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화

악마에게도 시작은 있다

by 제나랑


[다음날]


해주의 양부모가 해주를 데리러 도착했고 해주는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며 포옹을 한다.

본가에 도착할 때까지 운전하는 양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통화를 해왔지만 3개월 만에 보는 딸에게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계속해서 질문을 해대고

해주는 그런 양아버지를 조수석에 앉아 꿀 떨어지는 미소로 대화를 이어가고 뒷좌석에 앉은 양어머니는 두 사람의 대화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차로 40분을 달려 Surry에 위치한 본가에 다다랐다.


3층으로 되어 있고 차고지와 마당이 있는 집.

마당에는 그녀를 반기는 시베리안 허스키 [슈가]

해주는 슈가와 잠시 놀아주다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침대 밑에 있던 트렁크 형태의 상자를 꺼내고 자물쇠를 풀고 그 안에서 책 한 권을 꺼내든다.

[악마의 모든 것]

그 책에는 악마가 가지고 있는 초능력, 인간을 소환하는 법부터 계약하는 법, 인간의 영혼을 소멸하는 법 그리고 악마가 지켜야 할 규정과

그 규정을 어기고 위반할 시에 어떻게 소멸되는 지까지 총 1000가지가 적혀있다.


'찾았다. 아 ㅅㅂ 왜 이렇게 뭐가 많아?'


해주는 일주일 동안 집에 있는 시간엔 어딜 가든 설명서를 들고 다니며 '신'과 저승사자의 말대로 정독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책의 표지가 매번 바뀌기 때문에 단지 해주가 책을 많이 읽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설명서 정독을 끝내자마자 해주의 귓가에 많은 사람들의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단순히 집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떠드나 보다 생각해

집 밖으로 나와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고 조용했다.

심지어 가족들에겐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간절하고 나약한 영혼들의 소리라는 걸 깨닫는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눈을 감고 그 소리에 집중하자 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엄마라는 사람이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 채 책임지지도 못할 거

왜 날 싸질러서는, 어렸을 땐 남자에 미쳐

싸돌아다니느라 날 방치하더니

재혼한 남편이 나를 성폭행한 걸 알고도

내가 그 쓰레기를 유혹해서 그렇다느니

자기 앞길 막지 말고 나가라고 하는 사람이

정말 제 엄마가 맞기는 한 걸까요?

그냥 둘 다 죽이고 저도 죽고 싶어요...

제발....누구든 죽여주시면 뭐든 다 할게요...)


그녀의 기도를 들은 해주는 설명서에서 본 대로 캔들을 테이블 위에 놓고 불을 켠다.

조금 전 기도하던 여자가 소환되고 어리둥절해하는 여자에게 이 상황을 설명한다.


"진짜에요? 진짜 죽여줄 수 있어요?"


"네. Briana, 하지만 기억하세요. 악마와 손을 잡으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걸."


"뭐든요! 뭐든 다 할게요! 제발 죽여주세요!"


해주가 Briana에게 계약서를 내밀자 내려놓기도 전에 가져가서 자세히 읽거나 고민조차 하지 않고 이름 옆에 사인을 한다.


두 사람은 그녀의 집으로 순간이동해서 왔다.

그녀는 부모의 방 앞으로 해주를 안내한다.

해주는 방문 옆 벽면에 걸려있는 사냥용 총을 꺼내 들고 총알의 개수를 확인한 후 장전 한다.


처음이고 설명서를 정독하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해왔지만 막상 실전이라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고 손까지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심호흡 한 번 하고 방문을 걷어찬다.

방문이 아예 박살이 나고 방 안으로 들어가자 나체로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던 두 사람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려 하자

초능력을 이용해 무력으로 제압하여 둘을 포박한 채 정확히 심장에 연발로 쏴 죽인 후 시체와 현장 처리까지 깔끔히 한 후 방문을 닫고 나온다.

방 앞에서 쪼그려 앉아 눈감고 귀 막고 덜덜 떨던 그녀 옆에 총을 던지자 그 소리에 놀라 눈을 뜬다.


눈물범벅인 그녀의 어깨를 토닥인다.


"저 두 쓰레기는 이제 없으니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살아요. 그리고 일주일 후에 봅시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거 다 해요."


그녀를 뒤로 한 채 다시 순간이동으로 해주의 방으로 돌아온 해주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이것이 악마로서의 첫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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