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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라리 Jul 26. 2023

[성인 추천 게임1] 라스트 오브 어스 Part 1

#인간관 #인생관

● 들어가며

게임 이용자의 게임 분야별 이용률            

  최근에 발행된 「2022년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봤다. '게임 이용자의 게임 분야별 이용률'을 보면 내가 주로 하고 있는 콘솔 게임(ex.플레이스테이션)은 17.9%밖에 안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 통계를 보며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것은, 게임 이용자 중에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게임을 안 해 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그동안 플레이스테이션으로만 할 수 있는 독점작이었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29일, <라스트 오브 어스 part1> PC판이 출시됐다. 이 게임을 안 해본 집에 게임 가능한 PC가 있는 모든 분들께 말씀드린다. "어멋, 이건 꼭 해야 해"
 

● 게임 소개

이름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 (THE LAST OF US PART 1) / 청소년 이용불가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설명 :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배경은 2033년. 2013년에 정체불명의 곰팡이가 퍼져 전체 인류의 60% 이상이 죽거나 감염되어 괴생명체가 되어 버린 미래이다. 곰팡이가 퍼진 지는 20년이 지났고, 얼마 되지 않는 생존자들은 감염자들과 다른 그룹의 약탈자들을 피해 곳곳으로 숨었고, 더이상 사람들이 가꾸지 않는 도시는 폐허가 된다. 이를 반영하듯 트레일러 등의 영상을 보면 쇠붙이란 쇠붙이는 다 녹슬어 있는 데다 도심지가 물에 잠겨 있거나 숲이 우거진 초목이 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밴딧들 및 감염자들과의 전투, 살아남기 위해 다른 자를 죽이는 것이 일상이 된 이 막장 세계에서, 조엘은 친구의 마지막 부탁에 따라 엘리를 비밀 집단인 '파이어 플라이'의 기지로 무사히 데리고 가야 한다.
(출처 : 나무위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미국의 게임회사 NAUGHTY DOG에서 개발한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2013년에 출시하여 10년에 걸쳐 인기를 누리며 PS3, PS4, PS5 3세대 기종에 걸쳐 출시된 게임이다. 스토리, 그래픽, 재미 등 모든 면에서 놀라운 작품이다. 게임에 대한 설명과 분석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했으니 궁금하면 찾아보시길. 


게임장면 (2014년 Remastered 버전 스크린샷)


   
메타크리틱 평점 :            

  2013년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최다 수상작이자, 메타크리틱에서 MUST-PLAY 딱지가 붙은 많지 않은 게임 중 하나이다. 명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22~23년 PS5와 PC 플랫폼 버전 리메이크작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불만이 많다. PS5에서는 이미 2번째 리메이크면서도 Full Price(79,800원)을 받는 것이,  PC버전은 최적화 문제가 있다고 한다. 


● 매력요소 + 교육적인 요소


1. '인간관', '인생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밑바닥'은 어렵고 힘들 때 드러난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감정을 숨길 수 있지만 몸이 안 좋거나 멘탈이 나갔을 때는 성격의 맨얼굴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소개했듯이 이 게임의 배경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 종말 이후)이다. 인간들은 인류의 60%가 죽고 도시는 폐허가 되고 좀비 감염의 위협 속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들은 어떻게 살까?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을 모아 열심히 협력하며 살까, 아니면 개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도모하기 위해 서로를 불신하며 적자생존의 삶을 살까?
   우리는 흔히 흥미로운 스토리를 접하면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 본다. 흔하게 "내가 일제강점기에 살았다면, 나는 독립운동을 했을까, 일제에 협력했을까, 그냥 소시민으로 살았을까?" 이런 상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이건 실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생각을 해 보는 정도일 것이다.  나의 경우, 어렸을 때는 쉽게 "독립운동을 해야지" 생각했다. 마땅히 그래야 하고 친일은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게 되면서 독립운동과 친일 사이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포지셔닝은 자신의 의지대로만 되는 것도 아님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우리 선조들의 삶은 독립운동가 vs 친일파 양자택일의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친일파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여기까지만 얘기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럼에도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선이 생긴다. 이것은 누가 정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화된 인간이라면, 인간을 다른 짐승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마지노선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친일 청산을 제대로 못해 마지노선이 흐지부지해졌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게임 얘기로 돌아오자.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을 죽여야 한다. 도덕 개념의 의미조차 사라졌다. 생존 이외에는 모든 게 의미 없는 상황이지만 역설적으로 생존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 인간다움이 나온다. 이성적이지 않게도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감정에 휘둘린 판단을 한다. 자칫 몰입하지 않으면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게임은 훌륭한 스토리 전개와 연출로 게이머들을 몰입시켜 끝내 설득해 낸다. 스토리가 진행되면 될수록,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최악의 밑바닥 상황임에도 어떤 질문을 올라오기 시작한다.
- 사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 삶의 목표를 갖는 게 어떤 의미일까?
 
  좋은 진로교육은 명료하게 답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드는 가운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게임에서 어떤 정답을 강요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기에 이 게임이 교육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억지 희망X, 염세주의X)
  게임의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이 게임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그러다 보면 죽음에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게임의 주인공에게도 그렇고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문득 질문이 생겼다.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이다. 특별한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도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모두 다 비슷한 대답하는 질문' 또는 '모두가 쉽사리 대답하기 힘든 질문'은 그리 좋은 질문은 아닌 것 같다. 전자는 의미가 없고 후자는 이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주인공은 거창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지금 죽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살아갔던 것이다. 억지 희망을 갖는 것도 부자연스럽듯이 비관적이나 염세적으로 가는 것도 오버라고 나는 생각한다. 게임의 스토리 전개는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거기에 영감을 받아 질문을 바꿔본다. 살아야 하는 이유 말고, "지금 죽으면 안 되는 이유는?" 이 질문은 좀 더 쉽게 느껴진다.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변은, "꼭 해봐야 하는데 아직 못해본 게임이 많기 때문에"다. 올라오는 엔딩크레딧을 보면서 생각한다. "주인공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동시에 나에게 질문이 돌아온다. '그래서 너는 지금 뭘 할 건데?'
  만약 이 게임에서 대놓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살아야 해!" 이런 메세지를 줬으면 몹시 촌스러웠을 것이다. 마치 교육이 목적인 교육용 게임은 재미가 없듯이 말이다. 소설, 영화, 게임 등 모든 좋은 콘텐츠의 공통점은 콘텐츠 수용자 스스로가 "(이런 콘텐츠를 알게 됐으니)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3.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일깨워 준다.
  이 게임의 또 하나의 놀라운 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가족이나 애인과의 사랑 또는 또래와의 우정을 넘어서는 관계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게임 표지를 보고 예상 가능하듯이, 성인 남자(조엘)와 어린 여자(엘리) 이 두 명이 주인공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더 자세히는 얘기 안 하겠다. 함께 맞춰나가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기에,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 염려 지점


- 무섭다.
  청불 좀비게임 경험이 있거나 공포영화를 잘 보는 강심장이 아니면 무서워서 게임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분위기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이 처음으로 하는 좀비게임이었다. 공포 영화는 잘 못 보지만 스스로 약심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임인데 뭐 얼마나 무섭겠어' 했는데... 초반에 무서워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다가 2달 후에 다시 진행해서 엔딩을 봤다. 엔딩까지 가봐야 진가를 알 수 있으니 무섭더라도 좀 더 가보시라.
 
- 게임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패드로 하는 것보다는 PC의 키보드, 마우스로 하면 조작이 좀 더 쉬워질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인공을 조작해서 전투를 해야 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기에 폭력이 난무한다. 게다가 좀비가 나오면서 무섭기까지 하니 다른 게임에 비해 훨씬 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 이 게임 이후 게임불감증이 올 수 있다.
  스토리도 전투도 재밌다. 몰입이 많이 되다 보니 여운까지 길게 남는다. 이 게임 이후에는 다른 게임들이 시시하게 느껴져서 게임 불감증이 올 수 있다.
 

● 총평 : 얼마나 교육적인 게임일까?


재미 ★★★★★

+ 하면서 제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는 게임
- 무섭다...
 
교육적 ★★★★★
+ 자연스럽게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게임
- 폭력적이다...
 
접근성 ★★★★☆
+ 이제는 PC유저도 가능하다 
- 게임 요구 사양이 높다고 한다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 큰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분, 스스로 비관적이거나 염세적이라고 생각하는 분
(다 깨부수어준다)
: 아직 안 해본 게이머라면 그냥 무조건 MUST-PLAY



● 마치며

  진짜 좋은 콘텐츠를 경험하면 자동으로 나오는 반응이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이다. 엔딩의 여운도 있지만 이런 작품을 만든 사람에 대한 존경으로 한 명, 한 명 이름을 다 보게 된다. 살면서 몇 번 하지 않은 행동이다. 이 게임은 내가 '엔끝'을 최초로 하게 했던 작품이었다. 뭐 여러분은 이정도까지는 아닐 수 있겠지만,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이 게임을 하기 이전과 이후에 분명히 달라지게 될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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