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바다와 함께 한 여름
여름의 모양이 달라졌다.
자전거를 타고 두부집에 가서 콩물을 사나르던 송이의 여름. 날씨가 덥고 소나기가 내려도 가리지 않고 달렸었다.
바다를 품에 안고 집 앞 산책을 하는 바다엄마의 여름. 아기를 안고 걸으니 맞닿은 몸이 둘 다 축축해졌다. 추위보다 더위에 강한 몸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걸으며 "덥긴 덥다" 바다랑 떠들다가 순식간에 댕그랗고 투명한 바다 눈에 풍덩 빠져 더위를 잊는다.
산책 내내 눈 코 입을 동그랗게 하며 오 표정을 지은 아기. 그 모습을 보고 집을 나서기 잘했다 싶은 여름날이었다. 자연과 가까이 지내는 삶을 살았으면 기도한다.
오늘따라 은빛 하늘이 어쩜 이리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둘째 아기 이름은 하늘이로 할까 생각하다 피식 웃음이 났다.
뜨거운 여름, 나의 가장 가까운 바다에서 이렇게 무더위를 잊으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