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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제주_8

고흐의 정원

by 서호 Mar 27. 2025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고흐의 정원


주소 :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신풍로 126-5

성읍 민속마을에서 15분~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개인적 그림취향이  음지쪽으로 쏠려 있다 보니 고흐, 프리다칼로,  뭉크, 에곤쉴레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쪽을 좋아한다.  그나마 프리다칼로는 동시대 돈과 명예를 얻긴 했지만 그녀의 상처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기회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다시 고흐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관람 동선을 소개해보겠다. 고흐의 정원 (미로 산책길) - 길을 잃을 수 있다. 실제로 난 길을 잃었고 입구로 돌아가 설명을 다시 듣기 했다.



미로가 끝나면 이제부터는 실내관람이다. 파충류체험관에 나보다 키가 더 큰 뱀까지 있었다. 미술관에 웬 파충류냐며 궁금해하시겠으므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어릴 적부터 고흐는 파충류와 곤충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파충류 체험관이 짧게 끝나면 고흐 그림을 3D로 볼 수 있는 AR 증강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앱을 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입체적으로 보인다.



<밤의 카페> "누군가 내 그림이 성의 없이 빨리 그려졌다고 말하거든 당신이 그림을 성의 없게 본 것이라고 말해 주어라."


눈물포인트가 눌리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친구 고갱과 크게 다투고 그가 떠나자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잘랐다.



“이번에 그린 작품은 나의 방이다. 여기서만은 색채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사실 이 그림을 어떻게 보는가는 마음 상태와 상상력에 달려있다. 문이 닫힌 이 방에서는 다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구를 그리는 선이 완강한 것은 침해받지 않는 휴식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테오에게


"색채를 통해서 무언가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서로 보완해 주는 두 가지 색을 결합하여 연인의 사랑을 보여주는 일. 그 색을 혼합하거나 대조를 이루어서 마음의 신비로운 떨림을 표현하는 일. 얼굴을 어두운 배경에 대비되는 밝은 톤의 광채를 빛나게 해서 어떤 사랑을 표현하는 일. 별을 그려서 희망을 표현하는 일. 석양을 통해 어떤 사람의 열정을 표현하는 일. 이런 건 결코 눈속임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존재하는 걸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렇지 않니?"



"예술은 질투가 심하다. 가벼운 병 따위에 밀려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예술의 비위를 맞추겠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것없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는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에 최하급 사람.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 주겠다."


위의 작품은 고흐가 정신병원에 있을 때 병원의 안뜰을 그린 것이다.


테오에게 생활비를 받아 쓰며  무명 화가의 삶을 살았던 고흐는 평생 자신의 정원을 가질 수 없었으므로 대자연을 자신의 정원으로 삼고 살았다. 자연이 내어주는 모습을 보며 해바라기, 아이리스, 사이프러스, 올리브나무, 아몬드나무 등을 그렸다. 고흐는 정원에게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위안을 받으며 살았다.



고흐 AR아트를 마치면 미디어아트관이 이어진다.



고흐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보시길 바란다. 편지글에 고흐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동생 테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반고흐의 편지 혹은 #테오에게 비슷한 제목으로 검색해 보라.




고흐의 작품 중 <꽃피는 아몬드 나무>라는 그림은 자신의 조카에게 준 첫 선물이자 생애 마지막 그림이다. 어두운 에너지로 그려냈던 그전 그림들과 달리 희망과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고흐의 정원 앞 유채꽃 에서 한참을 울었다. 2025년 3월 26일 수요일 새파랗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하늘도 나와 함께 울었다.  

그날의 눈물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것없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는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에 최하급 사람.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것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 주겠다."

 이 문장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금은 무명이지만 언젠가  내 글을 통해 나의 마음속에 얼마나 거대한 것들이 숨겨져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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