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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연습하셔야 합니다.

'존중'에 관하여

by 우아옹


어른 대하듯 아이를 존중하라.
나다니엘 브랜든


2022년 마지막날도 엄마의 말연습으로 시작한다.


몇 달 전 우연히 알게 된 키워드
인정, 긍정, 다정

'나는 왜 아이들에게 화가 나 있는 거지?

도대체 아이들은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지?'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을 빙빙 돌고 있을 때 이 키워드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찾고 싶어졌다.

내 안에 있는 인정, 긍정, 다정의 말들을.


이 키워드를 사용하신 분은 윤지영(오뚝이샘) 작가님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다.

온순한 첫째 딸과 달리 여러모로 힘들게 하는 둘째 아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인정, 긍정, 다정'으로 이겨내신 분이었다.

이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부모말연습 실천모임'을 한다는 공지도 보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모임신청을 했지만 인증해야 하는 내용을 보고 멈칫했다.

30일간 음성녹음 인증이라.

내 목소리를 내가 듣는 것도 어색한데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유까지 해야 한다니.

'하지 말까?'

잠깐의 유혹이 있었지만 아이들과 나를 위해서 해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혼자 있을 때 몰래몰래 하다가

재택 하는 신랑이 있을 때, 아이들이 있을 때도 도전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들을까 부끄러워 속삭이듯 살짝 했는데 아이들이 하나 둘 와서 관심을 표현한다.

"엄마가 이쁜 말 하려고 연습하고 있어"라고 말하자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이들.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찐 웃음만으로 느껴졌다.

내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해졌음을.



매일 짧은 시간의 말연습과 음성녹음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분노하는 것은 아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의 문제라는 것을.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매번 아이에게 인정, 긍정, 다정의 말을 해주지 못하는 나에게 많은 죄책감이 들었다.
차라리 몰랐음 괜찮았을 텐데 잘못을 알면서도 실수하는 내가 참 못나게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이다.
마지막쯤 나온 글귀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우리 모두 아이에게 화내지 않는 부모는 되기 어려워도,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는 될 수 있습니다."


맞다.

내가 하고자 했던 육아의 본질은 존중이었다.

첫아이를 낳고 다짐했던 마음.

어린이집 상담일지에 빼놓지 않고 썼던 .

'존중받는 아이'

그동안 육아에 지치고 힘들다고 저 멀리 던져놓고 쳐다보지 않았던 내 육아의 기준점이 생각났다.

엄마의 말연습 덕분에 찾게 되었다.

이제 그 기준점으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더 공감되는 말을 하고 스스로 멋진 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엄마의 말연습을 이어가고 싶다.

존중받는 아이들이 되도록

존중받는 내가 되도록

2023년에도 '인정, 긍정, 다정'의 말연습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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