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중2병의 맛보기로 초4병이 돈다는데 어떻게 축적된 데이터에 의한 것인지 몰라도 참으로 맞는 병명이다. 아직 생일도 지나지 않은 초3에게도 조금씩 그 병의 기미가 보이고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안과 정기검진을 받고 새로운 안경도수를 처방받으며 언니들이 쓰는 금색 안경테를 가져야겠다고 짜증 내는 아이. 첫 안경인 투명 안경테 때문에 그동안 못생겼었다며 외모에 불만이 가득하다. 이젠 안경테도 안전성보단 무조건 예쁜 게 우선인 나이가 된 것이다.
점점 범위가 넓어질 불만의 덩어리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제 시작인데 곧 닥칠 스마트폰 타령과 게임 허용 시간, 학원 숙제 스트레스, 사춘기 또래들과의 기싸움 감정 소모. 앞서 초5부터 거하게 사춘기를 치러온 17세 고딩이 있기에, 그 고통을 알기에, 두렵다.
아이들은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성장도 해가는데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치고 결국 약해져만 갈 테다.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겁 없는 나이대도 지나가고 점점 작아지는 나 자신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언제까지 짧은 시간의 일만 해야 하는 것일까.
초3, 참 애매한 나이이며 중요한 시기다.
45세도 애매한 나이이며 중요한 시기다.
그 둘이 곧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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