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카드

마지막으로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는 언제인가요?

by Rosary

우편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마지막으로 받아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시는지…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직장 생활하면서는 이메일로 보내고 받은 것 같긴 한데 우편으로 주고받은지는 못해도 20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제때 보내려면 12월 초부터 서둘러야 했던, 받을 사람과 어울리는 카드를 고르는 것부터 고심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사를 하면서 오래된 편지들을 정리했는데 초등학교 시절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몇 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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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이, 승훈이, 준영이… 가 만들어서 보낸 핸드 메이드 카드를 보니 웃음이 난다. 장난기 많던 친구들이라 카드에서도 장난기가 가득하다. 내가 친구들의 카드를 보관하고 있듯이 내 카드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있을까? 손재주가 없어서 내가 만든 카드는 엉망진창이었을 텐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미소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크리스마스 전에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방학식 날 반 친구들끼리 미리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모두 친하게 지낸 건 아니어도 크리스마스에는 반 친구 전부 카드를 주고받던 분위기여서 내가 만든 카드를 가방 가득 넣어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면 친구들이 건네준 카드를 다시 가방에 채워왔던 훈훈한 기억이 있다.


그 와중에도 인기 있는 친구는 더 많은 카드를 받긴 했어도 따돌리는 친구 없이 모두가 웃음 지으며 카드를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친해지고 싶었지만 친해지지 못했던 친구에게 주는 카드에는 좀 더 정성을 쏟아 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다음 해에 같은 반이 되지 않고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쉬움에 그렇게라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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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에 나가보니 크리스마스 카드 코너가 굉장히 축소된 느낌이다. 주고받는 사람이 드물다 보니 그냥 크리스마스 분위기 조성 목적에 그친 듯하다. 친구에게 보내는 카드와 달리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상사나 거래처에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보냈던 기억도 있지만, 1년에 한 번 사과와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도구로 유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편 물량은 지난 20여 년 사이 35%가 줄어들고 우체통은 70%가 사라졌다고 한다. 편지가 가득했던 우체통 안이 쓰레기로 대신 채워지는 경우가 더 많아 우체통을 없애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제는 마음먹고 손 편지를 써도 우체통을 찾아 헤매야하는 형편이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정말 고마웠는데 미처 인사를 못 드렸던 분께 카드를 써서 보내고 싶다. 위로와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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