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집에서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을 때였다. 내가 좋아하는 예능 프로 런닝맨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런닝맨에서도 식사 시간을 맞아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나는 햄버거 중에서도 왕인 버거킹을 맛있게 먹고 있어 라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다 끓인 라면과 라면을 시식하는 멤버들을 보니 라면이 저렇게 맛있는 음식인가 싶으면서 내가 지금 먹고 있는 햄버거 보다 더 맛있어 보였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급 라면이 먹고 싶어 졌지만 이미 햄버거를 먹음으로써 저녁이 해결되었으니 라면은 다음에 먹기로 기약했다.
다음날인 오늘, 오전에 일하고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때마침 라면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런닝맨에서 본 군침 돋는 라면이 먹고 싶었는데 라면이 보이니 내 손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얼마나 맛있게 들리는지 잘 익어가는 면발을 보니 침샘이 자극을 받아 얼른 먹어달라고 안달 나 보였다.
곧 다 끓인 라면을 들고 테이블에 앉아 먹기 시작하는데 내가 먹은 올해 라면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순간을 경험한 맛이었다. 라면이 이렇게 맛있었나. 어제의 여파가 아직 남은 것인지 오늘따라 라면이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 '그래 내가 원했던 맛이야!' 황홀했던 7월의 첫 점심은 그렇게 맛있게 시작했다.
오늘은 새삼 이 라면이 존재하단 것에 감사함을 느낀 하루였다.
라면은 참 좋은 식사다
7월 2일 화요일 / 장맛비가 쏟아진 날
감사일기를 쓰면서 내 삶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바로 잘 웃게 된 것. 사소한 거에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끼며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 요즘, 내 얼굴에는 웃음끼가 매일 뻗고 있다. 그래서일까. 항상 나를 감싸 돌았던 외로움이란 감정도 이제는 즐기게 되었고 우울한 감정도 부정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감정변화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나의 모습 중 일부라 보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니 짜증이라는 감정은 줄어들고 낙천적으로 바뀐 거 같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인가. 항상 내 안에 가득 찼던 불안한 마음은 이제 여유로움으로 채워지며 사람을 대하고 앞날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한 발치 멀리서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다. 내게 변화가 생긴 건 감사함을 느껴보려고 쓰는 이 일기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순간순간 떠오르고 경험했던 감사함을 이렇게 남긴다.
"나를 웃게 해 준 작은 변화에 감사함을 전한다"
운동 후 영양보충
7월 3일 수요일 / 흐리고 덜 습한 날
이번주는 날씨가 습해서 금방 피로가 몰려왔다. 일이 힘들지 않다가도 습함때문에 금방 힘들이지 지치고 기력이 빠르게 소모되었다. 그래서 더욱이 절실하게 생각한 게 고기였다. 고기라면 분명 이 피로를 풀어줄 거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번주 금요일에 대학연극부모임으로 고깃집에서 보기로 했는데 이날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도 고기 먹고 싶은 이 욕구를 참아야만 했다. 참고 또 참다가 먹는 고기는 정말 맛있으니까. 그래서 다른 걸 생각하다가 돼지고기가 아닌 닭고기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치킨. 그중에서 튀김이 아닌 숯불구이치킨이 나의 입맛과 피로를 풀어줄 거 같았다. 결과는 아주 나이스. 오늘 일 끝나고 용형과 함께 신림에 있는 숯불구이치킨집에서 몸보신을 했다. 역시 몸보신에는 닭고기가 짱.
여기는 내가 신림에서 맛있게 먹은 치킨집중 하나로 대학시절 학교 근처에 체인점이 있어서 종종 가고는 했던 곳이다. 그때 이후 몇 년간 보지 못했다가 여기 신림에서 자취를 하게 되면서 다시 보게 된 치킨집은 너무 반가웠고 나의 대학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그리운 맛도 있던 곳이다. 여기 신림가게가 그립다기보다는 이 치킨브랜드가 그리웠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오늘 나와 용형에게 맛있는 즐거움과 포만감을 안겨주어서 저녁의 위로를 주었다. 꼬꼬아찌야 참으로 고마운 저녁식사였다.
인생은 양념치킨이다
7월 4일 목요일 / 흐리고 습한 날
나는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사람들과 일상 얘기를 시작으로 그들의 걱정과 미래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속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대화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소심하고 무뚝뚝한 성격에 친구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조용한 친구라 할 정도로 말이 없었는데 중학생 때 병원에 입원하고 거기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내 안의 수다 본능이 눈을 떴고 퇴원 후 나는 굉장히 말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대화를 나누는 재미를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이성을 만나고 노는 술자리보다는 사람들과 서로 간의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더 선호했다. 술집도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보다는 대화 나누기 좋은 곳을 많이 가기도 했다. 대화를 나누는 걸 너무 좋아하다 보니 술자리도 먼저 만들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로 남은 거 같다.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먼저 말문을 열어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말 못 할 고민이나 속마음을 내 귀에 듣고 그 시간에 함께 담아둬서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는 대화의 기술이 생겼다. 무엇보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관한 통찰도 보이니 더욱이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고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현재도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대화를 나누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고 현재를 타박하고 앞으로 찾아올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를. 그리고 나는 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만들어가며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되어갔다.
오늘도 그러한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비가 온다더니 습하기만 했다
7월 5일 금요일 / 장맛비가 쏟아진 날
이번주 금요일은 내게 있어 많이 기대가 되었던 하루였다. 오랜만에 연극부 총모임을 갖으며 무엇보다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날이기에 아침부터 뼈 빠지게 일을 하며 얼른 저녁이 오길 고대하고 있었다.
긴 하루가 지나 저녁이 되었고 하루의 고난함을 씻고 나서 모임장소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서니 대부분 아는 얼굴들. 다들 반갑게 인사하고 나서 나는 테이블에 앉아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 나. 그런데 막상 고기를 먹으니 입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술 마시며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고기를 별로 먹지 못했다.
친한 사람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법. 고기 먹는 것도 멈추게 할 정도로 재밌었나. 테이블에 사람이 많아 고기 먹는 걸 포기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이 수다 떠는 걸 포기를 못해 열심히 떠들었다.
역시 수다도 친한 사람들과 떠들어야 해. 그래서 참 재미나고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서 감사한 금요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