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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민석 Oct 17. 2023

판단 요청 금지,

안 돼요. 이미 끝나버린 생각을 다시 바꿀 수는 없어요.


 미운 사람은 예쁜 짓을 해도 미워 보이고, 예쁜 사람은 미운 짓을 해도 예뻐 보인다. 과연 그가 미운 짓을 해서 미워 보이는 것일까? 혹은 그가 예쁜 짓을 해서 예뻐 보이는 것일까?


 그저 내가 그를 그렇게 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타인을 보는 것은 나의 몫이다. 타인을 판단하는 것 역시 나의 몫이다. 나의 책임, 나의 결정이다.


 그렇다면 나의 결정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진리가 있다고 한들, 그것이 나의 주관이 될 확률은 없다. 고로 나는 온전하지 않은 옹졸한 생각으로 다른 이를 재단한 것이다.


 인간은 옳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있다. 나 역시 그렇다. 어쩌면, 나는 다른 이보다 더 옳지 않음으로 가득 차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내가 다른 우주인 그대를 바라본다. 무엇으로 바라보는가?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지켜보는가? 그것은 정당한가?


 미운 사람은 예쁜 짓을 해도 미워 보이고, 예쁜 사람은 미운 짓을 해도 예뻐 보인다. 그가 예쁜 짓을 하는 것과 미운 짓을 하는 것은 잘하거나 못한 일이 아니다. 그냥 그랬을 뿐이다.


 그러므로 잘못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내가 그를 그렇게 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진리도 아닌 주제에 그릇된 주간으로 그를 재단하고 판단하고 손가락질 한 나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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