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직장의 일에 손을 놓고 공로연수를 보내는 중이다. 공로연수 기간에 퇴직 후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어머니가 계신 시골에 가서 형네 농사일도 도와주며 몸으로 체험도 하고, 옛 직장 동료의 과수원 농막에 가서 유숙하며 농막 설치와 과수원 운영도 알아보고, 인제에 휴양차 간 친구를 찾아가 그곳에서 생활은 어떠한지 등을 살펴보았다.
직장에 다닐 때는 어딘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없었지만 여행을 겸해서 돌아다니는 것이라 하루면 갔다 올 수 있는 곳도 이틀 내지 삼일 정도 시간을 잡아 돌아다닌다.
그렇게 일삼아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며 배운 것도 많다. 서울을 떠나 이곳저곳 돌아보니 퇴직 후에 고향이나 다른 지역에 가서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퇴직 후 서울에서 마땅하게 할 일을 찾지 못하면 굳이 서울에서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서울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금만 받고 살아가려면 생활비도 그렇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직장을 물러나면 서울을 벗어나 건강도 생각하고 조그만 텃밭이라도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사는 것도 고려해 볼 생각이다. 옛 동료들은 퇴직 후 자기 몸에 맞는 일을 잘 찾아간 것 같다.
출입국에 다니던 동료는 행정사사무실을 개업해서 비자 관련 일을 하고, 법원에 다니던 동료는 법무사 개업을 준비하고, 직장에 다니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동료는 중개업을 개업해서 운영하고 있다.
한 달간 얼마의 수익이 나던 자신의 사무실을 차리고 일을 한다는 것은 행복한 선택이다. 직장을 퇴직하고 자기 사무실을 차리고 일을 하는 사람은 퇴직 전에 설계를 제대로 한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의 특성과 취미를 고려해서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도 뒤늦게 행정사 자격을 취득했다. 금년도에 실무수습을 마치면 사무실을 얻어 행정사를 개업할 수도 있다.
행정사도 내년부터 실무수습 조건 등이 강화되어 하반기에 실무수습을 해두려고 한다. 아직은 퇴직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내년에 행정사를 개업하든 텃밭을 가꾸든 퇴직 후 수익은 많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탐색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당장 내년부터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냥 집에서 무언가를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도 생활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다. 연말까지는 급여가 나오니 그럭저럭 지낼 수 있지만, 내년부터 연금을 받게 되면 생활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직에 근무한 기간이 길지 않아 연금도 그리 많지는 않다. 지금 집에서 쓰는 생활비를 유지하려면 연금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아내에게 생활비를 줄여 쓰라고 말은 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걱정이다.
평소처럼 생활비를 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지출을 줄이는 것도 힘은 들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퇴직 후를 대비해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 제일 먼저 행정사 실무수습을 등록해서 이수는 해 두려고 한다.
행정사 자격증을 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려는 것이다. 그리고 글쓰기도 꾸준히 하면서 등단이나 수필집을 내는 것도 준비해보려고 한다.
아직은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사무소 개업이나 다른 직장에 취업은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몸이라 준비만 해두려고 한다.
그리고 퇴직한 후에 서울 집을 정리하거나 전세를 놓고 수도권이나 지역에 내려가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서울에서 마땅한 일거리도 없는데 텃밭이나 가꾸면서 글쓰기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텃밭을 가꾸며 사는 것도 몸과 정서적 안정에 좋다. 서울에서 돈벌이가 쉽지 않으면 용돈을 줄이는 차원에서 텃밭을 가꾸며 생활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금년도 상반기에는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것이 뒤엉켜 버렸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목표했던 것을 하나도 이루 지를 못했다. 내 능력과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그 와중에 지역에 다니면서 퇴직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은 어느 정도 잡았다.
앞으로 하반기에는 계획했던 것을 이행해서 연말에 퇴직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려고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내일도 알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설계와 계획도 주변 상황이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무슨 일이든 주변 상황에 맞게 돌아가고 여건이 성숙되어야만 일이 시작된다. 주변 상황과 여건이 맞지 않았는데 억지로 일을 시작하면 그 일은 하나 마나 뻔하다.
퇴직 후 일을 하는 것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든 내 마음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삶에서 일이란 살아가는 주변과 여건이 성숙되고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그런 상황은 억지로 다가오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시기와 상황을 놓치지 않고 삶의 디딤돌 삼아 일을 추진하는 것이 인생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