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하나요?
밤이 되면 귀뚜라미 울움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제민천에서 온종일 물질하던 오리는 깃털 속에 자신의 머리를 파묻은 채 물 위에 잠이 들어 있는지 조금의 미동도 없다.
조금 시원해진 날씨 덕분일까?
제민천가를 유유히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몇 명씩 그룹을 이루어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도 보인다
쌍쌍이 함께 달리는 연인들도 눈에 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마음이 이끌면 가볍게 달려도 본다.
걷기와 달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내 몸도 여유와 긴장을 반복한다.
'이게 달리기의 매력이지' 혼잣말로 속삭인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읽은 문장이 문득 떠오른다.
"마음은 감사하고 몸은 운동하기"
이 말처럼 하루하루를 지속하다 보면 마음과 몸도 조금씩 회복과 탄력을 얻는다.
글쓰기도 이렇게 내 일상 속에 자리를 잡았다.
한편을 마치고 나면 다음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먼저 찾아 오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기까지 왔다.
커피숍을 운영하고 그림을 그리는 다양한 일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며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글쓰기였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준다는 것
누군가에게 속삭이듯 마음을 건넬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내 삶에 얼마나 깊은 감동을 주는지 알고 있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나를 찾아가고 지금의 나를 새롭게 정립해 나간다.
살다 보면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해 나의 연약함을 보고 알게 하시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크신 능력의 손길로 나의 약함이 강함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역사 하심을 느끼게 된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를 앞으로 이끄는 비전이 된다.
더 이상 경쟁자나 비평가에게 삶의 비전의 즐거움을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나 스스로의 한계 속에 나 지신을 가두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이들에게 내가 품은 열정과 도전, 그리고 그려 나가는 삶의 모습을 기꺼이 보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