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화

악마가 당하면 배로 갚는다.

by 제나랑


[일주일 후]


해주는 악마의 카페로 딸과 하루만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던 엄마 김현숙 계약자를 소환하고

현숙은 동시에 겁에 질려 카페 벽 쪽으로 몸을 최대한 밀착시킨다.


"이름"


"..제..발...사..살려주세요..."


해주는 어이없다는 듯 현숙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간다.


"제가..꼭 죽어야 하는 건..아니지 않나요? 다른..방법이 있을 거예요."


해주는 표정이 굳어지며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다.


"딸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왜 내가 죽어야 해! 딸을 살려준 것도 아니면서 왜! 무슨 권리로! 당신이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고 해! 신고할 거야!"


해주는 현숙의 코 앞까지 다가가 현숙의 목을 조른다.


"허, 누가 보면 이유 없이 내가 널 죽이러 온 줄 알겠네. 정신 차려. 난 계약에 의해 네가 담보로 맡긴 걸 압수하러 온 시행자일 뿐이야.

왜 너 같은 인간들은 계약서를 잘 보지 않고 소원 들어준다는 말에 사인부터 하는지 모르겠지만 계약서 조항에 따라

네가 담보로 맡긴 너의 영혼은 내가 아니더라도 분명히 소멸될 것이고, 더 고통스러울 거다!

차라리 나에게 소멸되는 것이 낫다는 걸 깨닫고 나면 이미 늦었을 거야.

하...왜 내가 매번 이렇게 친절하게 너 따위 인간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 거지?

그냥 계약서대로 내가 소환하면 이름만 말해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그냥! 네 그 망할! 이름을! 말해!"


"..어...김..김..ㅎ"


"또.박.또.박 더 크게!"


"..어...김현숙 이요..."


해주는 현숙을 놓아주고는 작업대 서랍을 열어 보통길이 보다 더 크고 긴 성냥을 꺼내

미리 켜두었던 캔들에 불을 붙이고 불붙은 성냥을 현숙을 향해 던지자 현숙의 육체와 영혼이 소멸되고 자리엔 타고 남은 재조차 남지 않고 사라졌으며,

현숙의 계약서 또한 함께 소멸되면서 현숙이 계약 당시 아메리카노를 마셨던 머그잔에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다.


이윽고 조용해진 카페 안.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욱은 한껏 얼어있다.

해주는 그런 욱을 두고 카페를 나간다.

정 실장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대표님, 잠깐 프런트로 내려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프런트? 갑자기 왜?"


"주폭 손님 하나가 할인 안 해준다고 프런트에 있는 여직원에게 물건..던지고 사장..데려오라고 난리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무식한 새끼가 감히. 뭘 던졌는데."


"프런트 데스크 상판 위에 올려두는 팝업 스탠드판을 던졌는데.."


"뭐? 뭘 던져? 미친 새끼가 어디라고."


해주와 정 실장은 프런트가 있는 로비로 향한다.

정 실장의 보고대로 여전히 행패를 부리고 있다.


"야! 야! 네가 여기 뭐 사장이야? 뭔데 안된데? 어? 미친년이 얼굴도 ㅈ 같이 생겨가지고."


주폭 손님이 또 다른 팝업 스탠드판을 던졌고 응대하던 호텔리어의 이마에 맞았다.

해주는 호텔리어에게 바로 달려가 지혈부터 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119, 112에 전화하라고 지시한다.


"야, 미친 새끼야! 어디 못 배워먹은 개새끼야! 내가 너 같은 새끼 자라고 그 개고생 하면서 이 호텔 지은 줄 알아?

뇌에 우동만 찼으면 이런데 오지 말고 집구석에나 처박혀 있어야지! ㅈ 같은 건 너지 ㅅㅂ 새끼야! 넌 내가 징역 보내줄 테니까 각오해."


경호팀이 주폭 손님을 제지하고 정 실장은 해주를 제지한다.


구급대원들과 경찰들이 도착하고 구급대원들은 다친 호텔리어를 치료한다.

경찰들 앞에서도 폭언을 지속했고 경호팀은 호텔 밖으로 끌고 나갔다.

경찰들은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심문 조사를 시행했고 피해자는 고소 접수와 함께 처벌을 희망하였다.


경찰관이 해주에게도 심문 조사를 진행하였고

해주는 호텔리어가 호텔 소속이므로 고소 절차는 호텔 법무팀과 진행할 것이며 지퍼백 하나를 전달했다.


"이거 증거 물품입니다. 귀퉁이만 부서진 건 처음 던진 거고, 완전히 부서진 건 그다음에 던진 겁니다.

두 번째 던진 건 제가 목격도 했구요. 제 직원 이마가 찢어질 정도의 충격이었고 떨어져서 부서진 게 아니라 정확하게는 맞는 충격에 의해 부서졌고

CCTV는 저의 직원이 가지고 오는 중입니다. 최대한 협조할 거고 반드시 처벌 부탁드립니다."


"네. 연락은 어디로 드리면 될까요?"


정 실장이 명함을 내민다.


"정 이환입니다. 법무팀에서는 따로 연락 갈 겁니다."


"네. 협조 감사합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구급대와 경찰들이 철수하고 경호팀도 직원들도 자리로 돌아간다.

해주는 피해 직원이 있는 탈의실로 향한다.

탈의실에서 울고 있던 직원은 해주가 들어오자 급히 눈물을 닦으며 인사한다.

해주는 카페에서 가져온 커피를 내민다.


"마셔요. 진정하는 데에는 커피보다는 차가 나을 것 같아서요. 신예지 씨 맞죠? 고소 건은 회사 쪽에서 알아서 할 거니까 신경 안 써도 되고, 일단 오늘은 퇴근해요.

일주일 정도 병가 내구요. 피부과, 정신과 꼭 가서 검진, 상담 다 받아요. 진단비, 약비 다 청구해요. 나도 그 새끼한테 청구할 거니까.

안 괜찮은 거 아니까 괜찮냐는 시답지 않은 말로 위로하지 않을게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런 거밖에 없지만 그 새끼는 책임지고 내가 감방 보낼게요.

걱정 말고 푹 쉬어요. 일주일이 짧을 수도 있어요. 병가 연장할지 말지는 상황 봐서 다시 얘기해요."


"감사합니다..근데 제가 그렇게 길게 병가를 내면 일에 차질이 있지는 않을..까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예지 씨 때문에 다른 직원 불편할 일도 없을 거니까 편하게 쉬어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해주는 예지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탈의실을 나오며 정 실장에게 직원 스케줄 조성과 인원 충원을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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