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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름 Mar 21. 2024

어린이다운 꿈

어린이날 행사 알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푸르른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답게 여기저기서 가족참여 행사열린다.  시작으로 5월 5일 어린이날에 청와대에서 어린이들을 초청해 행사를 진행했다.


 청와대는 1945년부터 2022년 5월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살면서 일을 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전면 개방되어 누구나 가볼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그전까지는 엄격하게 출입이 제한되었다. 가끔 행사를 진행할 때 청와대 내 제한된 장소를 개방하여 정해진 인원의 손님들을 초대했는데 어린이날 행사 스텝 알바로 청와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행사를 시작하기 세 시간 전에 행사 스텝들이 청와대 앞 분수 광장에 모였다. 먼저 청와대에 미리 제출한 명단에 따라 행사지원서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며 성명을 확인했다. 현재 청와대 출입구가 영빈문, 정문, 춘추문 등 세 개의 문으로 드나들 수 있는 것과 달리 당시에는 행사 방문객의 경우 영빈문 옆에 있는 시화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다.  


 시화문을 지나 경호실 보안검색대에서 다시 한번 신분 확인과 소지품 검사를 한 후 출입증을 목에 걸고 들어갔다. 입구를 통과하자 북악산을 배경으로 전통 한옥양식의 청와대 본관을 볼 수 있었다. 푸른 기와집이라는 이름답게 지붕에 얹은 파란 기와가 인상적이었다. 본관을 지나 안내된 길로 따라가니 어린이날 행사장소인 녹지원에 도착했다.  


 청와대의 정원이라는 녹지원은 넓은 잔디밭과 그 가운데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미리 도착한 스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행사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이 날 담당한 일은 다양한 놀이체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었다. 초대된 어린이들의 인원이 많아서 몇 개의 조로 나누어 순서대로 게임과 놀이 활동을 했는데 담당하게 된 아이들의 인원 수를 체크하면서 행사 시간 내에 모든 활동에 고루 참여 할 수 있도록 안내했.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고 담당하게 된 아이들을 데리고 미리 확인한  순서대로 체험활동을 했다. 만들기와 그림 그리기 전통놀이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활동이 준비되어  있었다. 

 부채에 청와대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하던 중이었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던 한 어린이가 완성된 부채를 내게 보여주면서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저는 화가가 될 거예요.”

 그러자 옆에서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제 꿈은 대통령이 되는 거예요.”

 한참 그림을 그리던 아이들도 손을 들며 저마다 꿈을 이야기했다. 우주인이 돼서 화성에서 살고 싶다든지 영웅이 되어서 악당을 물리치고 싶다는 어린이다운 꿈을 이야기했다.


 옛날에 아이들은 ‘이것’,‘저것’이라고 불리면서 하대 받았었다. 아이들도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며 ‘어린이’라는 용어와 어린이날을 만드신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 뜻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라고 하셨다.  


 이날 어린이날 행사는 체험활동 후에 공연을 보고 기념 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멋진 의장대 공연을 보면서 어떤 아이는 천하무적 군인의 꿈을 꿀 것이고, 행사 진행을 맡은 사회자를 보면서 어떤 아이는 세계적인 mc의 꿈을 꿀 것이다.


 어린이들의 꿈에는 한계가 없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꿈일 거라고 의심을 하는 건 어른들 뿐이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어린이다운 큰 꿈을 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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