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국가나 민족에겐 신화(神話)가 있습니다. 건국신화와 시조신화 말이죠. 시작의 숭고함을 신격화시킨 이야기인데 이러한 신화를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종교가 아니기에 믿음의 대상일 수 없지요. 그러나 건강에 있어선 맹목적 믿음으로 신화를 만드는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대중에게 상식으로 굳어진 건강 정보 중에는 무조건 믿는 것들이 적지 않아섭니다.
‘육류 신화’가 대표적이지요. 육류를 반드시 섭취해야 단백질이 보충된다는 믿음 말입니다. 육류에 대한 맹목적 믿음, 그 신화를 허물고자 2001년에 제가 ‘먹지마 건강법’이라는 책을 저술했는데 2002년 SBS의 ‘잘먹고 잘사는 법’이라는 방송으로 채식 열풍이 불면서 육류 신화가 무너졌습니다. 이후로 육식 문제를 지적하는 정보들이 쏟아졌지만 그 전엔 육식 비판이 신격 모독처럼 금기되었습니다.
육류 신화가 허물어졌음에도 여전히 믿음으로 굳건한 신화들이 있습니다. ‘비타민 신화’, ‘견과류 신화’, ‘홍삼 신화’ 등등 말입니다. 대중은 비타민 보조제, 견과류, 홍삼 등이 건강에 좋다고 믿지요. 그러나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닙니다. 건강을 위해 맹목적으로 섭취함은 신화를 종교처럼 믿는 행위입니다. 건강에 해로운 사람과 상황을 인식하려면 그 신화가 깨져야 합니다. 맹신하지 말아야 생각과 판단에 유연성이 생기는 까닭입니다.
따라서 저는 건강 정보에 고착된 신화의 붕괴를 보건 계몽으로 삼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연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모든 사람의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님을 지적했지요. 저는 무엇이 좋다는 내용의 정보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플러스 정보를 통한 새로운 신화 탄생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마이너스 정보를 제시합니다. 체질과 상황에 따른 건강의 해로움은 마이너스 정보만이 전달하며 이는 신화를 허무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과거에 라돈 침대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침대에서 방사선 유출은 상상조차 못한 일인데 이러한 침대의 탄생에도 신화가 존재합니다. ‘음이온 신화’ 말입니다.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대중의 믿음이 제품 생산에 잘못 반영된 것이지요. 저는 ‘음이온’, ‘나노’, ‘100% 살균’ 등의 문구가 들어간 제품을 기피합니다. 관련된 마이너스 정보를 주목해섭니다.
자연의 것과 비슷하게 인공으로 만들어 남용하는 현대 사회에서 건강을 지키려면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먼저 요구됩니다. 느낌표의 믿음만으로는 건강할 수 없습니다. 의심하는 물음표로 신화를 흔들어야 건강해집니다. 다음 글에선 그 신화들을 하나씩 흔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