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이드가 시드니의 야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폿 잭슨만 부둣가에 도착해서 바라본 시드니 야경은 도시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멋진 그림으로 다가왔다.
오페라하우스 구석구석에서 빛나는 불빛과 바다에서 90m 높이에 설치된 하버 브리지 사이로 시드니 야경이 눈부시게 들어왔다. 일행들은 야경을 배경으로 영혼을 남기고자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 만들어 놓고 사람이 취하는 모습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는 것 같다. 밤이 이슥하도록 부둣가에 앉아 시드니 야경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것만 볼 수 있는 것이 단체여행이다.
가이드는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며 목소리의 톤을 높인다. 그리고는 여러분처럼 특별한 모임의 관광객이 아니면 이곳을 안내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이드의 말을 믿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가이드가 점차 여행자를 위한 맞춤형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시드니 관광지나 상점에 갈 때마다 특별함과 차별화를 강조한다. 차별화된 것을 통해 무엇을 얻어내려는 심보라는 생각이 든다. 가이드란 여행지에 대한 지리나 문화나 역사를 설명하고 안내해 주는 사람이다.
가이드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지 않고 여행자에게 아부만 하려고 한다. 내가 가이드의 행동거지를 탓할 바는 아니지만, 마음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외국에 와서 야경을 구경해 본다. 유년 시절 고향에서 산 너머 낯선 세상을 동경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먼 이국인 시드니까지 와서 야경을 구경하다니 머릿속은 저절로 지난 시절로 돌아간다.
그런 아련함과 향수에 젖어들자 풋 잭슨만의 물결이 그리움의 물결로 변하면서 자꾸만 과거로 과거로 노를 저어가며 지난 시절을 향해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