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부터 다섯시간, 여덟번째와 아홉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월요일입니다.
널널한 대학생활 4년동안은 월요일이 그리 끔찍하지 않았는데, 햄스터 같은 직장인의 삶을 시작한 이후로 일요일 밤이 되면 사시나무처럼 몸이 떨려옵니다. 어릴 때 자주 듣던 개그콘서트의 엔딩곡이 환청처럼 들려오는 듯이요.
벌써 여덟번째 편지입니다. 주로 따지면 시작한지 3주차가 되어가고요. 뭐든 꾸준히 하면 손에 익고, 몸도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매일같이 반복해서 끔찍하다는 말만 하지만, 이 무료한 직장인의 사이클도 적응이 되어서, 오늘은 이상하게 시간도 금방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발신이 조금 늦습니다.
답신을 바란다는 말을 꼭 덧붙인 이후로, 서신이 속속들이 도착합니다. 짧고 긴 답장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조선시대 달밤에 꺼내보는 연서 같기도 하고, 90년대 세기말에 푸른 스크린 속으로 주고받는 PC통신 메시지 같아서 살아본 적 없으면서도 이상한 향수에 젖게 됩니다.
인간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너무 귀여워지곤 합니다. 인스턴트 같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때보다, 느리지만 응축된 마음으로 메일을 주고받게 되면서, 내가 모르던 친구들의 내밀한 모습과 그 겹겹의 귀여움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PC통신이 흥할 때 태어났어도 난 참 세상을 즐겁게 살았을 것 같아요. 답장이 오기까지 쫄깃쫄깃 기다려지는 맛이 있습니다. 새삼 오늘날의 우리는 너무도 세상을 '동시에' 살아나가고 있잖아요. 당장 다들 자주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속 스토리 기능을 보아도, 24시간동안 업로드 되어있다는 특징을 따라, 서로의 하루하루의 장면들을 너무도 잘 공유하고 있죠. 수백명의 인스타 친구가 있다면, 하루에 수백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게 장점이 되다가도 가끔은 너무 지치게 됩니다. 난 하루를 살았지만, 그걸 봄으로써 내 하루가 갑자기 수십일치의 피로를 느끼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조금은 거대한 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치장할 수도 있는데, 내년이 되면 아예 SNS를 잠시 끊어보는 것입니다. 내년 상반기, 반년 간 남반구에서 살게 되었는데, 북반구와 남반구의 시간을 동시에 살아가기보다 잠시 일부러 단절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우린 너무 연결되어 살다보니까, 가끔은 어느 정도 끊어짐이 있어야 다시 맺어질 때 파격적인 변화와 성장을 얻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막연한 상상에 가까운 계획이니까, 실제로 수립하게 되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그땐 아마 더 적극적으로 메일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 근황을 알릴게요. 제목도 정해놨습니다. 그때의 메일링서비스의 이름은 바로바로 "남반구에서 보내는 편지" 입니다 :)
텐투세븐, 고정된 근무시간에 이제 저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조그만 상자에 몸을 우겨넣는 방식이긴 하지만, 아무렴 어때요. 상자 안에 몸이 차곡차곡 들어가긴 하네요. 제가 그래도 유연한 편이긴 합니다.
하루에 9시간. 하루의 3분의 1이상. 꼼짝없이 한 공간에 묶여 잇는 것. 사실 처음은 아니죠. 학창시절에도 역시 9시간씩 교실과 학교 안에 갇혀있기도 했고, 저 같은 경우는 스무살 때 여름 두 달간 일했던 네비게이션 회사, 스무살 때 주말마다 나갔던 롯데월드 알바. 최근 들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두 공통적으로 9시간씩 꼬박 시간을 보냈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오늘은 모험과 신비의 나라에 노동자로 일했었던 롯데월드 알바 시절 이야기를 잠시 나눠보겠습니다. 2018년, 4월부터 7월, 그리고 다시 9월부터 12월. 주말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저는 잠실 롯데월드로 출근했습니다. 손님들이 입장하는 게이트 외에, 잠실 지하 1층 화장실 뒤쪽으로 가면 롯데월드로 입장하는 비밀 출입구가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워터파크 탈의실 규모의 거대한 직원 탈의실(락커)가 나옵니다. 저는 개인 락커를 갖진 못하였고, 제가 일했던 음식점에 배당된 락커에 짐을 넣어놓곤 햇습니다. 제가 일하던 곳은 흔히 롯데월드 야외라고 부르는 매직 아일랜드. 말 그대로 석촌호수에 동동 떠 있는 인공섬이었기 때문에, 정문으로 출근했더라도 내부에서 꽤나 긴 시간 걸어야만 했죠. 출근시간이 8시 30분이었지만, 8시15분에는 락커에 도착해야 늦지 않게 매장까지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8시쯤의 롯데월드는 손님들이야 당연히 없고, 알바생들도 슬슬 출근할 즈음이라 사람이 정말 아무도 없습니다. 텅 빈 놀이공원을 홀로 가로지르며, 비밀 터널을 따라서 이동하는 기분은, 다시 생각해도 모험과 신비였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뒤쪽 터널로 가다보면 복잡한 실내 어드벤처도 금방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계단을 내려오면, 너무도 익숙한 실내와 실외를 잇는 다리가 나옵니다. 그 곳으로 발을 내딛을 쯤이면, 롯데월드 아침 사내방송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럼 또, 나는 세뇌에 걸립니다. 아 나는 여기, 환상 속으로 걸어가는 중이구나. 비록, 조그만 용돈이라도 그게 너무 절실해서 노동하러 가는 주말아침이었건만, 알록달록 놀이동산을 보면서, 웅장하고 몽환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걸어가다 보면, 그냥 그 공간에 초대된 것만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9시간은 지금의 9시간과 체감이 완전히 다르네요.
모험과 신비의 나라, 롯데월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시간에 쫒기고 있습니다. 오늘의 편지는 똥 싸다 말듯이 중간에 끊어야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퇴근 1시간 전은 생각보다도 금방 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내일 마저 롯데월드의 이야기를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이만 퇴근까지의 마지막 한 시간을 가슴 설레러 가겠습니다.
시간이 빨리 가는 월요일이라니, 기묘한 일입니다.
위로와 사랑을 여기에 두고,
2022.09.19 PM6:07
안녕하세요.
신나는 오후입니다. 왜 신이 났냐하면, 회사에서 연남동 푸하하 크림빵을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입에 크림을 한가득 물고 있으니 이보다 기분이 좋을 수가 없네요. 오늘의 편지는 그동안과는 다르게 보다 밝고 낙천적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하루 걸러 하루 기분도 갈아 끼워 넣어줘야 힘이 나니까요! 오늘의 기분은 맑음으로 하겠습니다.
회사에 울려퍼지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유튜브 뮤직의 알고리즘을 철저히 따르고 있습니다. 하도 매일같이 틀어대서 그런지 이제는 노래 재생 순서도 어느 정도 고착화가 된 것 같아요. 듣던 노래가 계속 들릴 뿐만 아니라, 이젠 다음 노래로 뭐가 올지까지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그래도 순기능이라면 최신 인기 팝송들도 귀에 익게 되었네요. 원래 팝송은 잘 안 찾아듣는 편이었는데 말이죠. 오후 3시가 다 되어 가면 해리스타일스의 As it was, 뉴호프클럽의 Getting better가 순서대로 나옵니다. 사대주의 앞잡이답게 팝송은 나를 가슴 설레게 하네요. 특히나 잘생긴 청년들의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두 노래 다 아주 경쾌하다 못해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들고, 나를 얼렁뚱땅 재기발랄 넷플릭스 하이틴 여주인공으로 만들어줍니다. 오늘 제 편지는 두 곡 중 하나를 들으시면서 읽어도 꽤나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롯데월드 알바 이야기를 마저 이어갈까 합니다. 혹시 요식업장에서 알바를 해보신 분은 아시겠는데, 그 매장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기름냄새?같은 냄새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지금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사무실 아래층에 멕시코음식점이 입점해있는데, 출퇴근길에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그 추억의 향기(?)가 제 후각을 자극하곤 합니다. 당장이라도 무전기를 들고 “감자 리필이요“ 라고 외쳐야할 것만 같은 그 냄새 말이죠. 그럼 모험과 환상의 나라의 향기 속으로 빠져보실까요.
오전 8시15분부터 30분까지 부지런을 떨며 롯데월드 실내와 실외를 넘나드는 산책(이라 쓰고 출근길이라 부른다)을 마치면, 매직아일랜드 끝자락에 위치한 매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제가 일하던 곳은 매직아일랜드에 위치한 외식브랜드의 분점이었습니다. 야외에 위치한 매장은 또 매직아일랜드에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본점(?)이 있고, 중간에 츄러스 파는 포장마차(?)같은 느낌의 분점(?)으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컨테이너 한 칸짜리 공간이고, 그 곳에서 본점 음식을 똑같이 파는 거죠. 공급받으면서요. 본점과 분점은 코너를 돌면 보이는 정도로 약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파트타이머들은 교대로 본점과 분점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 저는 주말오픈담당이라서 보통 분점을 끝까지 지키고는 했지요. 후술하겠지만, 분점의 컨테이너의 경우. 저 혼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 말 자유로웠거든요. 출근을 하면 보통 9시반이 될 때까지는 저 혼자입니다. 가끔 점장님이 일찍 출근해 계시는 경우도 있긴 한데, 대개는 저를 완전 믿으셔서 (^^) 제가 매장 오픈을 다 준비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매직아일랜드로 입장하며 컨테이너 건물을 열고, 행주로 구석구석을 닦고, 음료수 세팅을 하고, 본점에서 공급받아야할 소모품을 챙기러 가고, 본점에 들어가선 전원을 전부 켜고, 튀김기에 불도 들어오게 하고, 아우 기타 등등 포스기 전원도 제가 켰었네요. 그렇게 바쁘다 바빠 준비를 하다보면 9시가 다 되어가는데, 9시에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캐스트 아침 조회 *^^*
알바생은 크게 어트랙션파트/ 식음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어트 인원이 너무 많아서 식음은 따로 조회를 합니다. 저희는 9시에 피자집 앞으로 모입니다. 밖에서 출석체크를 한 다음엔 피자 집 실내 의자에 전부 앉아서 아침 전달사항을 받습니다. 가끔 칭찬받은 알바생이나 브랜드가 있으면 다같이 박수를 쳐주기도 하고, 불만의 목소리가 접수되었다면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다물고 있게 됩니다. 암튼 마치 고등학생 같은 아침조회가 끝나면 이제 매장으로 돌아갑니다. 매장에 와서는 본점에서 차례로 튀겨져서 공급되는 감자와 소시지와 치킨을 세팅합니다. 10시반이 되면 이제 손님들이 입장합니다. 생각보다 불티나게 많이 팔립니다.
소시지는 3500원 감자는 5000원 치킨은 8000원. 이게 아직도 기억이 다 나네요. 다 팔려서 소진이 되면 무전기로 급하게 본점에 연락합니다. "치킨이요. 감자요. 치감이요." "소시지요" 무전을 남기면 한 15분쯤 지나면 본점에서 매니저님이나 다른 알바생이 거대한 통을 가지고 공급 옵니다. 첩보작전 같네요. 그리고 여러분 그 탄산음료 기계 있잖아요. 그거 다 일일이 음료마다 시럽있고 탄산수에 섞여서 나오는 거 알고 계십니까? 그리고 그 시럽은 알바생이 갈아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 무게가 엄청나다는 것도?
놀이공원 알바의 묘미가 있다면, 어트랙션 알바생들과의 교류입니다. 주말에는 아시다시피 손님이 정------말 많습니다. 가끔은 저희 컨테이너에도 음식 사먹으려고 줄을 선 손님이 웬만한 놀이기구 줄과 같아서, 그럴 때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때 복화술로 동무들과 함께 "다들 소시지 안 먹으면 큰일나나,,,왜 다 여기서 이걸 먹지?" 이러고 있었습니다. 암튼, 아틀란티스는 항상 인기가 제일 많아서 매직아일랜드를 빙 둘러서 줄을 세우는데, 정말 사람이 많은 날엔 저희 매장 앞까지 줄이 생깁니다. 그럴 때 머쓱하게 어트랙션 알바생들이랑 인사하는데, 그렇게 얼굴이 익숙해지면, 그들이 먹을 것을 사러 왔을 때 몰래몰래 꽁짜로 주곤 했습니다. 왜냐고요? 품앗이를 위해서. 이렇게 저희가 먼저 베풀면 그쪽에서도 고맙고 미안하다며 등가교환을 시도합니다. "혹시 이따가 놀이기구 타러 오실래요?" 라고요. 그럼 저와 동무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도 되나요?!!!!" 하죠. 몇시에 어느쪽 입구로 자기를 찾으러 오라는 미션을 남기고 그들은 떠났고. 저와 동무는 쉬는 시간을 맞춘 다음 유니폼을 잠시 갈아입고 아틀란티스로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모두가 기다랗게 줄 서있을 때, 조용하고 은밀하게 지름길로 안내를 받고 저흰 9분을 기다리고 아틀란티스를 탔습니다. 아. 짜릿하고 재밌어라.... 그런 일이 한 두 번 정도 있던 것 같습니다. 저랑 이런 밀거래를 성공시킨 동무가 어느 날 제가 출근 안한 사이에 몰래 혼자 놀이기구 탄 것을 저한테 들켜서 제가 진짜 화를 냈던 게 갑자기 기억나네요.
어제 롯데월드 메일에 답장으로 누가 알바생은 폐장하고 놀이기구 실컷 탈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은 반반입니다. 일단 폐장때까지 있던 적이 없고요..^^ (전 오픈알바라) 아마 어트랙션 알바는 또 상황이 다르겠죠?
그치만 그건 가능해요. 일단 알바생들은 기본적으로 롯월에 입장은 되어있는 상태이다 보니까. 안에서 누가 자유이용권 버려놓은 것을 줍게 되면 그거 들고 퇴근 후에 오락을 즐길 수 있긴 합니다. 저도 몇 번 시도는 했는데, 일단
1.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는게 일임.
2. 내가 너무 힘듬
의 사유로 그냥 집으로 곧장 간 것 같네요.
4월부터 7월 9월부터 12월 이렇게 근무를 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과연 이 가운데의 공백은 뭔가 싶으시죠? 너무 더워서요. 웃기지만 저는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진짜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2월에 관둔 이유도 간단하게는 추워서. 입니다. 이게 야외에서 근무를 하고, 컨테이너 공간에서 존재하는 거다 보니까. 날씨에 너무 열악합니다, 에어컨이 하나 있긴 하나 창문이 통으로 뚫려있다 보니까 이게 야외인지 실내인지 구분이 안가는 지경입니다. 겨울엔 또 얼마나 춥고요. 히터 하나로 버텼는데 발에 동상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야외알바는,,, 여름과 겨울은 좀 고려를 깊게 해보셔야 합니다. 인간적으로 그때는 시급이라도 두배로 올려줘야하는 게 아닌가....
제가 제일 좋아하던 건 다름 아닌 비가 펑펑 내리는 주말. 예상이 가듯 아무도 야외 놀이공원으로 나오는 객기를 부리지 않거든요. 그럼 정말 아--무도 없고 저 혼자 컨테이너 공간에 오롯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빗소리가 거칠수록 좋아요. 평소에도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틀어놓는데, 비오는 날에는 아무도 없다는 특수로 더욱 크게, 더욱 원하는 노래 위주로 혼자 심취해있을 수 있거든요. 어느 5월쯤 비오는 날엔 매니저님이랑 둘이 분점 컨테이너에 있으면서 케이팝 메들리로 춤을 신명나게 췄던 기억이 있네요. (아 나 매니저님이랑도 꽤 친했을지도) 그렇게 무드있게 노래를 감상하다가도 항상 조심해야해요. 컨테이너 맞은편엔 기념품 가게가 있어서 너무 심취해서 립싱크하다가는 머쓱해지는 상황이 생겨버립니다.
예를들어 박수를 받는다거나? 놀랍지만 실화입니다.
어트랙션 알바랑 등가교환 한 것 외에도 사실 식음파트 알바끼리의 상부상조가 더 잘 일어나는 편입니다. 특히 공차랑 저희 매장이랑 사이가 좋았거든요. 매번 알바생들끼리 뭐 사먹으려고 오면 카드 절대 안 받고 결제도 안해주고 꽁짜로 퍼줬어요. 우리도 공차먹고싶어서... ㅋㅋ... 그렇게 공차도 많이 먹고 다녔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6월즈음 다른 치킨 브랜드가 입점해버렸어요. 치킨 라이벌이 생긴거죠. 공차 알바생들 입장에선 치킨 먹고싶을 때 꼭 우리랑만 독점계약할 필요가 없어진거예요. 시간이 흐를수록,, 물물교환을 오지 않더라고요. 나중엔 내돈내산해먹엇습니다. 이게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인가봐요... 독점계약실패!
오늘은 가볍게 블로그 일기 쓰듯이 편지를 써봤어요.
와당탕탕 어떻게든 굴러가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스무살의 돈벌이 이야기 재밌게 보셨기를 바라며
"진짜" 가을이 성큼 왔습니다. 하늘이 유독 높던데
천고마비의 계절, 오늘 하루쯤은 고개를 뻣뻣이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위로와 사랑을 여기에 두고
2022.09.20. PM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