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30들에게 퍼지고 있다는 ‘유전자 만능론’. 공부도, 건강도, 노력도 타고난 것일 뿐인데 힘 빼고 노력하는 게 어리석다는 것이다. 세상이 얼마나 살기 팍팍하면 이런 이야기가 젊은 세대에게 공감을 얻을까 싶어 씁쓸하다. ‘유전자 만능론’으로 자신의 처지를 포기하고 체념하는 방식은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를 떠오르게 한다.
여우가 포도를 따 먹으려고 하다가 포도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따먹지 못하고 실패하자, 여우는 ‘저 포도는 분명히 신 포도일 거야’라고 포기하고 가버렸다는 단순한 이야기다. 성공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는 것보다 어차피 별 것 아닌 것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정신승리를 하는 게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목표가 좌절될 때마다 매번 ‘신 포도’ 핑계를 대고 돌아설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유전자가 만능키라면 유전자에서 희망을 찾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정말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원망하면서 의미 없는 인생을 보내야 하는 걸까?
커뮤니티에 떠돌고 있는 유전자 만능론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게 있다. 공부를 못하지만 운동을 잘할 수도 있고, 노래나 춤을 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두드러진 재능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살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특별한 점 한두 가지는 있었다. 남의 이야기를 맞장구치면서 잘 들어주는 것,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 인간관계를 잘 챙기는 것, … 이런 것들도 현대사회에서는 충분히 재능이 되고 직업이 될 수 있다.
김영하 작가는 강연에서 자녀가 거짓말을 잘한다면 작가가 될 소양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거짓말’이라는 악덕에 치를 떨며 나무라고 바로잡아야 할 나쁜 습관으로 접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거짓말’은 대체로 나쁘지만 앞뒤가 딱딱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재능임이 분명하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고민할 필요 없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면서 살면 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야말로 더 치열하게 자신에 대해 탐구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 ‘나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라고 단정 짓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게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평범하면 평범하다고 생각할수록 남보다 못한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남보다 잘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정말 불운한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명 살아남을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