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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라리 Jul 26. 2023

[성인 추천 게임4] 디스 워 오브 마인

#직관력 #멘탈관리 #공감력


● 들어가며


‘누군가 게임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디스 워 오브 마인을 보게 하라’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서울대 어떤 교수가 했다고 알려진 이 말은, 서울대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을 패러디해 제목을 정했다. 이 게임을 모르시는 분은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저렇게 얘기하지?' 생각할 것이고, 이 게임을 아시는 분은  '음? 재밌긴 한데 이 게임이 저 정도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이렇게까지 큰 소리를 친 이유를 얘기하겠다.
  주요 창작 콘텐츠인 음악과 영화를 평가할 때,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춰야 최고로 평가받는다. 만약 한쪽에 치우쳐 있다면 그 나름대로 찬사를 받지만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여기진 않는다. 대중성이 있어야 세상에 드러날 수 있기에, 예술성을 강조한 작품보다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주로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최고라 할 수 있는 작품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사점(예술성)을 담고 있다. 음악과 영화에 비해 '놀이'로 여겨져서 그럴까, 오랫동안 게임에서는 예술성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게임의 예술성에 대한 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게임 산업(투자자, 제작사 등)을 본다면 게임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서 재미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방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디 게임'이 하나의 장르로서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마니아들이 많아지고 있다. 재미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제작자와 게이머들이 있기에 앞으로는 게임에서도 점점 더 예술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외부적인 요인도 있다. 첫째는 게임은 향후 예상되는 기술 발전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중적으로 게임을 하게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산업의 규모로만 따지면 이미 음악과 영화를 한참 넘어선 지 오래됐다. PC와 스마트폰의 보급이 문화 콘텐츠 산업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변화시켰듯이 웨어러블 VR기기의 상용화와 메타버스가 다시 한번 우리의 일상 문화생활을 바꿔낼 것이고  가장 선두에 게임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술적인 한계로 미처 다 펼치지 못했던 상상을 쏟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 실감 나고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한편, 게임 세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예술의 경험이 펼쳐질 것이다. 
  둘째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확대이다. 게임이 대중문화가 된 이후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게임적 사고와 과정을 적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업으로 대표되는 영리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교육과 같은 비영리 분야에서도 여러 연구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좀 더 가속화된다면, 과거 '놀이'에 치우쳐 있던 게임의 포지션이 사회문화 전반에서 훨씬 더 다양하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재미'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더 많아질 것이다. 영리와 비영리 관계 없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게임을 수단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사실 '게임을 예술이라 할 수 있는가?'부터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 그전에 예술이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고 범주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교육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는 '재미'만 추구하는 게임만 있는 게 아니라 배움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의미'가 담긴 게임도 많다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재미'와 '의미' 모두를 갖춘 최고의 작품이라 나는 생각한다. 
 

● 게임 소개

이름 : 디스 워 오브 마인 (This War of Mine) / 청소년 이용불가 / 2014년 11월 14일 최초 출시
장르 : 생존 어드벤처
설명 :            

지난 2014년 폴란드의 11비트 스튜디오가 출시한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전쟁의 추악한 현실과 참혹함을 다룬 게임이다. 20세기 가장 끔찍한 전쟁으로 손꼽히는 보스니아 내전을 모티브로 했으며,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반군과 정부군 그 어느 쪽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끔찍한 현실에서 그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빵 한 조각, 물 한 모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뿐 아니라 때로는 자신들의 먹을 것을 노리는 약탈자들의 습격을 막아내야 할 때도 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들에게 있어서 선악과 도덕은 사치다. 살아남기 위해서 때로는 그들 자신이 약탈자가 되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른 생존자들의 목숨을 저울에 올려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그리고 그들 생존자는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도덕적 딜레마를 겪게 된다.

<'디스 워 오브 마인', 폴란드 학교 교육 자료로 쓰인다> 인벤 기사 내용 중



  In War, Not Everyone is a Soldier.
전쟁 속에서, 모두가 군인인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의 슬로건이다.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는 대부분의 다른 게임과는 달리 게이머는 군인이 아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평범한 민간인이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소수의 현역 군인과 예비군을 제외한 다수의 사람은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문학과 영화에서는 이런 설정이 종종 다뤄졌지만 '놀이'인 게임에서는 시도조차 많지 않았다. 실제로 <나=주인공>인 게임에서, '전쟁 속 민간인'의 경험을 게임적(재미 있어야 한다)으로 풀어내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걸 해 낸 작품이 '디스 워 오브 마인'이다.
 

  게임 진행은 이렇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물건들을 모아 버텨야 한다. 낮에는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요리를 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만들거나 쉰다. 밤에는 위협을 무릅쓰고 집을 떠나야 한다.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재료를 모아야 한다. 약탈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사람을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있다. 때때로 이벤트가 발생한다. 누군가 찾아오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둑질을 당하기도 한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약 없이 버텨야 한다.
  게임장면을 보면 출시일이 2014년임을 감안하더라도 그리 매력적인 그래픽은 아니다. UI를 보면 최근에는 보기 힘든 2차원의 평면 화면으로, 상하좌우로 1~5명의 캐릭터를 움직여야 한다. 조작은 단순하지만 그리 편하지는 않다. 화끈한 액션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게이머가 하는 것은 자원을 모으고 무언가를 만들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며 낮에서 밤으로 그리고 다음날로, 하루하루 버티는 것뿐이다.
   그런데 게임에 몰입된다. 전쟁이란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선택을 요구한다. 내가 딱 원하는 선택지는 없다. 그저 최선의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당해야 하는 감정들은 복잡하고 감당하기 어렵다. 아래 추천이유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부족한 게 많아 보이지만 높은 평점을 받은 이유가 분명히 있다.
 
메타크리틱 평가 :            

80점 내외의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팀평가 역시 '매우긍정적'이다. 출시 이후 인기를 얻게 되면서 플레이 가능한 플랫폼을 늘려 나갔다. 현재는 PC, 콘솔(플스, 엑박, 스위치) 뿐만 아니라 폰이나 태블릿(iOS, 안드로이드)에서도 할 수 있다.


● 매력요소 + 교육적인 요소

1.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나에 대한 이해 : 내면의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이 게임의 목표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생존하기'다. 비정상적인 위기 상황이기에 생존을 위해서는 냉정하고 과감하게 선택해야 한다. 양심에 찔려서 도둑질을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다 보면 금세 게임오버가 된다. 실제로 몇 번의 죽음을 겪고 나는 달라졌다. 모르는 사람이 집에 찾아와서 제발 같이 지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 사람의 쓸모를 판단하여 도움이 되면 받아들이고 짐이 되면 거부했다. 처음이 어려웠지 도둑질도, 살인도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렇게 하니 생존은 수월해졌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게임 캐릭터들의 맨탈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맨탈이 무너져도 게임오버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생존'과 '양심'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선택지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종전까지 살아남아서 미션을 성공했거나, 중간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게임오버가 되면 지금까지 했던 선택들을 다시 볼 수 있다. 생존이냐 도덕이냐를 고민했던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어땠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안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자신의 본능, 감정, 생각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존재는 나 자신이기에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 자신은 너무 익숙하기에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판단하기 매우 어렵기도 하다. 합리화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헷갈리게 된다. 이 게임의 상황과 선택지는 평소에 하던 것과 다르다. 위기 상황이고 시급하게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이 끼여들 여지가 적어진다. 자신을 포장하는 가면 없이 판단하게 된다. 머리를 쓰기보다는 본능적인 직관과 감정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물론 여기서의 선택이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상황에서 내가 하는 선택들은 낯설고 새로운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 맨탈 관리에 대한 교훈 : 관찰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대부분의 게임의 경우 개인의 신체적 상태(HP)는 다루지만 정신적 상태를 다루지 않는다. 주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사기(기세)', '공포', '만족',  '불만', '희망', '절망' 등 집단의 상태를 수치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정신적 상태를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과거에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몸이 아픈 것은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타인의 물리적인 고통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어느 정도 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인지하기 어렵고, 정신적인 고통은 굉장히 주관적이라 객관화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인간의 정신 상태를 게임화 하기도 어렵지만 만약 게임화 하더라도 너무 복잡해서 재미가 없을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특징


  단순화 시키긴 했지만 이 게임은 마음의 상태를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게임에는 최대 30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4가지의 기준(사건에 영향받는 정도, 감정해소능력, 논쟁성향, 중독성향)으로 캐릭터들의 맨탈을 표현한다. 게임에서 마주하는 여러 상황에 대해 그다지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도 있지만 쉽게 영향받아 우울해지는 캐릭터도 있다. 생존만 놓고 보면 당연히 전자가 유리하다. 그렇다고 사람이 죽어도 별로 영향받지 않는 소시오패스(Sociopath)들로만 팀을 꾸릴 수는 없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이 게임의 설정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 어린아이, 부상자, 임산부와 팀이 꾸려질 수 있다. 이들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고 식량과 의약품만 소모하여 생존에 도움이 안될 때가 많다. 하지만 약자를 돌보지 않아 좋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되면 생존자들은 맨탈에 큰 타격을 받게 되어 게임이 힘들어진다. 게임을 너무 현실적으로 설계하면 오히려 재미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적절한 밸런스로 플레이어를 설득 해낸다.

  신체 질병이 그렇듯 마음 문제도 단계가 있다. 작은 신체부상도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되어 죽을 수 있고, 심각한 신체부상이더라도 계속 케어한다면 회복되는 것은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봤을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약간 우울한 정도, 조치가 필요한 우울증, 즉시 개입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 등 마음 상태에 대한 구분이 있다. 개인의 불상사가 생존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존자들의 신체 상태뿐만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는 마음 상태도 열심히 체크해야 한다.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이렇게 관찰하고 대처하기는 처음이다. 마치 오래 전 육성 시뮬레이션(다마고치와 프린세스메이커2) 기억이 잠깐 나기도 했다.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서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맨탈 문제가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하다 보면 현실을 살아가는 나의 마음 상태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실제로는 불편한 마음이지만 '괜찮다'라고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도 되는 상황에 대해 과대 해석하여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게임에서 하나 얻은 교훈은, 마음의 문제는 적절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즉각적으로 대처하여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3. 훌륭한 평화교육 콘텐츠 : 참혹한 전쟁의 현실을 체험
  대부분 재미를 목적으로 게임을 한다. 게임의 소재와 장르는 알고 시작했겠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알기 위해 이 게임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게임을 재밌게 즐기다 보면 그 과정에서 반전평화가 왜 필요한지 플레이어가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게 바로 좋은 문화 콘텐츠가 가진 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모든 콘텐츠에는 기획·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담긴다. 메시지가 선명할 수도 있고 아주 희미할 수도 있지만 기획·제작자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문화 콘텐츠의 경우, 그리고 메시지가 선명한 경우라면 콘텐츠 이용자들에게 기획·제작자의 의도가 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 제작사인 11비트 스튜디오는 2015년 3월 9일부터 'War Child Charity'라는 DLC를 판매하였다.  '전쟁 중의 사람들과 인간성'을 주제로 전 세계의 여러 길거리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을 게임 안에 넣은 추가 콘텐츠다. 이 콘텐츠 구매 수입 전액은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돕는 War Child Charity 단체에 기부되었다. 그 액수가 작년 11월까지 $550,000(약 7억 원)이었다.
-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차원에서, 2022년 2월 25일부터 3월 4일까지 이 게임과 관련되어 생기는 모든 수입을 기부했다. 그 액수는 $850,000(약 11억 원)이었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은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특성(나=주인공)을 살려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한 것이 그 근거다. '반전평화'에 대해서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전쟁이 보통 사람들에게(특히 약자들에게) 큰 재앙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꾸게 되는 작은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 염려 지점

- 감정과 에너지 소모가 크다.
  생존 게임의 특성상 어두운 분위기다. 생존과 도덕 사이에 어려운 선택들을 해야 한다. 살기 위해서는 약탈을 해야 할 수도 있고, 원하지 않지만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다. 정말 재밌고 의미 있는 게임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 어렵다.

- 장르와 UI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생존 게임이다. 평면 화면을 상하좌우로 이동하면서 조작한다. 액션이나 조작의 재미를 기대하긴 어렵다. 

- 청소년 이용불가
   청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내용과 선택이 많다. 그냥 보기만 하는 거라면 몰라도 내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 폴란드처럼 교사의 지도하에 교육자료로 사용하는 거는 괜찮지만, 청소년 혼자 하는 것은 염려된다.
 

● 총평 : 얼마나 교육적인 게임일까?


재미 ★★★★★

+ 몰입감 최강의 새로운 스타일의 생존 게임. 안 해본 뇌 삽니다.
- 볼륨자체가 크지는 않아 반복하더라도 플레이 타임이 그리 길지는 않다.
 
교육적 ★★★★★
+ 폴란드 학교 교육자료로 등록된 게임입니다. 끝.
-  감수성이 너무 풍부하면 힘들지도..
 
접근성 ★★★★★
+ PC, 콘솔, 모바일 모든 플랫폼에서 가능한 게임.
+ 가격도 저렴하다. 세일도 자주 한다.



● 마치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교육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것은 특정 게임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교육적인 게임이 있어', '이 게임에는 이런 의미가 있어'라고 얘기하면, 공감하는 사람도 있지만
- 게임은 그냥 재미로 하는 거다. 뭘 의미를 따지냐.
- 게임은 그냥 킬링타임하는 거지.
- 교육적이지 않은 게임이 더 많다.
- 게임은 중독이 문제다.
이런 말씀들을 하신다.
  대체로 동의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렇지는 않다. 좋은 영화는 교육적이듯이 좋은 게임은 교육적일 수 있다. 기왕 게임을 하는 거 좋은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게임의 교육적 효과를 설명하는 책이나 논문을 보면 이런 키워드들이 주로 등장한다.

'문제해결능력', '집중력', '공간 인지력', '시각적 주의력', '몰입 경험', '눈손 협응력', '학습효과', '사회적 능력 강화', '감정해소'

  연구자들의 언어 사용과 논리 전개를 보면 정말 탄탄하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연구자분들이 게임의 교육적 효과를 연구하고 알리는 것에 감사하며, 나는 내가 할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보다 쉽게,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교육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교육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가 되게 만드는 모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리뷰를 적다 보니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가 된다. 교육적인 게임은 다음의 특징이 있다.

 
1) 주체적이고 진지한 선택 그리고 실패의 경험 : 생각보다 현실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실패가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게임에서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무릅쓰며 자유롭고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2) 회복탄력성 기르기 : 현실에서는 실패할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해서 플랜 B와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어진다. 역설적으로 많이 실패를 해 봐야 회복탄력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은 실패는 없지만, 받아들이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게 회복탄력성이다. 좋은 게임은 안전하게 실패와 마주하게 한다. 그리고 반복을 통해 익숙하게 되어 실패를 과정으로 여길 수 있게 된다.
 
3) 성취의 경험 : 한국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등수 줄 세우기 문화에 익숙하다. 상대평가에서 상위 몇%는 일부만 도달할 수 있기에 성취의 경험을 갖기 쉽지 않다. 좋은 게임에는 도전의 재미가 있다. 단지 1등을 하는 게 아닌 클리어 또는 도전과제(트로피)를 목표 삼아 과정을 만들어 나간다.
 

4) 자기 객관화 :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따른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말한다. 1~3번을 반복하다 보면, 현실에서는 마음껏 지를 수 없었기에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5)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 /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 : 소설, 영화 등 다른 문화콘텐츠와 마찬가지다. 그중 게임은 감각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장 강렬한 경험이다. 소설보다는 영화가, 영화보다는 게임이 보다 직접으로 참여하는 경험이기에 상상의 여지는 게임이 가장 적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책을 읽기 어려워하거나 긴 영화를 집중해서 보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도 게임은 몰입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서두에 이 게임을 '재미'와 '의미'를 갖춘 최고의 게임이라 소개했다. 그 이유는 이 다섯 가지의 특징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육적인 게임이라고 소개하는 모든 게임들이 이렇지는 않다. 보통 2~3개 정도의 특징이 담겨 있다. 교육적인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디스 워 오브 마인'은 꼭 해보시길 바란다.

 
*출처
기사 <'디스 워 오브 마인', 폴란드 학교 교육 자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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