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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프 Dec 27. 2022

나는 그저 너를

52. 너는 그저 나를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었다

메마른 반응이라도 보기 위해

혼자만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네게

다정히 말을 거는 것들을


그 불쌍한 것들을 하나씩 떼어내

너에게 나 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게 됐을 때

처음으로 기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나의 긴 수고로

네 행복한 표정을 보게 되어 흐뭇해하던 와중

너는 조용히 나를 떼어냈다

그리고는 다시 네 관심사에 온 신경을 쏟으러 간다


너는 그동안 그저

네게 붙어있던 많은 것들을

떼어내지 않고 있던 것뿐이란 걸


마지막으로 남은 나를 직접 털어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넌 그저 나를

난 그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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