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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160만원 라이프

7화

by 소풍

"아 어쩌지. 이번 달 생활비 펑크야!" 나의 다급한 목소리에 남편은 '당근'에 팔 수 있는 물건이 있는지 탐색한다. 그야말로 좌충우돌 경제 적응기다.


나도 같이 집안을 둘러본다. 디지털 피아노가 눈에 띈다. 취미로 배워보겠다고 덥석 피아노부터 샀었다. 그 후 동요 좀 치다가 먼지만 쌓여 있었다. 언젠간 배우리라 다짐했지만 다짐만 5년 째다. 이 정도면 팔아야 맞다. 하지만 조금 서운하다. 피아노 치는 나의 모습은 나의 로망이었다. 그러나 음악적 재능이 없는 나는, 사실 음치, 박치다. 그러니 피아노 실력이 늘지를 않는다. '그래, 결심했어.'라고 속으로 외치고 판매를 개시했다. 당근에 올리자 그날 팔렸다.


'휴~' 간신히 다급한 불은 끈 샘이다.

이런 날이면, 잘 버티다가도 불쑥 '경제적으로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진다. '왜 야무지게 살림하지 못하나'하는 후회도 밀려온다.


하지만 이상하다.

이렇게 빠듯한데도 남편과 웃으며 당근에 팔 물건을 찾는 이 순간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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