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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킹 Oct 23. 2024

비다의 눈 #6

삶과 죽음의 노래 1권

라디안폴리스   

            

아마겟돈의 불길이 지구를 휩쓸고 간 뒤, 세상은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하늘과 땅은 한때 번영을 구가하던 인류의 자취를 묻어버린 채, 고농도의 방사능이 퍼져나갔다. 이 독기의 장막 아래서, 인간은 자신이 만든 파멸의 씨앗을 피해 지하로, 바다로, 극지방으로, 혹은 우주로 달아나면서 세상의 패권은 이제 새로운 존재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방사능 속에서 태어나, 자라난 돌연변이 변종으로 샤크라로 불렸다. 샤크라는 지역에 따라 형태도, 능력도, 성질도 각기 달랐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그들은 대체로 포악하고, 냉혈 적이며, 영악했다. 그들의 눈에는 온기가 없었고, 그들의 손에는 자비가 없었다. 그들은 인간이 잃어버린 모든 것을 거침없이 빼앗았다.      
유명한 식물학자인 린나이우스는 이 새로운 종을 호모 루미넨스(Homo Luminens)로 제안했다. 호모(Homo)는 인간 속을 의미하며,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임을 나타내고, 루미넨스(Luminens)는 라틴어로 ‘빛나는’ 혹은 ‘광채를 띤’을 의미하며, 방사선에 의해 변이된 새로운 특성을 상징했다.     
한 무리의 샤크라가 남부 이탈리아를 장악하며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가장 먼저 알렸다. 이들은 단순한 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지배자였다. 거대한 군단을 이루며 인간의 흔적을 지워나갔다. 황폐해진 도시들 속에서 그들은 규율과 질서를 세웠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국가를 건설했다. 이 국가는 무자비한 힘과 생존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질서였다.     
이 새로운 제국을 다스리는 샤크라 무리는 자신을 다크시온(Darksyon)이라 불렀다. 어둠(Dark)과 국가(Zion)가 결합한 이 이름은 그들의 본질을 잘 드러냈다. 다크시온은 어둠 속에서 태어나, 공포와 파멸을 양식 삼아 번성하는 제국이었다. 그들은 피와 독기를 무기로 삼아, 이탈리아반도를 포그나르로 명하고 단순한 땅이 아닌, 그들만의 철혈 제국으로 만들어갔다.     
그 중심에는 다크시온이 건설한 최초의 도시 라디안폴리스가 있었다. 한때 지중해의 보석이라 불리던 나폴리가 있던 자리였다. 이제 그곳은 빛과 어둠의 이질적인 조화를 이루는 샤크라의 수도로 재탄생했다.      
라디안폴리스는 인간에 의해 무너진 문명을 재건한 다크시온의 집단 의지의 산물이었다. 이 도시의 중심에는 무수한 폐허와 잿더미 속에서 추려낸 금속과 돌이 쌓여 거대한 탑이 솟아 있었다. 탑은 방사능의 초록빛이 흐르고 있었고, 그 빛은 도시 전역에 퍼져나가며 어둠 속에서도 늘 반짝였다. 이 빛은 그들의 이름처럼 라디안, 즉 광휘의 도시를 상징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알던 것과는 달랐다. 이는 차갑고도 잔인한 빛, 공포와 통제를 상징하는 빛이었다.     
천만의 샤크라 들이 이 거대한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법은 엄격하고, 통치는 무자비했다. 
그 누구도 이를 거스르지 못했다. 법을 어기는 자는 곧바로 도시의 중심부로 끌려가, 그들의 육체는 새로운 음식 재료가 되었다. 모두를 두려움으로 굳게 결속시켰다. 그러나 이 도시는 단지 폭력과 공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크시온은 영악하고 똑똑했다. 그들은 인간이 남긴 지식과 기술을 재해석하고, 이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버려진 연구소에서, 폐허가 된 도서관에서, 그리고 유령이 되어버린 공장에서 그들은 인간의 유산을 수집했다. 그들은 부서진 기계를 재조립하고, 잔해에서 새로운 산업을 일으켰다. 금속을 제련하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잠든 기술을 다시 불러내었다.     
그리고 다크시온의 욕망은 이 거대한 도시에 갇혀 있지도 않았다. 그들의 본성은 확장을 갈망했고, 그들의 지성은 전략을 구상했다. 라디안폴리스는 점차 주변 국가로 그들의 지배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무력과 공포로 주변의 폐허를 정복해갔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혀갔다. 인간의 잔재를 제거하고, 그들만의 법과 질서를 확립해 나갔다. 그들은 인간이 남긴 비축된 식량과 자원을 차지하고, 그곳을 자신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었다. 라디안폴리스는 성장하는 제국의 심장부가 되었다.      
그들은 이탈리아를 넘어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들의 야망은 끝이 없었고, 그들의 제국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다크시온은 왜 이렇게까지 외부의 간섭없이 마음껏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사실 외부에 있었다. 그것은 파더스 때문이었다.     
파더스 그룹은 태양계 식민지 건설의 선봉장이자, 동시에 인류를 멸망의 길로 이끈 주범이기도 했다. 그들의 손길은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그들 자신의 야망이 인간의 목을 조였다.     
파더스 그룹의 수장은 일곱 아들을 두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강력하고 야심 찬 지도자들이었다. 그러나 이 일곱 명의 왕자는 협력보다는 경쟁을, 평화보다는 전쟁을 선택했다. 그들의 내면에는 아버지를 뛰어넘고자 하는 야망이 불타올랐다. 그리고 그 야망은 결국 ‘왕자의 난’이라 불리는 파괴적인 내전으로 이어졌다.     
왕자의 난은 태양계 전체를 뒤흔드는 전쟁으로 번져나갔다. 일곱 왕자는 각자 자신만의 세력을 규합하여 태양계 식민지 쟁탈전에 나섰다. 그들의 함선은 행성과 위성들 사이를 오가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달과 수십 개의 우주 정거장, 화성의 붉은 대지와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은 모두 전장의 일부가 되었다.     
이 전쟁은 그들의 모든 힘과 자원을 빨아들였다. 파더스 그룹의 중심부는 더 이상 지구를 바라볼 여력이 없었다. 일곱 왕자는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 서로를 짓밟고, 자신이 태양계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파더스 그룹의 일곱 왕자가 우주의 영토를 놓고 싸우는 동안, 지구는 그들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리고 그 해방은 새로운 지배자의 출현을 의미했다. 곧 샤크라의 세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 릴리안 나리의 저서 <호모 루미넨스의 등장> 중 -               

새벽의 어스름 속, 조용한 바다 위에 짙은 안개가 깔렸다. 바다와 하늘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짙게 내린 안개는 모든 것을 은밀하게 감추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무언가 거대한 존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요했던 티레니아해는 미묘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안개를 뚫고 다가오는 것은 배 한 척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함대, 또 다른 전쟁을 예고하는 군단이었다.      

앞장서서 바다를 가르며 나아가는 것은 대형 구축함이었다. 함교에서는 붉은빛이 새어 나왔고, 거대한 레이더 탑이 빙글빙글 돌며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구축함의 두꺼운 외피는 파도와 부딪히며 쇳소리를 냈고, 그 아래로는 무수한 어뢰가 장착된 발사관들이 드러나 있었다.     

구축함 뒤에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항공모함의 갑판 위에는 다양한 전투기들이 이미 전투 준비를 마친 채로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떠다니는 도시와 같았다. 수십 명의 병사가 갑판 위에서 분주히 움직였고, 조종사들은 잠시 뒤 펼쳐질 하늘의 전투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항공모함의 엔진 소리는 낮게 울리며 바다 깊숙이 퍼져나갔고, 뒤따르는 물결은 함대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했다.     

그 옆으로는 잠수함들이 은밀하게 바다 밑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들은 그림자처럼 적의 배후를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잠수함들은 방사성 연료로 가동되는 최신식 핵 잠수함이었다.      

구축함과 항공모함 사이에는 다양한 호위함과 프리깃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 전투함은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 역할을 하며, 대공 미사일과 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채 긴장을 놓지 않고 있었다. 프리깃함은 특히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적의 항공기나 잠수함을 요격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함대의 뒷부분에는 순양함이 천천히 진군하고 있었다. 순양함의 거대한 포탑은 안개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였고, 그 위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대는 마치 철벽과도 같았다. 이 순양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채였고, 적의 어떠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방어력과 화력을 자랑했다.      

함선의 엔진 소리와 물결 부딪히는 소리만이 새벽의 정적을 깨우고 있었고, 머지않아 이 함대는 도시를 피로 물들일 전투의 서막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축함의 작전 타워에는 알렉세이 경이 두 눈을 부릅뜨고 바다를 주시하고 있었다. 서늘한 공기가 타워를 감싸고, 비릿한 항구 냄새가 희미하게 퍼져나가면서 알렉세이의 마음속에는 더 무거운 긴장감에 짓눌리고 있었다.      

그는 이제 곧 시작될 대규모 공습을 이끄는 선봉장이었다. 아마겟돈 이후, 최대의 전쟁이 지중해에서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미세한 땀이 맺혀 있었고, 손끝은 무의식적으로 긴장감을 드러내며 떨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그는 지휘봉을 꽉 쥐고 있었다.     

이 공습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었다. 이것은 인류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 다크시온의 악랄함은 이미 귀에 따갑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이 지나간 곳에는 생명이란 단어가 무색해졌고, 그들의 무자비한 정복 앞에 무릎 꿇은 자들은 더 이상 사람이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다크시온의 군세가 지중해를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이 전쟁에서 패한다면, 지중해는 더 이상 인간의 피난처가 아니었다. 바다와 땅이 그들의 손에 넘어가면, 인류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고 말 것이다. 이 바다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알렉세이 경의 시선이 바다 너머를 응시했다.      

마치 다크시온의 군단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한 듯한 기분이었다. 그의 마음속에선 번번이 의문이 올라왔다.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 그 물음에 흔들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승패는 이미 그의 손을 떠난 것이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인간이 설 자리를 지키는 것은 이제 그의 몫이었고, 이 함선의 운명도, 그의 운명도 이 전장에서 결정될 것이었다.     

항공모함의 중심부, 두꺼운 강철 벽으로 둘러싸인 중앙 시스템실은 함대의 신경망과도 같았다. 온갖 기계음이 울리고, 번뜩이는 전자기기들이 숨을 내쉬듯 빛을 뿜어내는 그곳에서, 예지수는 수십 개의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은 번개처럼 빠르게 스크린을 넘나들며 각종 전투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모니터에는 전장의 상황과 각 로봇의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그의 손은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듯 빠르게 움직였다. 지수의 모든 감각은 각 함선에 흩어진 수백 대의 전투 로봇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는 그들의 눈과 손, 그리고 두뇌가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전투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전략을 즉각적으로 수정했다. 모니터의 수많은 창은 끝없이 전환되었고, 지수의 시선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수백 개의 정보가 그의 뇌 속에서 한꺼번에 처리되고 있었다.     

초기에 영감이 조립한 로봇들은 엉성하고 조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크고 작은 결함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지수는 이 허술한 금속 덩어리들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의 프로그래밍으로 로봇들은 점차 각성하기 시작했다. 지수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코드 한 줄 한 줄은 그들의 전투 능력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그의 알고리즘은 그들의 판단력을 날카롭게 다듬었고, 즉각적인 반응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였다.     

지수가 조종하는 로봇들은 더 이상 엉성한 기계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지상과 공중을 누비는 강철의 전사들로 변신했다.      

잠수함의 좁은 선실 공간에서 아이기스는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엔진의 저음이 배 내부를 울리는 가운데, 그와 동료들은 마지막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그의 팔과 어깨, 그리고 다리 곳곳에는 각종 첨단 장비들이 새로이 부착되었다. 그의 오른팔에는 고속 레일건이 장착되었고 그의 왼쪽 팔에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기가 붙었다. 양쪽 다리에는 추진 장치가 장착되어 물속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아이기스는 숙련된 손놀림으로 장비의 각 부위를 점검했다. 그는 자기 눈을 좁히고 레일건의 조준경을 바라보며 영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아이기스는 이어 미사일 발사기의 기능을 테스트했다. 짧은 거리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적을 명중시킬 수 있는 이 무기는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다. 각종 장비의 버튼을 누르자 작은 불빛들이 깜빡이며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알렸다.      

아이기스는 다리에 부착된 추진 장치의 기능도 빠르게 점검했다. 바닷속에서는 속도와 민첩함이 생존을 좌우한다. 그는 몇 차례 장치를 작동시키며 추진력을 테스트했고, 그 강력한 힘이 그의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잠수함의 깊은 소음이 주위를 감싸고 있었지만, 아이기스의 마음은 고요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아이기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동료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장비를 점검하며, 다가올 전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안개가 사라졌다. 전방은 이제 명확하게 드러났고, 수평선 너머로 포그나르의 희미한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수는 신속하게 알렉세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작전 완료. 전투 준비 이상 없습니다.”     

알렉세이 경은 지수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 속에 전방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중해의 운명, 그가 이끄는 전투함대의 사명, 다크시온에 대한 인간의 저항, 그리고 자신의 야망. 그의 손이 작전 타워의 콘솔 위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명령을 내렸다.      

“전 함대, 공격 개시.”     

모든 함대가 일제히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항공모함의 갑판에서 숨죽이고 있던 전투기들이 일제히 굉음을 내며 발진 준비를 하더니, 엔진이 터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기체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줄지어 이륙한 전투기들은 하늘을 가르며 순식간에 수직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완벽하게 짜인 편대 대형을 유지하며 목표 지점으로 향했다.      

뒤를 이어 각 함선의 전투 드론들이 떼를 지어 하늘을 가르며 비상했다. 금속 날개의 섬뜩한 굉음이 바다 위로 울려 퍼졌고, 그들은 광활한 하늘을 점령하듯 무리를 지어 육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잠수함은 신속하게 물 아래로 잠겼다. 강력한 추진력이 작동하면서 잠수함은 상어처럼 바다 밑을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아이기스와 그의 동료들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함포 사격의 신호가 울렸다. 수십 척의 전투함들이 각자의 자리를 잡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함포 사격이 시작되자 삽시간에 바다는 어마어마한 굉음으로 뒤덮이며 전율하듯 요동쳤다.      

잠시 후, 알렉세이는 단호한 목소리로 통신기에 외쳤다.      

“상륙정 출동. 해병 투입 개시.” 그 명령이 떨어지자, 각 함대의 갑판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투 로봇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각 상륙정으로 신속하게 탑승했다. 삽시간에 상륙정들은 바다 위에 깨알을 뿌려 놓은 듯 흩어져 해변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거센 파도가 상륙정의 강철 선체를 두드렸고, 엔진의 울림은 바닷속으로 낮게 퍼졌다.      

그 시각, 지수는 전투 통합 시스템 앞에 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그의 손은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고, 눈은 여러 개의 모니터를 바삐 움직였다. 각 화면 속에 각 상륙정의 위치, 로봇들의 상태, 그리고 작전의 효율성과 완성도가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었다. 그는 이 모든 정보를 동시에 처리해야만 했다.     

지수에게 이 작전은, 아마겟돈 전쟁에서 파더스에게 저항군이 참패한 이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규모 상륙 작전이었다. 모든 로봇 시스템이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실수가 하나라도 발생하면, 전투는 순식간에 패배로 뒤바뀔 것이고, 그 결과는 샤크라에 대한 인간의 또 다른 패배로 이어질 것이 분명했다.     

지수는 알고 있었다. 적들이 이 상황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그들은 지금 어디선가 이 모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고, 언제라도 반격을 개시할 터였다. 그들의 악랄함, 그리고 전략적 기민함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고, 이 침묵 뒤에 숨은 위협은 그를 더욱 긴장하게 했다.     

그의 두뇌는 점점 더 빠르게 회전했고, 심장은 점점 더 거칠게 뛰었다.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정보 속에서 작은 실마리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쏟아붓고 있었다. 상륙정이 해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 시간이 지나면, 적들은 압도할 공격을 퍼부을 것이다.      

그 순간, 마침내 모니터에 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적의 전투 드론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검은 구름처럼 몰려와 하늘을 순식간에 그들의 존재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거대한 벌떼처럼 우리의 전투기들과 드론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공격을 시작했다.     

화면에 경고등이 쉴 새 없이 깜박였다. 그는 손을 멈출 겨를도 없이 여러 대의 모니터를 쳐다보며 눈앞의 전투를 분석했다. 적들이 사용한 드론의 종류는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강력했다.      

먼저, 선두를 이끄는 것은 레이저 드론(Laser Drone)이었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 드론으로, 속도는 다소 느렸지만, 정확성과 파괴력이 강력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정확히 목표를 향해 레이저를 발사했고, 한 번의 공격에 당한 우리 측 드론들은 곧장 불덩어리로 변해 공중에서 폭발했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것은 스텔스 드론(Stealth Drone)이었다. 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초경량 투명화 기술이 적용된 이 드론들은 레이더에도 포착되지 않을 만큼 교묘하게 숨어 있었다. 오직 적들이 공격을 감행할 때야 비로소 그들의 위치가 드러났다. 스텔스 드론은 은밀하게 우리의 드론 대열로 접근했고, 순간적으로 근거리에서 소형 미사일을 발사하며 우리 측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공중의 절대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헌터 킬러 드론(Hunter-Killer Drone)이었다. 이 거대한 무인 전투 플랫폼은 무시무시한 화력과 내구력을 자랑했다. 헌터 킬러 드론들은 크기가 상당히 컸고, 그들은 마치 철의 괴물처럼 하늘을 지배했다. 이 드론은 다수의 다중 화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동시에 여러 목표를 추적하고 파괴할 수 있었다. 전방에 있는 드론과 전투기는 이들의 무차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헌터 킬러 드론이 하늘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 공중은 연속적인 폭발과 함께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나 우리 측의 전투기와 드론들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고속 기동 전투기들은 공중에서 전광석화처럼 움직였고, 대공 미사일 드론들이 하늘에서 적을 향해 강력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의 수호 드론(Guardian Drone)들은 방어 시스템을 활용해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며 전투를 벌였다. 수호 드론은 내구력이 강하고 전방위 방어막을 사용할 수 있어, 적의 미사일이나 레이저 공격을 흡수하며 우리 전투 대열을 보호했다.     

하늘은 전투기와 드론들의 정밀한 기동과 폭발의 굉음으로 가득 찼다. 각 전투 드론이 하늘을 가르며 거대한 불길과 파편을 남기며 떨어져 갔고, 그들의 잔해가 불꽃과 함께 비처럼 흩어졌다. 우리 측 전투기들은 회피 기동을 통해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 동시에 반격의 타이밍을 기다렸다. 플라즈마 드론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강력한 플라즈마 포를 발사했고, 그 포구에서 쏘아진 푸른 에너지가 적의 드론을 연소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순식간에 적 드론 무리 속에서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공중은 온통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었고, 양측은 그 속에서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한 공중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제 전투는 그야말로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하늘은 서로 엉키고 섞인 기체들로 가득 찼고, 끊임없이 굉음과 폭발이 뒤따랐다. 지수는 점점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 속 정보를 필사적으로 추적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 속에서 이 전투를 분석하고 지휘하고 있었다.     

한편, 그 시각 바닷속에서는 수백 대의 전투 로봇들이 잠수정에서 하나둘씩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고요한 물속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였고, 해변을 향해 은밀하게 잠수했다.      

아이기스는 가장 앞에 서서 지휘하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분명했다. 적의 방어선을 뚫고, 해변을 점령하는 것. 하지만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그가 걱정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물속에는 수중 지뢰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아이기스는 매의 눈으로 물속을 살피며 지뢰의 위치를 하나둘씩 확인했다. 그 지뢰들은 작은 기포를 뿜어내며 물살에 살짝 흔들렸지만, 그 안에 숨겨진 폭발력은 절대 작지 않았다.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이 수중 세계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할 것이었다.     

그는 뒤따르는 동료들에게 경고했다.      

"지뢰가 있다. 특히 조심해라. 제시한 좌표를 따라 움직여라."      

아이기스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침착했다. 아이기스는 지뢰들의 위치를 파악한 후, 물살의 흐름과 조류를 계산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수십 번의 전투를 경험했지만, 지금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했다.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순간이었다. 전투 로봇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신중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유령처럼 물속을 가르며 지뢰 사이를 빠져나갔다.      

해변까지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긴장은 한층 더 짙어졌다. 그의 모든 감각이 바닷속의 작은 변화까지도 예리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가까이에 잠수하던 로봇 하나가 조금 방향을 잘못 잡았다. 물살이 미세하게 변하며 지뢰 근처로 다가가자, 지뢰가 즉각 반응했다. 작은 기포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고, 아이기스는 순식간에 명령을 내렸다.      

"멈춰라!" 그의 목소리가 물속에서도 무겁게 울렸다. 로봇은 멈추었고, 지뢰는 아슬아슬하게 폭발하지 않았다. 아이기스는 빠르게 상황을 재정비하고, 다시 전진을 시작했다.      

그들은 이제 해변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까지 다가왔다. 아이기스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동료들에게 통신했다.      

"곧 해변에 도착한다. 준비해라."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전투의 열기가 그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적의 드론 숫자는 상상 이상이었다. 우리의 전투기와 드론들이 수없이 많은 적을 격추했지만, 그들은 끝없이 몰려왔다. 우리의 전력이 점점 소진되는 반면, 적은 끊임없이 증원되었다. 하늘이 점차 적들에게 점령당하자, 공중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아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알렉세이는 점점 불안에 휩싸였다. 통신 채널에서는 아군의 추락 소식과 지원 요청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공중의 상황은 이미 절망적이었다. 이제 더는 전투기와 드론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는 당황한 목소리로 함정 전체에 명령을 내렸다.      

"각 함대는 즉시 대공 공격을 개시하라! 전방의 적 드론을 모두 섬멸하라!" 그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이 명령에 따라, 모든 전투함의 대공 무기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활성화되었다.      

먼저, 함선의 대공 미사일 발사 시스템(Anti-Air Missile System)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발사체들은 함선의 갑판에서 하늘을 향해 일제히 발사되었고, 빗발치듯이 드론들 사이로 날아갔다. 미사일은 열추적 기능을 통해 목표를 정확히 포착했고, 하늘에서 적 드론들 사이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거대한 불꽃과 함께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적 드론들이 연쇄적으로 폭파하며 불덩이가 되어 추락했다.     

이어, 각 함선의 근거리 방어 체계(CIWS, Close-In Weapon System)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 무기는 다수의 자동화된 기관포로 구성되어 있어, 초당 수천 발의 탄환을 퍼부을 수 있었다. 함정의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울리는 기관포 소리는 마치 천둥처럼 격렬하게 울려 퍼졌고, 공중을 가득 메운 드론들은 탄환의 비에 휩싸여 속수무책으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적들의 숫자는 압도적이었다. 함선에서 쏘아 올린 미사일과 기관포는 일순간 하늘을 휘감았지만, 적들은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우리의 대공 방어는 그들의 무한한 숫자를 감당하기 벅차 보였다.     

몇몇 전투함에서는 레이저 대공 시스템(Laser Defense System)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적의 드론을 정확히 조준하여 순식간에 태워버렸다. 레이저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뜨거운 빛의 선이 그려졌고, 그 선에 닿은 적 드론은 마치 종이가 불타는 것처럼 재가 되어 하늘에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전자기파 방해 시스템(Electromagnetic Interference System)이 가동되었다. 적의 드론 시스템을 마비시키기 위한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사했다. 전투함의 전자기파 방출 장치가 작동하자, 공중의 일부 드론들이 통신이 끊기며 제멋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전자기파는 적 드론의 시스템을 교란하며, 일시적으로 그들의 통제권을 빼앗았다. 하지만 대규모 적군을 제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알렉세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함대의 상황을 지켜봤다. 우리의 대공 공격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하늘은 적의 압도적인 숫자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끝이 없는 어둠의 구름처럼 하늘을 가로질러 내려오며 마침내 함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적 드론들은 일본의 가미카제처럼, 각각 폭탄을 안고 함선들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해왔다. 드론들이 항공모함 주변의 함선들을 향해 박히자, 그 충격은 엄청난 폭발로 이어졌다. 하나둘씩 불길에 휩싸인 함선들이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해수면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알렉세이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절망의 그림자를 느꼈다.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었다.      

‘이건…. 끝일지도 몰라.’ 그는 마음속에서 밀려오는 무력감과 패배감을 애써 떨쳐내려 했지만, 그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파괴는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패배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지수가 있는 항공모함도 연이어 받는 충격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배는 거대한 바다 위의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요동쳤다. 항공모함의 각 구역에서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방어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통신이 끊임없이 들어왔고, 지수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그의 머리와 손은 끊임없이 움직였지만,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폭격이 항공모함에 쏟아졌다. 폭발음이 잇따르며 항공모함은 난파선처럼 흔들렸고, 주위의 함선들은 대부분 바닷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지수는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점점 더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었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그의 눈은 정신없이 번쩍이는 경고등을 바라보며 자신이 해야 할 결정을 필사적으로 고민했다. 그러나 그의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또 한 번의 거대한 충격이 항공모함을 강타했다. 그 충격은 마치 함선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듯한 위력을 발휘했다. 항공모함은 기울어졌고, 내부 곳곳에서 화염이 퍼졌다.     

지수는 절박한 선택을 앞두고 있었다. 전투는 이미 악몽으로 변했고, 항공모함도 무너져가고 있었다. 공중에 끝없이 몰려드는 적 드론을 상대하기엔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적 드론을 통제하는 시스템, 그것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찾아내야 했다. 지수는 즉시 터미널 앞에서 수십 개의 모니터를 빠르게 스캔하기 시작했다.      

적 드론의 통신 구조와 그들의 조종 신호를 분석한 결과, 모든 신호가 라디안폴리스에서 나오는 중앙 통신탑에서 발신되고 있음을 간파했다. 그 거대한 탑은 도시의 심장부에서 불꽃처럼 강력한 전파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 전투를 지휘하고, 수많은 적 드론을 통제하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그 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 전파는 지구 전역에 퍼져 있는 수많은 통신 위성에 연결되어 있었고, 그중 8개의 주요 위성이 라디안폴리스와 직접적인 접점을 이루고 있었다. 이 위성들이야말로 적 드론의 통제 신호를 전달하는 중추였다.      

지수는 그 위성들을 해킹해 신호를 차단하거나 역이용할 수 있다면, 이 절망적인 상황을 뒤집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의 손은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모니터에 띄워진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지수는 암호화된 통신 신호를 추적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해킹 기술을 동원해 위성 시스템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그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      

우선, 그는 적 위성의 보안 시스템을 우회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각 위성에는 복잡한 암호화 알고리즘이 걸려 있었지만, 지수는 특유의 직감과 실력을 바탕으로 그 방어막을 하나씩 무너뜨렸다. 첫 번째 위성의 방어벽을 뚫고 진입하는 데 성공하자, 그때부터 다른 위성들의 시스템도 도미노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나의 틈을 파고들자, 지수는 순식간에 8개의 위성 모두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의 손은 빛처럼 빠르게 움직였고, 각 위성의 제어 시스템을 장악해 나갔다.     

이제 지수는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적의 드론 통제 신호를 조작하거나, 그들의 자체적인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반격을 준비했다. 단순히 적의 통신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통신망을 역이용해 가짜 명령을 내리고 적 드론들이 서로 자멸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자, 이제 시작이다."      

지수는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하며, 통신망에 신호 재조작 명령을 입력했다. 그 순간, 적 드론들에 발신되던 지휘 신호는 순식간에 변질하였고, 그들은 지수의 조작된 명령에 따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가득 메운 적 드론들은 혼란에 빠졌고,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며 충돌하기 시작했다. 폭발이 일어나고, 드론들은 공중에서 격돌하며 불덩이로 변해 추락했다.     

"됐다!" 지수는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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