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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ree Ways Nov 08. 2022

가을맞이 문경 나들이

가을 그 어딘가에서 처음 떠난 세 사람의 여행이야기-


먼저 첫 글이니 저희 Three ways 팀 소개를 해야겠네요. 저희 세 사람은 나이도 성별도 연령도 다릅니다. 글쓰는 작가, 사진 찍는 작가, 그림 그리는 작가가 함께 하게 되었죠. 처음엔 친목을 가장한 만남을 가지다가 어쩌다 팀이 결성되게 되었습니다.(제 기억엔 지금사진 작가님께서 같이 여행을 다니며 책을 내보자라고 운을 띄우셨고, 계획과 실행은 제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지노그림 작가님은 토달지 않고 저희들의 의견을 묵묵히 따라와주셨습니다. 부족한게 있다면 알려주셨고요. 그래서 브런치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과 다르다면 작가님들께서 다른 글에서 밝혀주시기를ㅎㅎㅎ)

 

저희가 만날 때 마다 나누는 이야기들이 참 다르면서도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았어요. 신선하기도 했고요. 또 각자의 생각들과 시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작업하는 방식, 그리고 세상의 온갖 주제와 지식을 넘나드는 대화들이 재미있었어요. 이걸 글로 한 번 풀어봐도 재밌겠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그래서 본격 작가 소개를 시작해 본다면- (오래 기다린 당신이 위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는 글쓰는 지마음 작가입니다. 전업 작가로 살면서 항상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특성의 글,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찾아 헤매다보니 내가 이러려고 글을 쓴게 아닌데 라는 회의감이 들어서 이번엔 마음대로 글을 써보기로 굳은 다짐을 했습니다. 나름 대찬 포부를 가지고 마음 속 깊게 묵혀 놓았던 이야기들을 해보겠다 다짐하고 시작해보는 브런치입니다. 저는 감성과 이성의 중간쯤에 있는 것 같아요.(이러면 조울증이 되는건가요.ㅎㅎ) 나름 계획적이지만 흥이 많고 가끔 충동적이기도 합니다. 나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쳐요. 저에게는 나다움과 자유가 제일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네요. 어쨌거나 요즘은 소소한 행복을 찾아 소소하게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펜드로잉으로 그림을 그리는 지노그림 작가님은 공대 출신의 기계영업이 본캐인 분입니다. 업무상 유럽출장이 많았는데 펜드로잉을 시작하면서 그것과 함께 유럽의 이야기를 엮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번에도 책도 나오게 되었죠.(소곤소곤. 이거 비밀인가요?ㅎㅎ 모르겠습니다. 소개하는 사람 마음이죠, 뭐!) 우리 지노그림 작가님은 매우 이성적입니다. 우리 모두 감성에 젖어 낭만을 느낄 때 가끔 산통 깨는 이야기를 하는 분이기도 해요. 100% 이과생입니다. 정답이 있어야 편한 사람입니다. 가까운 사람과의 거리도 매우 중요한 분이고요. 사실 본인은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저희가 봤을 땐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매주 등산을 가고, 산책을 가고, 출장을 갈 수가 없겠죠.ㅎㅎ 저희와 놀면서 부캐를 잘 키우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뿌듯합니다.


흘러가는 순간을 멋진 사진으로 남기는 지금사진 작가님은 사실 법대생이었습니다. 그러다 사진을 찍게 되었나봐요. 어떤 것때문에 사진에 매료 되셨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은 전문 사진 작가님이십니다. 저와 지노그림 작가님은 사진을 너무 못찍어서 좋은 것은 눈으로 보는 게 최고다를 외치는데, 지금사진 작가님은 별 것 아닌 것도 별 것처럼 보이게 찍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흘러가는 시간 속에 담긴 풍경들을 아주 멋지게 찍으시더라고요. 휴대폰으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이 능력을 앞으로 이 브런치에서 자주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 지금사진 작가님은 역마살 100%인 저보다 훨씬 많은 역마살의 능력치를 가지고 계십니다. 한달에 반은 여행중이신 것 같아요. 그래야 에너지가 충전이 된다고하네요. 또 매우 감성적이고 속마음은 매우 여리고 착한 분입니다. 아마 그래서 이런 것들이 사진에 잘 녹아드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거나 이렇게 글쓰는 지마음 작가, 그림 그리는 지노그림 작가, 사진 찍는 지금사진 작가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셋의 공통점은 굉장히 독립적이라는 것입니다. 처음 함께 여행을 하며 우리가 혹시 첫 여행부터 싸우지 않을까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안할 수 없는 고민이잖아요. 사랑하는 커플도 여행가면 싸운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됩니다. 저희는 이렇게 문경으로 떠나게 되었어요.



글이 너무 지루하실까봐 먼저 보여드리는 문경새재의 단풍 사진 입니다. 지노그림 작가님과 지금사진 작가님이 몇 번 가보셨다고 했고 저는 처음인 곳이었어요. 문경새재의 산책길은 자연이 주는 상쾌함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자연 그 자체였죠. 경사도 거의 없는 완만한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잘 찍지 못하는 사진도 찍어봅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제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이번 여행에서 지금사진 작가님은 사진을 찍지 않으셨다고 합니다...ㅎㅎ 대략 난감!


저희가 갔을 때의 문경새재는 아직 단풍이 무르익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래서 푸른 나뭇잎과 붉은 나뭇잎 그리고  사이 어딘가즈음의 색을  나뭇잎들이 공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런 단풍을 훨씬  좋아합니다. 사람도, 세상도 다양한 것들이 섞여서 함께 공존하니까요. 이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거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무엇이든 다양하게 어우러지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가봐요. 어쨌거나 그래서 여러 색이 단풍을 한참이나 요리조리 뜯어보고 사진도 많이 찍어보았습니다.  찍은 사진은 없지만요.


문경새재 2관문을 지나 저희는 투호게임을 했습니다. 저녁 설거지 내기를 했는데요. 4개를 던져 제일 적게 넣는 사람이 저녁 설거지 당번을 하기로 했습니다. 승부욕하면  지마음 아니겠습니까. 괜히 이런거에 승부욕 발동걸려 저는 2개나 넣었습니다. 결국 지노그림 작가님께서 설거지에 당첨 되셨어요. 이후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길에 예쁜 카페에 들려 멧돌 아메리카노도  잔하고 수다도 떨었습니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서 숙소에 들어왔어요. 저희는 문경 근처에 리조트를 잡아서 저녁은 가볍게 해먹으며 아주 가볍게 한잔 하기로 했는데, 각자 가져온 술을 모두 모았더니 글쎄 9병인거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저희가 밤새 마신 와인과 탁주와 막걸리의 흔적입니다. 이 많은 술을 새벽까지 다 마신 저희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 제가 제일 술이 약하다는 거.ㅎㅎㅎ 일찍 시작한 저녁 술 자리는 지금사진 작가님께서 가져온 블루투스 스피커로 더 깊에 물들었습니다. 유재하, 김현식, 김광석, 신해철, 김필, 아이유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노래 선곡입니다. 사실은 제가 옛날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저에게 나이를 속인 거 아니냐고, 누나 아니냐고 한참을 물어보셨죠. 저의 선곡을 다들 좋아해주셔서 저도 간만에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한참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 모임의 장점은 어떤 분야의 이야기를 해도 막히지 않고 잘 흘러간다는 거예요. 저희는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입니다.ㅎㅎㅎ


아침은 느지막하게 일어나 리조트를 정리하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조식으로 나온 해장국을 다들 말도 없이 맛있게 먹고, 근처에 있는 저수지로 달려갔습니다. 지금사진 작가님께서 알고 있던 저수지라 저는 저수지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몹쓸 기억력. 그래서  적어두는데  날은 숙취와 더불어 밀린 피로가 밀려와 졸기 바빴습니다.ㅎㅎㅎ 아침에 갔던 저수지에는 노오란 단풍이 예쁘게 길을 만들어 저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수지 안에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외로운 나무들이 보이시나요? 저는 이런 풍경들을 좋아해요. 외롭고 쓸쓸해 보기도 하지만 저렇게 자리를 지키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얼마나 고군분투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안에 있던 많은 걱정과 투정들이 조금 사라지는  같더라고요. 사람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만큼의 짐을 지고 이겨내야 하는 여러 환경들이 있는거니까요. 그래서   찍어두고 싶었는데 사실 제가 담고 싶었던 쓸쓸함은 담기지 않은  같네요.ㅎㅎㅎ 저수지를 한바퀴 돌고 맛있는 붕어빵도 사먹고(올해  붕어빵이었습니다. 붕어빵  좋아하는 1...) 우리도 붕어빵 장사를 해볼까 우스겟 소리도 좀 했습니다. 이후 저희는 근처의 카페에 갔다가 서울로 복귀하기로 합니다. 지노그림 작가님은 출장이 있어 바로 지방으로 이동했고요.


저는 서로를 배려하는  여행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도 아직 많이 친하지 않아서겠죠. 그렇지만 저희가 많이 친해지더라도 서로를 위한 배려와 간격 만큼은 오래 유지될  같더라고요.  무엇이든  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따로  같이가 가능해서  오래  많은 곳을 다닐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여행하며 다음에 어딜가자라고 계획을 세운 곳이  두곳이 아닌데요.(일본, 중국,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등) 과연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내년 5 아일랜드로의 여행을 미리 준비하고 있기는 합니다. : )


다음 저희의 여행은 제주도로 떠납니다. 이번에는   시간을 함께 하기로 했어요. 각자의 캐릭터를 살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는 시간들도 가지고요. 따로  같이 시간을 나누어서 보내보기도 하고, 머리는 비우고 마음은 채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에 숙소를 잡았고,  숙소에서 내내 있다 오는 것으로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아마도 조금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잡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저는 다음 여행이 벌써 기다려지고 기대가 됩니다. 원래 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레임이 가장 행복하잖아요. 비행기 티켓을 끊고, 숙소를 예약하고, 가고 싶은 곳을 찾을 때의 기쁨과 행복이 여행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장소에서 함께 할 그 셀레임을 가지고 오늘도 저는 클라이언트의 수정사항에 맞추어 글을 수정하러 가야겠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들려드릴 재밌는 이야기들, 많이 기대해주세요!



이 그림은 지노그림 작가님께서 그려주신 저의 뒷모습입니다.ㅎㅎㅎ


글쓴이 지마음

그림 지노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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