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을 수 없는 왕관

by 남킹


1897년 5월 19일 새벽, 펜톤빌 감옥의 정문은, 마치 망자를 게걸스럽게 삼켰던 크로노스의 턱이 마지못해 열리듯, 삐걱거리는 신음과 함께 짙은 안개 속으로 그 틈을 벌렸다. 2년이라는 시간. 바깥세상에서는 두 번의 계절이 순환하고, 제국은 새로운 식민지를 집어삼켰으며, 과학은 신의 영역을 한 뼘 더 침범했을 그 시간 동안, 그는 지옥의 모든 계절을 단 한 번의 겨울 속에서 압축하여 경험했다. C.3.3.이라는 기호로 존재하던 한 남자가, 이제 세바스찬 멜모스(Sebastian Melmoth)라는 빌려 입은 이름의 허울을 쓰고 세상으로 다시 뱉어졌다. 멜모스는 고딕 소설 속에서 악마와 계약하고 영원히 방랑하는 저주받은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예언하는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를 마중 나온 것은, 세상의 모든 영광이 아니라, 여전히 식지 않은 충정(忠情)을 간직한 몇 안 되는 친구들의 창백한 얼굴뿐이었다. 그 중심에는 로버트 로스가, 마치 비탄(Pietà) 속에서 죽은 아들을 받아드는 성모처럼, 금욕적인 슬픔으로 굳어진 얼굴로 서 있었다. 로비의 눈에 비친 오스카 와일드는, 그가 기억하던 그 오만한 태양신이 아니었다. 그의 육중했던 몸은, 마치 가뭄 끝의 강바닥처럼, 수축하고 갈라져 있었다. 그의 풍성했던 머리카락은 군데군데 서리가 내린 듯 희끗했고, 한때 세상을 조롱하던 그의 눈은, 이제 세상의 모든 고통을 흡수한 스펀지처럼, 깊고 공허한 우물을 담고 있었다. 그는 똑바로 걷지 못했다. 레딩에서 다친 귀의 후유증으로, 그의 몸은 미세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그 걸음걸이는 마치 파손된 배가 항구를 향해 위태롭게 나아가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친구들의 충격과 연민이 뒤섞인 침묵 속에서, 그는 마차에 올랐다. 그는 런던의 거리를, 마치 망각의 강 레테(Lethe)를 건너온 망자가 이승의 풍경을 바라보듯, 무감각하게 응시했다. 그는 자유로워졌으나,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가? 그는 감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해방되었을 뿐, 사회적 낙인과 파산,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가장 견고한 감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자유는, 날개가 꺾인 새에게 주어진 광활한 하늘과도 같았다.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자신의 무력함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잔인한 형벌이었다.

그들은 곧장 뉴헤이븐 항구로 향했고, 그날 밤 그는 디에프로 가는 배에 올랐다. 영국 해협의 차가운 밤공기가 그의 뺨을 때렸을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유형수(流刑囚)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그는 오비디우스가 되어, 야만인들의 땅 토미스(Tomis)로 추방당하고 있었다. 멀어져 가는 영국의 해안선은, 그가 잃어버린 모든 것 - 그의 집, 그의 명성, 그의 아들들 - 의 집합적인 실루엣이었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과거는 이미 재가 되어버린 소돔이었고, 뒤돌아보는 자는 소금 기둥이 될 운명이었다.

프랑스 북부 해안의 작은 마을 베르네발(Berneval-le-Grand)은, 그의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한 임시 요양소였다. 그는 '샬레 부르동(Châlet Bourdon)'이라는 이름의 작은 빌라를 빌렸다. 그곳에서 그는, 마치 폭풍우에 난파된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신의 삶을 최소한의 단위로 재구성하려 애썼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고, 오후에는 글을 썼으며, 저녁에는 값싼 포도주를 마셨다. 그는 마을 아이들과 어울렸고, 그들의 순진무구함 속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아들들의 그림자를 찾으려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그를 '커다란 아저씨'라 부르며 따랐다. 그 순간만큼은, 그는 잠시 오스카 와일드도, 세바스찬 멜모스도 아닌, 평범한 한 인간이 될 수 있었다.

그의 손에서는 새로운 시가 탄생하고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녹색 카네이션과 상아탑의 언어로 쓰인, 데카당스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죄수복의 거친 감촉과, 트레드밀의 삐걱거림, 그리고 사형수의 창백한 얼굴에 대한 기억으로 쓰인, 피와 고름의 시였다. <레딩 감옥의 노래>는, 그의 유미주의가 고통이라는 용광로 속에서 녹아내린 뒤, 연민과 인간애라는 새로운 금속으로 재탄생한 결과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자신만의 것이 아닌, 모든 '부서진 이들'의 고통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그는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비극에 보편적인 의미를 부여하려 애썼다.

그러나 이 금욕적인 평온은, 마치 화산 지대의 지표면처럼, 얇고 위태로운 것이었다. 그 아래에서는, 여전히 식지 않은 용암과도 같은 그의 본성이 들끓고 있었다. 그는 고독을 견디지 못했다. 그는 평생 동안 청중을 필요로 했던 배우였다. 그의 지성은, 다른 지성과의 충돌과 마찰을 통해서만 그 빛을 발하는 부싯돌과도 같았다. 베르네발의 소박한 삶은, 그의 영혼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질식시키고 있었다. 그는 지루함이라는, 그가 가장 혐오했던 부르주아적 감정의 늪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취약한 순간, 에덴의 뱀은 다시 한번 그 유혹의 속삭임을 시작했다. 그것은 나폴리에서 온 편지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값비싼 양각(embossed) 문장이 새겨진 종이 위로, 격렬하고 신경질적인 필체의 잉크 자국이, 마치 심전도 그래프처럼, 보내는 이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발신인은 앨프리드 더글러스였다.

첫 편지는 애원의 노래였다. 보시는 자신이 얼마나 와일드를 그리워했는지, 그의 부재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공허하게 만들었는지를 호소했다. 그는 퀸즈베리 재판의 비극을, 세상의 몰이해에 맞서 싸운 두 순교자의 성스러운 희생으로 미화했다. 그는 와일드를, 자신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진 그리스도로 묘사했다.

"나의 가장 사랑하는 오스카, 당신 없는 세상은 색채를 잃어버렸습니다. 나폴리의 태양은 눈부시지만, 당신의 지성의 빛에 비하면 한낱 촛불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죄를 지었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유일한 죄는, 저 평범한 인간들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너무나 위대한 사랑을 했다는 것뿐입니다. 저는 이곳, 태양과 포도주의 땅에서, 당신을 위한 왕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돌아오세요. 저의 왕이시여. 돌아와 당신이 잃어버렸던 왕관을 되찾으세요."

와일드는 그 편지를 읽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미 <심연으로부터>에서, 보시의 그 자기기만적인 낭만주의의 허상을 낱낱이 해부하지 않았던가. 그는 보시가 사랑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 자신뿐임을, 그리고 자신은 단지 그 나르시시즘적인 사랑을 비추는 거울에 불과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편지는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편지는 분노와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시는 자신의 가족들이 자신을 의절했으며, 경제적으로 고립되었다고 불평했다. 그는 이 모든 불행이 와일드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암시하며, 와일드에게 자신을 책임져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편지는, 협박과 유혹이 교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그는 만약 와일드가 자신에게 오지 않는다면, 그들의 관계에 대한 모든 것을 폭로하는 책을 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동시에, 그는 나폴리에서의 삶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자유로운지를, 미켈란젤로의 후예인 젊은 어부들의 고대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묘사하며, 와일드의 억눌린 욕망을 자극했다.

와일드의 내면에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의 이성은, 로비 로스의 목소리를 빌려, 필사적으로 경고의 사이렌을 울렸다. '기억하게, 오스카. 저자는 자네를 파멸시킨 독(毒)일세. 그 독을 다시 마시는 것은, 자살 행위와 다름없네.' 그는 <심연으로부터>의 원고를 다시 읽었다. 그가 자신의 피로 쓴 그 모든 경고와 분석들이,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글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의 감성은, 그의 육체는,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보시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보시는 그의 헤로인이었고, 그의 압생트였다. 감옥에서의 2년은, 강제적인 금단 증상의 기간이었을 뿐, 그의 중독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는 못했다. 그는 보시가 주는, 그 지독한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날카롭고 황홀한 쾌락의 순간들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파멸을, 낭만적인 비극의 필연적인 결말로 받아들이고 싶어 했다. 그는 니체의 '운명애(Amor Fati)'를 오독(誤讀)하여, 자신의 약점을 운명으로 착각하고, 그 운명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내가 보시에게 돌아간 것을 비난하면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게." 그는 로비에게 보내는 편지에 썼다. "그가 내 삶을 망가뜨렸다는 사실이, 바로 그를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심리학적으로 불가피한 일이었어. 나는 외로움과 오욕 속에서, 이 끔찍한 속물 세계와 석 달간 치열하게 싸운 끝에, 자연스럽게 그에게 돌아가는 거야. 물론 나는 종종 불행할 거야. 하지만 난 아직 그를 사랑하고 있네."

그것은 자기기만의 정점이었다. 그는 자신의 중독을 '사랑'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운명'으로, 자신의 비겁한 도피를 '심리학적 필연'으로 포장하고 있었다. 그는 오르페우스가 되었다. 그는 지옥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었으나,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지 말라는 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기꺼이 뒤를 돌아보려 하고 있었다. 그는 에우리디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지옥의 풍경이 없는 자신의 삶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결정은, 마지막 남은 인간 관계의 끈들을 모두 끊어버렸다. 그의 아내 콘스턴스는, 그가 보시와 재회한다면, 연간 150파운드의 연금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로비 로스는, 절망과 분노가 뒤섞인 마지막 편지를 보내왔다. "자네는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서른 개의 은화와 입맞춤을 위해 유다에게로 달려가고 있네. 나는 더 이상 자네를 위해 기도할 수 없네."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아내의 돈, 친구의 우정, 그리고 <심연으로부터>를 통해 힘겹게 얻었던, 자기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성마저도. 그는 이제 빈손이었다. 그는 그 빈손으로, 자신의 파멸을 향해, 순례자처럼 걸어갔다.

루앙에서 보시와 재회하기로 한 날, 그는 기차역 플랫폼에서 초조하게 그를 기다렸다. 그는 3등석 객차를 타고 왔다. 그의 옷은 낡았고, 그의 얼굴은 여행의 피로와 다가올 운명에 대한 불안으로 어두웠다. 기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군중 속에서, 그는 보시를 발견했다.

시간은 보시에게도 공평하게, 혹은 불공평하게 흘러가 있었다. 그는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의 아름다움은, 이제 갓 피어난 장미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곧 시들기 직전의, 위태롭고 퇴폐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의 눈 밑에는 희미한 그늘이 져 있었고, 그의 입가는 신경질적인 경련으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아름다움 속에는, 이제 순수 대신, 권태와 조급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걸어갔다. 와일드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다. 그는 이 순간을, 마치 오디세우스가 20년의 방랑 끝에 페넬로페와 재회하는 순간처럼, 낭만적으로 상상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그들은 포옹했다. 와일드는 보시의 깡마르고 긴장된 몸을 끌어안았다. 그의 몸에서는, 와일드가 기억하던, 갓 깎은 풀과 같은 싱그러운 향기 대신, 싸구려 향수와 담배, 그리고 와인에 절은 냄새가 났다. 와일드는 보시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 그는 실망과 안도감이 뒤섞인, 기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돌아온 곳이, 잃어버렸던 낙원이 아니라, 자신이 탈출했던 바로 그 지옥의 입구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악마와 함께였다.

"왔군요, 오스카." 보시가 그의 품에서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애틋함보다는, 당연한 것을 확인하는 듯한 권태를 담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기차가 끔찍하게 연착했거든요. 프랑스의 모든 것은 영국보다 열등해요."

그것이 그들의 재회의 첫 대화였다. 위대한 사랑의 고백도, 통한의 눈물도 없었다. 오직, 사소한 불평과, 변하지 않은 이기심의 확인만이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나폴리로 향했다. 포실리포 언덕에 위치한 빌라 라 줄디첼라(Villa La Giudicella)는, 그들의 재결합을 위한 무대였다. 빌라는 나폴리 만이 내려다보이는, 숨 막히는 절경을 자랑했다. 베수비오 화산이 멀리서 불길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었고, 바다는 눈부신 사파이어 빛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그 모든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은, 그들의 관계를 더욱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날 밤, 그들은 침대에 누웠다. 2년이라는 시간의 강이 그들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그 강을 건너기 위해, 그들은 육체의 언어에 의지했다. 그러나 그들의 섹스는, 과거의 그것처럼, 미학적인 탐험이나 영적인 교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절망적이고, 서툴고, 거의 폭력에 가까운 행위였다.

와일드는 보시의 몸을 탐했다. 그러나 그의 손길 아래에서 느껴지는 것은, 더 이상 신이 빚은 완벽한 대리석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너무 많은 와인과 방탕한 생활로 인해 탄력을 잃고, 희미하게 이완된, 평범한 젊은 남자의 육체였다. 그의 피부에서는, 더 이상 젊음의 신성한 페로몬이 아니라, 피로와 권태의 냄새가 났다.

보시 역시, 와일드의 몸에서, 과거의 그 위엄 있는 거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의 손에 만져지는 것은, 감옥의 굶주림으로 인해 늘어진 살갗과, 힘을 잃고 부드러워진 근육, 그리고 등 뒤에 남은, 트레드밀에서 떨어졌을 때 생긴 흉터의 거친 감촉뿐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몸에서, 잃어버린 과거의 환영을 찾으려 애썼지만, 그들이 발견한 것은, 시간과 고통이 남긴 잔인한 흔적뿐이었다.

그들의 행위는, 사랑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두 마리의 부상당한 짐승들의 몸부림에 가까웠다. 절정의 순간, 그들이 느낀 것은 황홀경이 아니라, 깊고 공허한 슬픔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와일드는 먼저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으로, 나폴리의 아침 해가 바다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그 어떤 빛도 닿지 않는 심해의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의 곁에는, 보시가 어린아이처럼 입을 벌리고 잠들어 있었다. 잠든 그의 얼굴은 여전히 천사 같았지만, 와일드는 이제 그 천사의 날개가, 타락한 루시퍼의 그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나갔다. 그는 자신이 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돌아온 왕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가 되찾고자 했던 왕관은 없었다. 왕좌는 비어 있었고, 성벽은 무너져 내렸으며, 정원은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도박을 했고, 모든 것을 잃었다. 그는 이제 왕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폐허 속을 홀로 떠도는, 이름 없는 유령일 뿐이었다. 베수비오 화산이, 마치 그의 운명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 줄기 검은 연기를 하늘로 내뿜고 있었다. 폼페이의 마지막 날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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