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십여 년이 조금 넘는 시간의 직장생활동안,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내가 직장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는지 반성을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가끔씩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간간히 밤을 꼬박 세기도 했습니다.
취업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던 사범대를 졸업 후 선택한 곳은 소규모 학원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알았습니다.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는 재주가 없어.'
스스로의 적성을 알면서도 엄마의 추천을 받아 학원에 취업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최악의 선택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게 월급이 120만 원 정도였으니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추천받아, 시험 삼아 들어간 학원강사 생활은 대학 졸업한 스물여섯 여름부터 시작하여 서른네 살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8년 동안 한 번도 퇴직금을 받거나, 실업급여를 받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그저 미련했을 뿐이지요.
사대보험도 들어가 있지 않아, 어느 가을 제 생일이 지나갈 무렵 국민연금에 직접 신청하여 부었습니다.
갑근세라는 3.3% 세율만 제한채 최저임금으로 일했어요.
학원을 다니는 그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월급은 200만 원을 넘겨본 적이 없습니다.
많으면 180만 원, 적으면 120만 원까지 거의 최저임금에 수렴하는 월급을 받으면서 드는 자괴감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입니다.
주변에서는 누구 아들은, 딸은 대기업을 갔네, 공무원이 되었네, 선생이 되었네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너무 힘들었어요.
것도 그럴 것이 제 대학교 동기 두 명은 전부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거든요.
결혼식에도 오라고 초대받았지만, 차마 초라한 제 자신을 보이고 싶지 않아 가지도 못했습니다.
그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익숙해져서, 아님 반은 포기해서 그런 건지 지금은 유독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 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는 답을 찾았거든요.
그건 바로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미니멀라이프와, 절약입니다.
최소한의 삶과 절약을 통해 충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어요.
그 자세한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