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화

악마의 탄생 그리고 성장

by 제나랑


채경이 눈을 떴을 땐 건물 천장 밖에 보이지 않았고 말을 하려고 하자 입 밖으로 나오는 건 아기 울음소리뿐이었다.

그러자 간호사가 다가와 모유가 담신 젖병을 물렸고 젖병을 다 비운 후엔 다시 눕혀놨고 잠이 들었다.


잠이 든 후 채경의 영혼이 아기의 몸을 유체이탈 하듯 빠져나와 주변을 돌아다녔다.

이 아기의 이름표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기 이름: 지해주

생년월일: 1989년 6월 22일

산모 이름: 송주연]


저승사자의 말처럼 해주가 20살이 되기 전까지 아기가 잠이 든 후 영혼이 빠져나와 아기가 깨어날 때까지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5년 후]


해주가 5살이 되었고 해주의 부모는 해주를 데리고 별 보러 경북에 위치한 보현산 천문대로 향했고 별을 볼 때까지도 해주는 알지 못했다.

그날이 그녀의 부모와 마지막이 될 거라는 걸.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 사람은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천수누림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다가 다리가 아팠던 해주는 엄마에게 업어달라고 했고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던 엄마는

해주가 계속 떼를 쓰자 처음엔 겁만 주려고 자꾸 떼쓰면 두고 간다고 했고 아랑곳하지 않고 울어대며 계속 떼를 쓰자

해주의 엄마와 아빠는 그런 해주를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정말로 가버렸다.

당황한 해주는 울며 두 사람을 따라갔지만 얼마가지 않아 따라잡을 수 없이 해주의 시야에서 사라진 두 사람.

그렇게 서서 몇 시간을 계속 울던 해주는 지나가던 행인의 의해 영천보육원에 맡겨졌다.


보육원에서의 생활은 끔찍했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장은 해주를 시도 때도 없이 때리곤 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곧 해주의 입양이 결정되었고 그녀의 양부모는 캐나다에 사는 한 부부였다.

슬하에 15살의 아들이 있었고 세 사람이 직접 한국까지 와서 해주를 데리고 캐나다로 출국했다.


해주는 5살 때까지의 기억이 사라질 만큼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행복했고

양부모와 10살 터울의 오빠 Tayler와는 친부모와 친남매 못지않게 화목했다.


[해주가 20살이 되던 해]


그렇게 잘 자란 해주는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명문대학교에 입학했고 기숙사 생활이 시작되었다.


늦게까지 과제를 하다 잠이 들었고 동시에 '신'에게 소환되었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기쁘구나."


"현생의 삶도 그다지 녹록지 않던데요?"


"악마의 시작이 그리 쉬운 줄 알았더냐."


"하...이제부터 임무 수행하면 되나요?"


"악마 사용설명서는 읽어보았느냐?"


"아...까먹..아니 본가에 있는데..아직이요."


"돌아가서 다시 정독하고 임무를 수행하거라. 첫 임무이니만큼 기간은 넉넉히 주겠노라. 첫 계약 성사 기간은 1 달이니라."


해주는 꿈에서 깨어나면서 현생으로 돌아왔다.


'아...설명서 어디다 놨더라? 아니, 근데 내가 물건이야? 사용설명서라니!'


내일이 1학년 봄학기가 끝나는 4월 종강날이며, 5월부터 8월까지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해주의 양부모가 해주를 데리러 오기로 했고 본가에 도착하자마자 설명서부터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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