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진은 무척 행복하다. 그녀가 꿈꿔왔던 모든 게 현실이 되었다. 한 편의 찬란한 동화 속에 살아가는 듯하였다. 신랑은 평범하고 아담한 외모지만, 그의 경제력은 무척 탁월하였다. 매달, 미진에게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돈은 그녀의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채우는 무한한 자원이었다.
그녀는 대궐 같은 빌라에 살았다. 이곳의 넓은 공간은 품격과 우아함이 녹아든 오아시스 같았고, 세련된 장식은 황홀한 예술작품이었다. 그리고 두 명의 가정부가 교대로 집안의 모든 일을 세심하게 챙기며, 그녀가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게다가 가정부들은 매일매일 정성스럽게 호사스러운 음식을 차렸으므로, 그녀는 식사 시간마다 축제처럼 느꼈다.
남편은 자식도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의 일상은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지내며, 쏟아지는 돈으로 즐거운 소비를 누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므로 그녀는 먹고 자고 싸고 난 뒤의 모든 시간을 자신의 아름다움을 치장하고 돋보이게 하는 과정에 온전히 할애하였다.
매일 아침,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면, 미진은 화려한 변신의 여정을 시작했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그녀는 바로 화장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다양한 색조와 질감의 화장품들이 정돈되어 있었고, 그녀의 손끝은 세심하게 각종 메이크업을 조절하며 그녀의 얼굴을 꾸미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색조의 립스틱과 아이섀도, 정교한 블러셔가 그녀의 얼굴에 조화를 이루어, 마치 섬세한 화가가 캔버스에 명작을 그려내는 것처럼 완성도 높은 아름다움을 창조해갔다.
화장을 마치면 화려한 의상들이 걸린 옷장 앞에 섰다. 신중하게 선택된 드레스는 그녀의 체형에 맞춰 조화를 이루며, 각종 디테일과 장식이 돋보였다. 명품 옷들은, 때로는 신비롭고 우아하며, 때로는 과감하고 대담한 패턴으로 그녀의 존재감을 극대화했다. 이들 의상은 그녀의 변신을 한층 돋보이게 하여, 그녀를 마치 고귀한 여왕처럼 보이게 했다.
다음으로 그녀는 옷에 어울리는 구두를 골랐다. 매끄러운 가죽에 섬세한 장식이 가미된 구두들은 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우아함을 완성했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디자인이 어우러져 발걸음마다 자신감과 품격이 흘러나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명품 가방을 골랐다. 그 백은 미진의 전체적인 스타일에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미진은 이렇게 매일매일 자신을 완벽하게 치장하며, 각종 화려한 장식과 스타일로 자신만의 무대에 서는 듯한 감각을 만끽했다. 그녀는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에서 진정한 만족과 행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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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의 하루는 신랑이 출근한 후, 여유롭고도 사치스러운 일상의 연대기로 채워졌다. 그녀는 차를 몰아 시내로 향했다. 그녀는 화려한 도시의 거리를 가로지르며, 꿈꾸는 듯한 기분으로 매일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시내에 도착하면, 그녀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백화점과 각종 명품 숍으로 이어졌다. 명품 숍의 문을 열면, 그녀를 맞이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정교하게 진열된 패션 아이템들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신중하게 각종 구두와 가방, 의상들을 감상하며,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공기를 만끽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미진은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레스토랑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세련된 인테리어는 그녀를 더욱 고상한 인간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녀는 친구를 초대하여, 전망 좋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맛있는 요리와 고급 와인이 오가는 가운데, 그들의 대화는 최신 패션과 유행, 껌딱지처럼 가볍기 그지없는 수다로 가득 채웠다.
오후가 되면, 그녀의 일상은 더욱 풍성한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미진은 호텔 마사지 숍으로 발걸음을 옮겨, 거기서 편안한 휴식과 몸의 피로를 풀었다. 이어서 그녀는 미용실로 가곤 했다. 그녀는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만족하며 자신감과 신선함을 느꼈고, 자기 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그 후, 미진은 고급 찻집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찻집의 은은한 분위기와 고요한 음악 속에서, 그녀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하루의 소소한 일상들을 친구와 공유했다. 차의 향기와 함께, 그녀의 마음은 더욱 평온하고 행복하게 가득 차올랐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신랑이 퇴근할 시간 즈음에 미진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은 여전히 평화롭고 조용하며, 그녀의 하루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 유유한 일상에서, 미진은 현대인의 모든 화려함을 즐기는 삶을 맘껏 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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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의 과거는 불행했다. 이쁘게 태어났지만 돌대가리였다. 더욱 큰 문제는, 그녀의 두 언니가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거였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언니들과 전교 꼴찌를 밥 먹듯이 하는 동생의 불편한 동거. 언니들은 냉혹하기도 하였다. 그들의 까칠한 성격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감정의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부모님 역시 그런 분위기에 동조하며, 언제나 미진은 가족의 차가운 시선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미진의 삶에서 유일한 빛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남동생이었다. 그는 언제나 미진을 감싸주었다. 그녀가 가출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순전히 동생의 따스한 마음씨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집 밖을 나서게 되면, 미진의 이쁜 얼굴은 저주처럼 그녀를 괴롭혔다. 칼날 같은 비아냥과 쑥덕거림은 그녀를 더욱 고립시켰다. 그녀가 학교에서 받는 성적표는 마치 가족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흉기와도 같았다. 어머니는 종종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떻게 너는 언니를 하나도 닮지 않았니?"
아버지는 고개를 저으며 "노력을 해! 노력을…. 언니를 봐!"라며 그녀를 괴롭히기 일쑤였다.
미진이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속삭임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저기 돌대가리 미진이 왔어!"라며 흉측한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 그들의 눈에는 동정이나 연민 대신 조롱과 비웃음만이 가득했다. 쉬는 시간에 미진이 복도를 걸을 때면, 무리 지어 서 있는 아이들은 일부러 크게 떠들며 그녀를 향해 수군댔다.
"이쁘긴 이쁜데, 저 대가리로 대체 뭘 할 수 있겠어?"
"언니들은 천재인데, 왜 저 애만 저 모양일까? 돌연변이인가? 아니면 주워온 자식?" 미진은 이 말이 마치 날카로운 가시처럼 그녀의 가슴에 콕콕 박히는 것을 느꼈다.
동네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어른들은 미진을 보며 눈짓으로 서로를 찌르곤 했다.
"저 애가 그 유명한 천재 자매의 동생 맞아?"
"우메, 저렇게 예쁜데 우찌 저리도 머리가 나쁘당가?" 그들의 수군거림은 그녀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다니며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미진이 아무리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도 그들의 말은 끊임없이 그녀를 아프게 했다.
미진은 늘 도망치고 싶었다. 언니들의 빛나는 성적과 비교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 가족의 기대에 늘 못 미치는 초라한 존재, 그리고 동네와 학교에서 날아오는 비아냥과 쑥덕거림.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더 이상 축복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를 더욱 눈에 띄게 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의 조롱과 비웃음을 받게 했다. 미진은 매일 밤, 자신의 눈물을 베개에 묻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이 얼굴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똑똑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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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당연하게도 두 언니는 서울대를 거쳐 모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삼수 끝에 겨우 지방의 초라한 대학에 입학을 할 수 있었다. 합격 소식을 알렸을 때, 집안에서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래도 합격은 했으니 다행이야!"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뚜렷한 슬픔이 서려 있었다.
대학 캠퍼스는 마치 그녀의 좌절과 실패를 상징하듯이 낡고 바래 있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교정도 언니들이 밟았던 화려한 미국 도시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자신을 자책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할까?’
언니들이 미국에서 보내오는 화려한 사진들은 그녀에게는 너무도 먼 꿈처럼 보였다. 그녀의 현실은 작고 초라한 기숙사 방 안에서 좁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미진은 때로는 대학 도서관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곤 했다. 그녀의 시선은 멀리 펼쳐진 들판과 낮게 드리운 하늘을 향했다. 그 풍경은 그녀의 현재를, 그리고 흐릿한 미래를 비추는 듯했다. 그녀의 눈에는 자신을 향한 연민과 절망이 깃들어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어렴풋한 희망의 불씨도 남아 있었다.
‘내 길은 조금 다를 뿐이야.’ 미진은 그렇게 자신에게 속삭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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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진의 삶에 놀라운 변화가 별안간 찾아왔다. 대학 축제 때였다. 봄바람이 살랑이는 5월의 한가운데, 꽃들이 만개한 캠퍼스에서 그녀는 당당히 5월의 여왕으로 뽑혔다. 무대 위에서 왕관을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미진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다웠다.
그 순간, 미진은 자기 내면에서 무언가가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빛, 특히 남학생들의 뜨거운 시선은 이전의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마치 땅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순간과도 같았다.
미진은 처음으로 자신을 꾸미는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비출 때면, 그녀는 일찍 일어나 거울 앞에 앉았다. 화장대 위에 놓인 화장품과 액세서리들이 그녀의 새로운 도구가 되었다. 그녀의 손길이 지나갈 때마다, 얼굴은 더욱 빛나고 눈은 더욱 매혹적으로 변해갔다. 머리카락은 부드럽게 빗겨지고, 피부는 화사하게 반짝였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다듬어 나갔다.
캠퍼스를 거닐 때마다 그녀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았다. 그 시선들은 마치 따스한 햇볕처럼 그녀를 감싸며 자존감을 불어넣었다. 남학생들의 눈빛은 끌림으로 가득 찼고, 그녀는 그 시선들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
미진은 더 이상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소녀가 아니었다. 예전의 미진은 이제 그녀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녀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고, 그 변화는 그녀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이 변화는 마치 봄의 꽃이 만개하는 것처럼, 그녀의 삶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미진은 대학 최고의 킹카가 되어, 그 아름다움과 관능미로 숱한 남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 수많은 남자가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모습을 즐기며, 삶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남자들은 경쟁적으로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앞다투어 다가왔다. 그들은 줄을 서서 그녀에게 밥을 사주고, 값비싼 술을 대접하며,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그녀에게 건넸다.
미진은 이러한 호의에 거리낌 없이 응답하며, 매일 축제처럼 살았다. 시내의 화려한 거리에서는 팔짱을 끼고 웃음소리를 흘렸고,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남자들과 담소를 나누었다. 밤이 되면 그녀는 클럽의 사이키 조명 아래, 춤을 추며 시간을 보냈다. 미진은 자유롭고 매혹적인 여신처럼, 모든 이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녀의 삶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 미진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반짝였다. 그런 나날들이 그녀에게는 끝없는 기쁨과 설렘의 연속이었다. 미진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삶이 너무도 행복하고 충만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런 삶을 위해 설계된 존재처럼, 모든 순간이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녀의 화려한 대학 생활은 졸업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미진은 여전히 그 중심에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주목받았고,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눈길을 끄는 것은 멋있고 까칠하며 똑똑한 남자들이 아니었다. 미진은 그런 남자들에게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돈이 많고 어리숙하며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남자들을 골랐다.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와 은근한 눈빛은 그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미진은 이런 남자들에게 줄 듯 말 듯 유혹하며 자신의 곁에 두었다. 그녀는 그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냈다. 값비싼 선물과 호화로운 저녁 식사, 그리고 다양한 편의와 특권들을 누리며, 그녀는 그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그러다 단물을 다 빼먹었다 싶으면 망설임 없이 새로운 남자로 갈아탔다. 그녀의 삶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향연처럼, 끝없이 새로운 즐거움과 기쁨으로 채워졌다. 그녀에게 빠져든 남자들은 그녀의 달콤한 말과 미소에 속아 모든 것을 바쳤다. 미진은 그들의 간절함을 다 알고 있었지만, 그저 흘러가는 물처럼 그들과의 관계를 즐겼다.
미진의 삶은 한편의 화려한 드라마였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이어지며 그녀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중심에서 언제나 빛나고 있었다. 그녀의 인생은 끝없는 축제였고, 그녀는 그 축제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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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미진의 화려한 삶도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언제나 빛나던 그녀의 청춘도 서서히 저물어갔다. 어느새 서른을 넘긴 미진은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보며 변화의 흔적들을 발견했다. 눈가에는 주름이 하나둘씩 자리 잡았고, 햇볕에 그은 얼굴에는 주근깨가 늘어갔다.
그동안 무수히 마신 술과 피운 담배로 인해 그녀의 목소리도 예전의 맑고 청아한 음색을 잃었다. 한때 탄력 있고 윤기 있던 피부는 이제는 그 빛을 잃고, 푸석하고 생기를 잃어갔다. 미진의 모습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주변의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그 관심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미진은 마치 시들어가는 꽃처럼, 그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한때 눈부시게 빛나던 그녀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갔다. 그녀의 매력은 서서히 사라지고, 그녀를 둘러싸던 남자들의 시선도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화려했던 날들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했지만, 현실은 그때와는 달랐다. 미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보며,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다. 미진의 삶은 해가 저물어가는 노을처럼,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더 이상 찬란하지 않았다. 그녀의 화려했던 시절은 이제 끝나가고 있었다.
미진은 서른 중반을 넘어서며 삶의 다음 장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 준비의 일환으로, 그녀는 결혼 정보 회사를 찾았다. 그녀는 눈에 띄게 화려한 삶을 원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을 감싸주는 사랑과 보살핌이 아닌,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을 원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노후까지 윤택하고 빛나게 유지되기를 바랐다.
"나의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미진은 코디네이터에게 명확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보지 말고, 단지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잘 벌어주고 착한 마음을 지닌 남자가 필요해요."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결정사는 쉽사리 그녀가 원하는 신랑 후보를 내주지 않았다. 회사의 전략은 단순했다. 그녀는 한마디로 ‘좋은 상품’이었다. 미진을 통해 더 많은 남성을 끌어들일 수 있으므로, 그녀의 개인적인 바람은 무시했다. 회사는 그녀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하여,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만 집중했다.
미진은 점점 조급해졌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희망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 희망은 점점 실망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정보회사의 추천으로 칠규라는 남자를 소개받았다. 그는 듣도 보도 못한 작은 회사의 평범한 회계사였다.
그와 마주한 순간, 미진은 첫인상에서부터 실망감이 밀려왔다. 그녀가 꿈꿔온 신랑하고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키도 작고 평범한 얼굴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가장 중시했던 '돈'의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외모와 태도, 그리고 그가 주는 인상은 흐릿한 색조처럼 느껴졌다. 한마디로 돈 없는 샌님 유형이었다. 그의 검소한 복장과 소박한 말투는 그녀를 점점 절망으로 끌고 갔다. 그 어떤 화려한 모습도, 그녀가 염원하던 그 어떤 요소도 그의 존재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순간, 자신의 조급함과 실망감이 뒤엉켜, 그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칠규 씨,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나중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그녀는 아픈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불편함과 실망감으로 일그러진 채, 거리를 나섰다. 시원한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 감각조차도 그녀의 기분을 무겁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무척 고급스러운 외제 차가 그녀 옆에 멈춰 섰다. 차창이 내려지며 칠규 얼굴이 나타났다.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밝고 친근하게, “제가 태워다 드릴까요? 어디까지 가시는가요?”라고 외쳤다.
미진의 마음속에는 놀람이 파문처럼 퍼졌다. 그녀가 상상했던 칠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차의 모습에 그녀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그의 소박한 모습과 평범한 직업에 비해 그 외제 차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것처럼 보였다. 차의 고급스러움과 칠규의 평범함이 극명하게 대조되며, 그녀는 혼란스러움과 놀라움에 휘말렸다.
그 순간, 그녀는 사랑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