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꿈

by 이상역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화롭다. 하늘에서 뭉게구름이 온갖 형상을 연출하는 날이면 마음은 지난 시절 한때로 돌아간다.


사람은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많은 꿈을 꾼다. 하늘의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갖가지 모양을 상상하듯 꿈도 구름의 모습처럼 다양하게 나타난다.


삶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일상의 울타리를 벗어나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거나 못다 이룬 꿈을 꾸기도 한다. 지나간 삶을 다시 살아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을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수 박지윤이 부른 ‘하늘색 꿈’의 노랫말처럼 어린 시절의 잊어버린 꿈이나 다시 꾸면서 살아가고 싶다.


아침 햇살에 놀란 아이 눈을 보아요

파란 가을 하늘이 내 눈 속에 있어요

애처로운 듯 노는 아이들의 눈에선


거짓을 새긴 눈물은 아마 흐르지 않을 거야

세상사에 시달려가며 자꾸 흐려지는 내 눈을 보면

이미 지나버린 나의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작고 깨끗하던 나의 꿈이 생각나 그때가 생각나

난 어른이 되어도 시간이 아무리 흘러간다 해도

하늘빛 고운 눈망울 오오 나의 가벼운 눈빛은


간직하라던 나의 꿈 잃고 싶지 않은 나의 어린 시절

어린 꿈이 생각나네(박지윤 노래, '하늘색 꿈').


‘하늘색 꿈’이란 노래를 부르면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들이 떠오른다. 이미 지나버린 꿈이지만, 하늘을 바라보던 하늘빛 고운 눈망울과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지금도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을 잊지 않으려고 눈빛은 형형하게 빛나지만, 저녁노을의 그림자를 따라 저편 언덕으로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지금까지 바라본 하늘은 무슨 색깔일까. 하늘이 무슨 색인지 까맣게 잊고 살아온 지도 오래다. 하늘색에는 여러 의미가 깃들어 있다. 하늘색은 꿈과 한 번쯤이란 의미가 포함된 명사지만 꿈을 꾸는 바탕을 제공하는 동사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은 모처럼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을 찾아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지난 시절의 꿈이 퇴색되어 버린 지금에 와서 다시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것은 그 시절의 꿈을 잊지 않고 살고 싶어서다.


어린이의 눈에만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른의 눈에도 하늘은 파랗게 들어온다. 단지 그것을 바라보고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느냐 하는 현실의 바탕이 중요하다.


어린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파란 꿈을 꾸지만, 어른은 하늘을 바라보며 파란 꿈보다 자신 앞에 놓인 현실을 벗어나는 꿈을 꾸기에도 바쁘다.


삶을 두고 누가 잘 살고 못 사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린 시절의 꿈도 중요하지만, 어른이 되어 현실을 헤쳐가는 삶의 꿈도 소중하다.


지난밤에 꾸었던 꿈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억에서 빠르게 소진한다. 어린 시절에는 지난밤에 꾸었던 꿈이 오래도록 남았지만 나이 들어갈수록 지난밤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신세다.


삶의 꿈은 진실하고 소박할수록 하늘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가수 박지윤도 하늘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하늘색 꿈'이란 노래를 부른 것이다.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점은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파란 꿈을 꾸고 살아가느냐다. 어린이는 지난밤에 꾸었던 꿈을 현실로 받아들이지만, 어른은 꿈마저 잊은 채 아침을 맞는다.


지난밤의 꿈을 성장하는 디딤돌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은 하늘과 땅처럼 벌어진다. 지금은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꿈속에서라도 돌아가고 싶다.


오늘 밤에는 어린 시절에 꾸었던 하늘색 꿈이나 다시 꾸고 싶고 내일은 붉게 떠오르는 아침의 태양을 바라보며 파란 희망가나 불러보고 싶다.

keyword
이전 17화본인 상(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