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Shorts)

by 노란고구마


손가락 하나로 넘기는 남의 인생

일분 남짓에 구겨 넣은 희로애락

지루한 일상에 찰라의 도파민


보고 싶지 않은 건 간단히 스킵

어제의 실패도 이렇게 넘겼다면

진즉 성공했을 텐데 가벼운 반성


뭐든지 요약으로만 전시된 관계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안성맞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착각


잘못 누른 버튼에 꺼진 검은 화면

뇌 회로도 따라 멈춰서 블랙아웃

액정에 비친 붉은 눈동자에 당황


순간의 틈도 견디지 못하는 공허함

초점을 잃어버린 두 눈 치켜뜬 채

다시 끌려들어가는 알고리즘의 늪


누군가에게 스킵 되는 나의 인생

내 삶에서 남이 기억나지 않듯이

각자 쇼츠처럼 살고 있는 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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