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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게 사랑스러운 아기

이가 나는 아기를 보며

by 한송이

아랫니 두 개가 뿅뿅 올라오고 있을 즈음이었나. 엄마 선배 은지 씨가 먼저 그 사실을 발견했다. 역시 달라도 다르다.


”아 귀여워! 어 바다 아랫니 나고 있는데요? 아 얼마나 더 귀여울까.“


”이가 나고 있다고요? 으아 아직 아쉬운데!“


입을 헤벌쭉 벌리며 웃는 생글생글한 아기 얼굴에 푹 빠져 있을 때라 그 얼굴을 이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다.


”에이 선생님. 지금도 진짜 너무 귀엽지만 두 개 나면 두 개 나는 대로 네 개면 네 개 나는 대로 다 귀엽다니까요!"


멋진 엄마의 마음이다. 이가 여섯 개 난 바다는 여전히 귀엽다. 은지 씨 말이 꼭 맞다. 결국 모든 순서가 사랑스러운 것이다.


요즘엔 걸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계속 서고, 서서 버티고, 밀고 걸어 다니고. 양쪽 손바닥을 번갈아 탁탁 거리며 온 집안을 기어 다니는 바다 모습이 또 아쉬워지길래 은지 씨 말을 떠올렸다.


점점 사진첩에 바다 사진이 줄어든다. 다 찍어둘 수도 없을뿐더러 같이 놀다 보면 폰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고 지낸다.


눈에 마음에 나의 일기에 가끔은 사진 속에 차곡차곡 담아두어야지. 모든 순간이 촘촘하게 사랑스러웠다는 걸.


이건 바다와 나. 우리 둘 다 평생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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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