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 이슈
매주 토요일 밤 KBS 1TV에서 방송하는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을 보고 나면 그래도 우리나라는 살만한 편이라는 위안을 얻을 때가 많다. 특히 불안정한 정치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는 남미의 소식은 먼 나라 이야기지만 걱정스럽기만 하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최근에 전해지는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물가상승률 3~4%대인 우리나라도 힘들다고 난리인데 아르헨티나는 5월 물가상승률이 무려 114%를 기록했다고 한다. 1991년 이후 32년 만의 최고치인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만큼 서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가지고 있는 옷과 물건들을 음식과 바꾸는 물물교환이 성행할 정도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빈곤층에 전락한 상태라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장식으로 유명한 차카리타 묘지의 청동과 구리를 훔쳐가는 절도까지 발생하고 있다. 손잡이, 계단, 유골함까지 닥치는 대로 가져가는데 지난 8개월 동안 도난당한 청동과 구리가 48톤에 달한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와 페소 가치 하락으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인근 나라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원정쇼핑붐이 일고 있다. 자국보다 30~50% 이상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씩 운전을 해서 아르헨티나에 쇼핑을 온다는 것이다.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400km가 떨어진 칠레 산티아고와 아르헨티나 멘도사를 잇는 달팽이 도로를 8시간 이상 운전해서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이 한 달에 2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대형마트의 진열대의 물건들을 쓸어 담는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어떤 심정일까. 19세기 중반 이후 먹고살기 힘든 유럽인들이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이민을 왔을 만큼 드넓은 국토와 풍부한 자원으로 매력적인 나라였던 아르헨티나는 불과 100년 만에 빈곤한 나라 신세가 되어버렸다. 정치 불안과 부정부패로 추락하던 아르헨티나는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고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
‘남미의 파리’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아름다웠던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탱고가 넘치는 낭만적인 도시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