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창작은 고통의 산물이다

by 제나랑


[다음날]


사무실로 출근한 해주는 악마의 카페부터 들어가 본다.

일찍부터 나와서 시나리오 작업 중인 욱

그가 가져온듯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팝 음악이 작은 볼륨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욱은 해주가 왔는지도 모른 채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해주는 조용히 악마의 카페를 나와 사무실로 돌아온다.

정 실장은 태블릿 PC를 들고 노크를 한다.


"네."


정 실장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해주에게 태블릿을 준다.


"일주일 후에 캐나다 일정 있으십니다."


"아, 그치. 그럼 본가에 갈 수 있겠네."


"네. 이번에도 일주일 정도 쉬다 오시겠습니까?"


"네. 스케줄 조정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정 실장이 사무실을 나가자 해주의 개인 태블릿이 울린다.

[Dad]

해주는 양부모님과 일주일에 한 번씩 영상 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곤 했다.

일주일 뒤 보자는 말과 함께 1시간여 만에 통화를 끝내고 업무에 집중하는 해주

예지 호텔리어 특수폭행사건 문제로 법무팀에서 결재받으러 왔다 갔다 한다.


정 실장이 다시 사무실로 오고 나서야 벌써 점심시간이라는 걸 알게 된 해주


"대표님, 점심시간인데 식사 안 하십니까?"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장 욱 이랑 셋이서 나가서 먹을까요?"


"네. 그러시죠. 차 대기 시켜놓겠습니다."


해주는 장 욱이 있는 악마의 카페로 간다.


"식사 안 해요?"


"아...벌써 점심시간이네요."


"랍스터 좋아해요?"


"네? 랍스터요? 음...좋아는 하죠.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따라와요."


해주는 욱과 함께 로비를 지나 1층 밖으로 나간다.

정 실장이 미리 대기시켜놓은 차량에 올라타는 두 사람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랍스터바]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랍스터를 메인 메뉴로 식사를 한다.


"다음 주에 캐나다에 일정 있어서 나가."


"어? 그럼 카페에 저 혼자.."


"널 뭘 믿고 혼자 두겠니. 같이 갈 거니까 여권 준비해."


"아, 그래도 돼요?"


"계약기간 동안은 너랑 나는 세트라고. 출퇴근하니까 아직 감이 안 오나 본데. 서서히 느끼게 될 거야."


"제가 뭐 할 게 있을까요?"


"필요할 때가 있겠지. 할 일 없음 작업해, 작업! 원고 완료를 앞당길수록 너에게 유리할 거야."


세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다.


[일주일 후]


인천공항에서 18시 50분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미 티켓팅을 마치고 대기 중인 해주, 욱 그리고 이환

2023년 01월 08일 출국 서울(인천) 18:50 ---> 밴쿠버 11:30(9시간 40분)

2023년 01월 15일 귀국 밴쿠버 12:50 ---> 서울(인천) 17:05(12시간+1)

해주는 양부모님이 살고 있는 캐나다에도 호텔을 지으려 계획 중이라 앞으로도 자주 캐나다 일정이 있을 예정이다.

사실 반나절이면 일정이 끝나지만 본가에서 쉬기 위해 귀국 날짜를 미뤘다.

세 사람이 탑승해야 할 항공편 안내 방송이 나오자 슬슬 캐리어를 챙겨 케이트 앞으로 향하고 퍼스트 클래스라서 기다림 없이 바로 통과하여 탑승한다.


왼쪽 창가에는 이환, 가운데엔 해주, 오른쪽 창가에는 욱

이렇게 각자 자리에 착석하는 세 사람

왠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욱을 보고 피식 웃는 해주


"설마 처음이야?"


"...네"


(귀엽네...ㅋ)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캐나다는 순간이동으로 못 가요?"


욱의 엉뚱한 질문에 이환은 주변에 누가 있는지 빠르게 스캔한다.

해주는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왜, 아예 광고를 하지 그러냐? 국경을 넘는 건 안돼. 그게 되면 내가 돈지랄하면서 퍼스트 클래스 타고 다니겠니?"


"아..."


"저기요. 저도 프라이버시가 있거든요? 그런 건 아무도 없을 때 물어보시면 안돼요? 배려가 없네, 이 아저씨"


"죄송해요;;"


이환은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욱이 못마땅하다.

악마가 인간을 수호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해주의 기대처럼 욱이 이 역의 환생이라고 하더라도 욱은 전생에 대한 기억이 없는데,

저런 애송이를 데리고 다니다가 하찮은 실수로 해주가 잘못될까 봐 본인 보다도 더 걱정을 하고 있다.


해주도 알고 있다. 자신이 욱에게 거는 기대가 자칫 헛된 기대일 수도 있고, 실망할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건 적성에 안 맞는 성격이라 욱을 곁에 두고 지켜보다가 이 역에 대한 기억을 끌어낼 수도,

욱을 통해 이 역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수도 있다는 단 1퍼센트의 가능성에 무모하더라도 뭐든 걸어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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