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어 98학번 너에게 속삭인다

스무살, 너에게 속삭여주고 싶다

by 우아옹

오랜만에 동생네 부부와 넷이서 불금을 보냈다.

동생이 98년생 직장 후배와의 세대차이를 이야기했다.

98년생에게는 2002년 월드컵도 기억에 없고, 서태지도 이름만 안다고 했다.



늦은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먹으면서 문득 나의 20대가 생각났다.


나는 98학번이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수업을 땡땡이치고 광화문에 가서 파도타기를 하고 모르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를 하던 98학번이다.

학창시절 태지 오빠의 카세트테이프를 거꾸로 감아 돌려 들으면서 숨을 죽이던 추억이 있는 98학번이다.

직장을 구하기 위해 종일 좁은 독서실에 앉아 공부도 해봤고 직장생활하면서 내 맘대로 되는 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좌절도 했다.


하지만

20대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이 되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고

30대에 사랑하는 아이들을 출산하여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어느덧

나는 40대의 평범한 주부가 되었다.

마흔이 되어 20대를 생각하니 "왜 그 좋은 시절을 즐기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20, 30대에는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이룬 것도 많고 행복한 시절도 많았다.

그 시절엔 하루하루 일상이어서 감사함도, 즐거움도 모르고 지나왔던 것 같다.


만약 내가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좌절이, 힘듦이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삶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24시간 독서실에 앉아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지금 직장이 있고 육아휴직이라는 달콤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직장에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을 경험했기에 그들보다 더 강력하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삼 남매를 키우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내공이 있다는 것을.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내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즐겁지 않을 게 없다는 것을.


나의 20대에게 속삭여주고 싶다.


출처 미흔에 읽는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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