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레프 Jan 12. 2023

바느질

60. 상처를 꿰매지도 못한다


고맙습니다만,


의도가 어찌 되었든

실 없이 바늘로만 꿰매면

찌르는 것 밖에 더 되겠나요


바늘 없이 실로만 묶으면

목을 조르기밖에 더 하겠나요


둘 중 하나만을 가져와

연민을 보이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흉기를 선물로 주는 것이겠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두 가지를 모두 받았다고 해서

제가 봉합을 하진 못할 테니까요


아마 여러 차례 생살을 찔러가며

어영부영 기워놓았을 겁니다


요즘 바느질 제대로 하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상처를 꿰매는 건 더 그렇겠죠.




이전 03화 누군가 그들을 깨트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