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진수식
당신은 기어코
바다를 만들 심산인지
몇 날 며칠
눈물을 멈추지 않는다
속눈썹은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염분으로 따가워진 볼은
굵은 눈물이 흐르는 길로 굳어져 버렸다
이대로라면 세상은 태어난 이래
두 번째로 잠길 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정말 바다가 된다면
이름을 울음바다라 짓자
그리고 난 뒤에
배 한 척을 지어
진수식을 열어도 될 것 같다
당신 외에 모두가 잠겼으니
배의 탄생이라도 축하할 수 있도록
기뻐할만한 일을 남겨두는 거야
띄워진 배 안에는
희망 외에 어느 것도 두지 말자
잠긴 것은 잠긴 대로 머물다
가끔 해수면 위로 떠오르면
양지바른 육지가 나타날 때까지 쫓아올 테지만
땅에 올라오면 제 스스로 누울 자리를 파고
몸을 묻을 것이니 큰 걱정은 말자
희망만을 품에 담고 다니자
두 번째 무지개는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