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한의학은 생명현상을 음(陰)과 양(陽)이라는 2가지 잣대로 해석합니다. 음(陰)이 부족한지, 넘치는지 그리고 양(陽)이 부족한지, 넘치는지 판별하지요. 부족함은 채우고, 넘침은 덜어내어 음양균형을 이루는 것이 한의학의 치료법입니다.
그런데 균형 잡는 치료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불균형 기울기가 현상마다 다르기 때문이죠. 기울기가 큰 것을 약하게 균형 잡으면 치유되지 않고, 작은 기울기를 강하게 균형 잡으면 부작용이 벌어집니다. 음(陰)과 양(陽)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졌는지 파악조차 간단치 않은데 불균형의 기울기도 섬세하게 판단해야 하지요.
때문에 저는 ‘인삼’과 ‘숙지황’이란 약재를 신중하게 처방합니다. 약효가 강한 약재라서 그렇습니다. 인삼은 양(陽) 부족을, 숙지황은 음(陰) 부족을 강하게 균형 잡는데 기울기가 큰 불균형 환자에게는 효과 좋지만 기울기 작은 환자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약재는 환자의 음양 불균형이 세밀하게 파악된 다음에 사용해야 하지요. 숙지황은 전문 약재라 한의사가 관리하지만 인삼이 문제입니다.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으로 대중이 쉽게 접해섭니다.
약재 > 건강보조식품 > 음식. 약재는 음식보다 음양 기울기가 큽니다. 음양 불균형을 치료하려면 약재도 음(陰) 또는 양(陽) 한편으로 치우쳐야지요. 음식은 음양 기울기가 작기 때문에 누구나 먹을 수 있지만 약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불균형 방향이 어디인지, 기울어진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진단해야 합니다. 그러한 진단 없이 음식처럼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나며 음양 불균형을 심화시켜 질환을 야기합니다.
저는 인삼의 대중 유통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음식, 건강보조식품 삼을 수 없는 약재 중에서도 음양 기울기가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체질적으로나 병리적으로 음(陰) 부족하고 양(陽) 넘친 환자는 절대 복용해선 안됩니다. 반대로 양(陽)이 부족할지라도 음(陰)과의 불균형 기울기가 작은 환자는 복용이 제한됩니다.
홍삼은 이런 문제가 없다고 대중들이 믿지만 실제 임상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인삼과 마찬가지로 홍삼 부작용이 자주 목격되지요. 광고로 탄생된 ‘홍삼 신화’ 탓에 자신의 음양 기울기와 맞지 않게 함부로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악화된 몸 상태가 인삼, 홍삼 때문인지 모르고 계속 복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화’입니다. 물음표 없이 무조건 홍삼을 믿는 ‘홍삼 신화’ 말입니다.
‘홍삼 신화’는 건강정보의 여러 신화 중에서 가장 맹목적입니다. 지난 20년간 제가 흔들어 보았지만 꿈쩍도 않네요. 육류 신화보다 견고한 믿음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다음 글에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