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없는 부모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오다

  주인이 사용을 허락한 도입 텍스트는 범용성이 높은 텍스트였다. 좋게 말하면 범용성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유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가상 세계관과 붙여 놔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주인은 그렇게 선인세를 받고 홀연히 사라졌다. 나를 완성시킨 것이 주인이므로 그와 함께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마치 자식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처럼 당연한 순리였는데 우리의 이별은 이상했다.

   범용성이 높은 것이 거대 콘텐츠 회사이자 게임 회사 간부인 그녀가 주인을 선택한 이유였다. 지독하게도 식상할 수 있는 것에 집착했던 주인은 항상 사랑에 대해 몰두했다. 사랑의 의미에서부터 사랑이라고 불릴 수 있는 범위 등 온갖 것을 사랑에 대입해서 이야기를 썼다. 그러나 그러한 이야기는 더럽게도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주인의 이야기 일부를 따로 떼서 다른 화려한 세계관과 섞어도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작용하는 것이 주인 이야기의 장점이었다. 현실에서는 인기 없던 주인의 작품인 내가 여기 콘텐츠 카페에서는 이야기 아이템으로서 활용지수 1순위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다. 기본이 되는 이야기를 돈만 충전하면 끌어다 쓸 수 있기에 매우 좋은 것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유저들을 만났다. 그들은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와 철학을 겸한 허구의 이야기를 설계하는 것에는 서툴렀다. 그래서 그들이 콘텐츠 카페에 오는 이유이기도 했다.    

  

  유저1과 2는 이젠 더이상 현실을 지탱하기 위한 보조적 의미의 가상 세계는 필요 없다고 논의했다. 그들은 더욱 완벽한 가상 세계를 지향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인간적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가상 세계에 가져오겠다는 논의를 계속해 나갔다. 유저1은 완벽한 사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부모를 자아 스스로가 선택해야 한다는 스토리라인을 구성했다. 따라서 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성애가 풍부한 인물을 그들이 가상 세계에 구현한 곳의 인물로 설정했다. 그리고 그녀가 보여 주는 모성은 아주 완벽했다. 가상 세계의 세계관의 기본으로 구현했다.      

B^ DISCOVER AI 생성 이미지

 “현실에는 없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제 부모님을 사세요.”      

  유저1과 유저2는 이렇게 게임을 완성해 나갔다. 이 게임에 매료되는 게임 유저들은 가상 세계에 접속해서 가상 부모를 돈 주고 사기 시작한다. 가상 부모를 위한 게임 아이템을 사고팔았다. 그러니까 거대 게임회사는 돈을 벌게 해 주는 게임을 개발할 곳에 인력을 낭비할 여력이 없었다. 그런 창조력을 가진 사람들을 모집해야 했는데 나의 주인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콘텐츠 카페는 전국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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