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서면 차 조심, 사람 조심

보행자 혹은 승객이 마음 편해서…

by Rosary

202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3천3백7십만 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운전면허소지자의 비율이 60% 이상인데 미성년자를 제외하면 성인의 대부분은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내 동년배들도 대부분 자차 소유와 관련 없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바빴고, 주위에서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이유를 한마디로 요악하면 보행자이거나 승객의 삶에 만족해서다. 젊은 시절에는 차를 사고 싶었을 것 같아서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았고, 나이가 들어서는 굳이 운전자가 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대중교통만으로도 살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차를 구입하고 운행하기 위해서는 차량유지비, 주유, 주차, 보험료 등 비용도 상당하고, 챙겨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런 것들을 신경 쓸 자신이 없어서다.


지난 연말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보행자 녹색불로 바뀌어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갑자기 차량이 빠른 속도로 횡단보도까지 미끄러져 진입해서 길을 건너는 나를 치일 뻔한 적이 있었다. 신호가 바뀌어도 3~4초 정도 있다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길을 건너는 습관이 있었기에 간발에 차이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며칠 전에는 자전거 도로에서 지그재그로 걷는 사람을 피해 조심조심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앞에 걷던 사람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방향을 홱 바꾸는 바람에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 내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도로 질서를 위협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도로에서 운전면허가 없는 나는 대부분 보행자이거나 승객이다. 내가 운전자일 경우에는 자전거를 탈 때뿐이다.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데도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자전거 도로에 갑자기 진입하는 보행자로 인해 가슴 철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차량을 운전하는 일은 내겐 너무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내가 운전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하루가 멀다 하고 참담한 교통사고 뉴스가 전해진다.


지난 8일 오후 2시경 대전에서 60대 만취 음주운전자가 스쿨존 도로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여 어린이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참변이 있었다. 하루아침에 어린 생명을 짓밟고 그 가정을 산산조각 낸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과연 누구나 인정할만한 준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음주운전은 절대 실수가 아니고, 범죄라는 인식이 강화되어야 한다.


집 밖을 나서면 차 조심, 사람 조심이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 너무 잦아서 두려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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