보낼 수 있어 너무 감사한 4시간이었다.
일로 힘들 때는 아이스 초코
6월 4일 화요일 / 나들이 가기 딱 좋은 날
사람은 어떠한 원동력이 있다면 제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웃으며 일할 수 있다. 오늘 나는 참 시도 때도 없이 웃으며 일했다. 별거 아닌 일에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와 이유 모를 즐거움이 찾아왔다. 조증인가 싶었지만 알고 보니 내일 친구들과 에버랜드를 갈 생각에 들떠 있던 것이었다. 오늘만 참으면 내일 놀 수 있다는 생각이 오늘의 나를 신나게 만들어줬다.
참 운도 좋았던 것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덜 일이 힘들어서 무난하게 일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신난 상태여서 힘들었던 일도 힘들지 않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래서 참 밝고 긍정적인 건 좋은 것인가.
내일이 오늘의 나를 아주 신나게 만들어준 덕분에 오늘을 아주 밝게 보낼 수 있었다. 내일의 시간아 참 고맙다.
내일을 즐겨봅시다.
6월 5일 수요일 / 굉장히 뜨거웠던 날
친구들과 오랜만에 가는 에버랜드. 남자 넷이서 놀이공원 가는 게 웬 말인가 싶었는데 막상 가니 아주 신나게 놀고 온 나. 이 멤버로 16년에 에버랜드를 간 후 약 8년이 지나 다시 에버랜드를 오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감회도 새로웠다.
평일에 방문해서 그런지 놀이기구도 길게 기다리면서 타지 않았고 무엇보다 하루종일 웃고 떠들며 논 우리의 모습이 10대, 20대 못지않게 청춘을 즐기는 아이들 같아서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언제 이렇게 다시 뭉쳐서 놀이공원을 갈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는 아주 신나게 놀았던 건 분명하다. 오늘 신나게 놀아서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
카피바라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6월 6일 목요일 / 습하고 더운 날
나는 MBTI 중 J가 50프로 이상이라 계획을 짜면 그대로 행하려고 한다. 마침 오늘 공휴일이라 휴일을 즐기며 오늘 하루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며 순조롭게 진행을 했다. 계획을 짰을 때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기분이 참 좋으며 마음도 편안해진다. 오늘 참 편안한 하루. 느긋하게 헬스장 가고 컴퓨터 문제 해결하고 옷 사고 산책하고 하는 모든 계획이 다 이루어지니 정말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보내다 보면 쉽게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쉼표가 필요하고 다시 바쁜 일상을 움직일 에너지를 축적할 시간도 필요하다. 그런 날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나만의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참 순조롭게 머릿속으로 계획한 대로 오늘 하루가 돌아가니 기분이 좋고 감사한 하루였다.
쉬는 날에는 침대가 좋다
6월 7일 금요일 / 구름이 낀 흐린 날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신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던 하루. 무언가의 확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확신으로 인해 어떻게든 잘 살 거란 믿음이 생겼다. 하늘의 계시를 받은 건가. 알 수 없는 이 기분. 곧 내게 어떤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으며 일어나기 전 징조 같은 것인가. 그렇다면 그날이 언제가 되었던 언제든 환영이다. 그런 의미로 믿음이 가득 찬 하루가 되었다는 점에서 나의 하루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