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기동물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2025년 1월부터 시작해 한 달에 한 번씩 참여한 봉사는 어느새 열두 번을 채웠다. 처음에 모임을 가입할 때만 해도 1년만 해보자 마음먹었던 일이었는데 마침 모임 규칙이 한 달에 한 번 필수 참여로 바뀌면서 은근한 압박으로 다가왔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처음 목표했던 바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난 글에서 봉사활동에서 하는 일들을 주로 소개했었기에 이번에는 유기견 봉사활동의 장단점에 대해 써보려 한다. 우선 첫 번째 장점은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 주말 아침은 미리 정해둔 약속이 있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잠에 빠져 흘려보내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평소보다 일찍 깨어나 몸을 움직이고 강제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또 오롯이 내가 아닌 다른 생명체를 위해 뭔가를 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거기다 귀여운 개들과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그 무구한 눈을 마주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위로를 얻기도 했다.
두 번째 장점은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봉사지에 도착하면 견사 청소를 제일 먼저 하게 되는데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바닥 여기저기 방치된 분변부터 나뒹구는 식기들, 축축하게 젖은 이불, 그리고 그 위를 저벅저벅 걸으면서 귀가 아플 정도로 짖어대는 개들까지.
가끔은 냄새가 심하거나 비위가 상할 때도 있어서 머뭇거리기도 했었지만 봉사를 하러 왔다는 자각을 하며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더러운 것들을 해치우고, 세탁한 이불로 갈아준 뒤 깨끗한 식기에 물과 사료를 그득그득 채워주면 청소는 끝이 난다.
그제야 한결 깔끔해진 견사를 둘러보며 잠깐 허리를 펴고 여유를 부리고 있자면 어쩐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신난 듯한 개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냄새를 맡으려고 다가오거나 놀자고 커다란 앞발을 휘두른다. 청소는 실제로 명상을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질러지고 더러운 견사를 치우면서 그곳의 주인인 개들과 봉사자인 나까지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다.
세 번째 장점은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유기동물 봉사활동은 기본적으로 육체적 활동이다. 견사 청소를 마치고 나면 주변 산책을 나선다. 하네스를 차고 줄을 연결한 다음 다른 개와 싸움이 나거나 갑자기 놀라서 도망치지 않도록 신경 써서 밖으로 나온다.
그러면 땅에 코를 박고 냄새 맡기에 집중한 아이, 몇 걸음 못 가서 자꾸만 마킹을 하는 아이, 산책 교육이 안 되어 있어서 이리저리 방황하는 아이, 흥분해서 냅다 달려가는 아이, 친구들만 보면 좋아서 들이대는 아이, 개마다 성향이 각양각색이다.
운이 좋아서 말을 잘 듣고 얌전하게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과 할 때도 있지만 계속해서 방향을 고쳐주거나 사고가 나지 않게 살피고 자주 멈춰 세워야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산책을 하고 나면 팔다리가 욱신거리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된다. 개를 산책시키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개가 나를 운동시킨 꼴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개와 사람 둘 다 건강해지긴 한 것이니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점은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몇 번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혼자 하는 것보다 단체로 하는 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이유로 봉사활동 모임에 가입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봉사자들에게서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 특히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아 놀랐다. 그리고 일명 고인물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 유용한 꿀팁도 전수받고 좀 더 수월하게 봉사가 진행되어서 한 번 더 존경심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기동물 봉사활동의 단점을 꼽자면 은근히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봉사자들과의 대화에서도 종종 나오는 얘기인데 보호소가 이익을 창출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대부분 환경과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여름엔 엄청 덥고 겨울엔 엄청 추운데 코를 찌르는 냄새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거기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으로 아픈 동물들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귀여운 동물들과의 만남만 기대하고 가면 큰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다.’ 몇 년 전부터 확신을 갖게 된 생각이다.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1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고 해서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좋은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작은 선행으로나마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면 적어도 나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나 뿌듯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