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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Jun 01. 2024

24년 5월 다섯째 주 감사일기

5월 27일 월요일 / 일교차가 있는 선선하고 더운 날씨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아무에게 터놓지 못한 속얘기를 나한테 털어놓는 건 그만큼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최근 대학친구가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겨 자주 보고 그랬다. 그러다 오늘도 이 친구가 속 편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하며 나도 그 친구의 사정을 알기에 만나서 함께 간맥을 했다.


친구는 속이 많이 탔는지 맥주잔을 여러 잔을 비우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며 친구의 속마음을 들었다. 친구가 다 털어놓으면 나는 그에 따른 문제에 대한 생각을 얘기해 준다. 그게 해결책이 될 수도 아니면 위로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듣고만 있기에는 친구가 너무 안타까웠다. 그저 들어준 것만으로도 친구는 고맙겠지만 나는 이런 상황을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에 친구의 얘기를 듣고 나의 대한 생각도 얘기하며 이야기를 정리해 갔다.


맥주를 다 마시고 친구와 가볍게 공원에 가서 산책을 했다. 맥주를 마시며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내리고 걸으면서 내린 속을 소화시켰다. 걸으면서 친구는 연신 내게 고맙다며 이렇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되어 전보다 속이 편해졌다고 한다. 나는 듣는 걸 좋아하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분석하는 것도 좋아하기에 나에게는 그냥 일상이었다.


그런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고마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 친구에게는 털어놓을 친구가 있으며 내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해 줘서 참으로 고마운 하루였다.


간맥은 역시 역전할맥

5월 28일 화요일 / 흐린 뒤 맑음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오늘 하루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절로 긍정적인 생각이 든 날이었다. 일할 때 콧노래 흥얼거리며 피곤함을 이겨내려 하고 사람들과 더 어울리려고 말도 붙이는 모습은 평소와 똑같지만 그 평소보다 오늘 하루는 더 밝고 긍정적으로 보낸 거 같다.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건지 이유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확실한 건 감사함을 생각하고 느끼며 사는 일상은 나를 바꿔주었다. 고로 오늘도 나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밝고 긍정적으로 보낼 수 있던 오늘 하루에 감사하다.


밝은 하루에는 행운이?!

5월 29일 수요일 / 나들이 가기 좋은 맑은 날


몸이 힘든 날. 도저히 헬스장도 못 갈 정도로 다리가 무거웠던 하루. 정말 운동을 갔다면 몸이 금방 지쳐서 다음날 일을 할 수 있을지 싶었다. 그래서 결국 헬스장은 패스하고 밥을 먹으면서 집에서 쉬기로 결정. 이 선택은 너무나 좋은 선택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이렇게나 좋을 수가 없었다. 휴대폰을 보며 침대에 누워있으니 몸이 축 녹아내리며 편안함이 내 몸을 감돌았다. 너무 피곤할 때는 역시 가만히 있는 게 정답.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도 몸에 좋다는 느낀 하루였다. 이런 휴식을 보낼 수 있는 오늘 하루 감사하다.


4는 내게 행운의 숫자?

5월 30일 목요일 / 흐린 뒤 맑음


작년에 영어 스터디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 이 친구들하고는 서울에서 만난 가장 편안한 사이다. 한 달에 한번 보거나 그럴 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만나려고 하며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쫘악 날려버려서 나는 이 친구들과 만날 때 가장 즐겁다.


그런데 오늘 우리 중에서 가장 바쁜 친구가 급 번개 만남을 갖자고 했다. 오랜만에 일찍 끝나는 퇴근시간인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마침 퇴근하고 집 가는 길에 연락을 본 나는 바로 수락해서 달려갔다. 이 친구는 정말 얼굴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쁜 친구. 그런 친구가 번개 모임을 갖자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 어떻게 안 갈 수가 있나. 가게에 도착해서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차례차례 한두 명 도착해서 맛있는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이 친구가 요 근래 힘든 일이 많아서 우리와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이 친구의 속마음이 줄줄이 나올 때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힘든 마음들을 들을수록 공감이 갔다. 마치 과거의 내 모습을 본 거 같았고 나 또한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며 공감이 갔다.


이 친구의 얘기를 듣고 또 분위기도 환기시켜 주며 웃음과 공감이 퍼지는 이 시간이 곧 끝나갔다. 즐거우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막차 탈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상하게 막차 타기가 너무 싫었다. 안 타면 집을 못 가지만 이 친구의 얘기를 좀 더 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난 막차 타기를 뒤로 하고 이 친구의 얘기를 들어주며 다른 친구와 함께 셋이서 새벽까지 그동안 못한 얘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몸은 피곤한데 이 친구와 다른 친구의 얘기를 계속 들어주고 싶고 같이 있으며 위로가 되어주고 싶었다. 다른 무엇보다 얼마나 힘들었고 풀고 싶었을지 생각을 하니 내 발은 집으로 쉽게 가기 어려웠다. 결국 날이 새고 첫차를 타고 귀가. 몸은 피곤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피곤이 누적되었지만 그만큼 이 친구와의 시간과 또 하나 알아가는 우리의 관계를 얻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잘 버텨줬고 잘 살고 있는 이 친구에게 참 고맙다.


건대오면 화양슈퍼는 필수

5월 31일 금요일 / 초여름 날씨


날밤 새고 와서 잠을 취하고 눈을 떠보니 오후 1시. 금요일의 반절이 지나갔다. 오늘은 마침 병원을 가야 할 참이어서 병원도 다녀오고 이틀 동안 못 갔던 헬스장에 가서도 여유롭게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5월의 마지막은 느림과 여유로 마침표를 찍었다.


5월 한 달을 돌이켜보면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처음은 아주 분주하게 보내다 어느덧 여유를 찾아갔고 그 끝은 느림과 안정이 기다렸다. 5월의 나는 바쁘게 살다가도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나만의 자리를 잡아가며 보냈다.


나만의 길. 내일이면 6월이 시작되고 24년의 반절도 거의 지나갔다. 매년 5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해의 하반기는 어떤 흐름을 탈지 좌지우지되는데 24년 5월은 아주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는 올해 정말 잘 보낼 것이다. 나의 확고함. 이렇게 확고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보내 감사한 24년 5월이었다.


제육볶음은 평화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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