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피닉스 소년미의 절정 <스탠 바이 미>
오늘 서울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 그런 날씨다. 아직 6월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무더위가 찾아왔으니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얼마나 더울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면 영화 <스탠 바이 미. 1986>가 보고 싶어 진다.
스티븐 킹의 단편 『시체』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1989>, <미저리. 1991> <어 퓨 굿 맨. 1992>등 9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 로브 라이너가 연출을 했는데 그는 <플립. 2010>에서도 사춘기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23살에 세상을 떠난 리버 피닉스의 10대 시절을 볼 수 있어 더욱 반가운 영화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단짝 친구 네 명이 행방불명된 소년의 시체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90분이 채 되지 않는 상영시간 동안 무더운 여름날 어린 소년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겉으로는 허세 가득해 보이지만 나름의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다. 형을 잃은 고디, 2차 대전 참전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둔 테디, 순진하고 겁이 많은 번, 알코올중독인 아버지 밑에서도 씩씩한 크리스는 가족의 무관심 속에 친구들을 지켜주고, 애정을 쏟아붓는 모습이 안쓰럽다.
호기심과 모험심에 이끌려 길을 떠나지만 아직 가족의 손길이 필요한 여리고 서툰 아이들이 사건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모습은 성장영화의 고전으로 남을 만하다. 특히 돌발상황이 닥칠 때마다 어른스럽게 친구들을 리드하는 크리스(리버 피닉스 분)는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했던 캐릭터였다.
리버 피닉스는 뛰어난 외모로 눈길을 끌었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장래가 촉망되는 배우였다. 1993년 리버 피닉스, 1994년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당시 X세대에게 가장 충격적인 대중문화계 소식이었을 것이다.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자리 잡은 리버 피닉스의 동생 호아킨 피닉스를 볼 때마다 리버 피닉스가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멋진 배우가 되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눈을 한껏 찡그릴만큼 햇볕이 뜨거웠지만 라디오에서 흐르는 코데츠의 ‘롤리팝’을 들으면서 철길을 걷는 소년들을 만나고 싶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