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 벽지 (This Wallpaper and I)

by 남킹


나폴리에서의 재결합—썩은 과일의 마지막 단물을 빨아먹는 듯했던 그 촌극이 상호 비난과 재정적 파탄이라는 예측된 결말의 막을 내렸을 때 오스카 와일드는 비로소 완전한 혼자가 되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의 자기기만적 서사를 직조할 수 없었다. 그의 오디세이는 이타카에 닿지 못한 채 끝났고 그는 이제 망망대해를 떠도는 이름 없는 난파선의 선원 혹은 아예 배 자체와도 같았다. 그의 최종 기착지는 파리였다. 그러나 그가 돌아온 파리는 젊은 시절 그가 위고를 알현하고 말라르메와 교유하며 예술의 왕자로서 군림했던 그 영광의 도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제 보들레르의 시 구절처럼 기억의 미로이자 권태(spleen)의 수도였으며 그의 모든 과거의 유령들이 어른거리는 거대한 네크로폴리스였다.

그는 센 강 좌안의 값싼 호텔들을 전전했다. 호텔 드 스웨드, 호텔 데 되 몽드, 그리고 마침내 그의 마지막 안식처이자 가장 비참한 무덤이 될 호텔 알자스까지. 이 장소들은 더 이상 여행자를 위한 임시 거처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존재의 변방으로 밀려난 이들을 위한 대기실—사회가 주최하는 거대한 연회장에서 쫓겨난 이들이 죽음이라는 마지막 웨이터가 계산서를 가져오기만을 기다리는 누추한 공간이었다.

그의 육체는 몰락한 정신을 담는 가장 정직한 그릇이 되었다. 감옥의 굶주림으로 수축했던 몸은 이제 값싼 포도주와 압생트,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병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그는 살이 찐 것이 아니라 부어오른 것이었다. 그의 몸은 마치 늪지대에 잠긴 거대한 고목처럼 내부로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있었다. 그의 한때 위풍당당했던 걸음걸이는 이제 뒤뚱거리는 것에 가까웠고 레딩에서 다친 귀의 후유증은 만성적인 현기증과 이명을 동반하여 그의 세계를 끊임없이 기울어지게 만들었다. 그는 중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법칙에 저항하는 것마저 힘겨워했다. 그의 옷은 한때 본드 가의 재단사들이 그의 육체를 위해 빚어낸 예술 작품이었으나 이제는 얼룩과 구김으로 뒤덮인 채 그의 부어오른 몸을 겨우 감싸는 헝겊 조각에 불과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의 지성이 겪는 부패였다. 그의 정신은 여전히 날카로운 칼날을 품고 있었으나 그 칼날을 휘두를 의지라는 칼자루를 잃어버렸다. 그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쓸 수 없었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고통을 미학적인 형태로 재구성하는,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그의 현재의 삶은 그 어떤 서사로도 구원될 수 없는 절대적인 무의미와 혼돈 그 자체였다. 그는 간혹 펜을 들고 백지 앞에 앉았으나 그의 머릿속을 채우는 것은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라 지불해야 할 호텔비와 다음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는 동물적인 공포뿐이었다. 그의 천재성은 왕관을 잃어버린 리어왕처럼 황야를 헤매며 자신을 조롱하는 독백만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는 이제 창조자가 아니라 기생하는 자가 되었다. 그의 생존은 과거 그가 뿌렸던 지성의 씨앗에서 이제는 연민이라는 이름의 가시 돋친 열매를 수확하는 것에 의존했다. 로비 로스, 프랭크 해리스, 레지 터너. 그의 몇 안 되는 충실한 친구들이 보내오는 간헐적인 송금은 그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산소호흡기와도 같았다. 그는 한때 런던의 가장 화려한 만찬에서 좌중에게 위트라는 이름의 값비싼 선물을 베풀던 주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파리의 허름한 카페테라스에 앉아 지나가는 옛 지인을 발견하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구걸 행위마저도 그는 마지막 남은 예술가적 자존심으로 포장하려 애썼다. 그는 결코 "돈 좀 주시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상대의 테이블에 앉아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자신의 불행을 하나의 잘 짜인 비극으로 연기했다.

"아, 나의 친구여." 그는 한때 그의 희곡에 찬사를 보냈던 어느 비평가를 붙잡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압생트에 절어 탁했지만 그 억양에는 여전히 극적인 운율이 남아 있었다. "내가 지금부터 자네에게 아리스토텔레스가 들었다면 <시학>의 마지막 장을 다시 썼을 법한 지독히도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잘 들어보게나. 이 이야기의 입장료는 아주 저렴한 편이지. 와인 한 병과 약간의 은화면 충분하다네."

상대는 당혹감과 연민, 그리고 약간의 혐오가 뒤섞인 표정으로 주머니를 뒤져 몇 프랑을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와일드는 그 돈을 마치 왕이 충성스러운 신하에게 하사품을 받듯 거만하게 받아 들고는 정작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않은 채 다른 테이블로 옮겨가곤 했다. 그의 삶은 이제 자신의 과거를 팔아 연명하는 가장 슬픈 형태의 매춘이 되어버렸다.

그의 유일한 위안은 압생트였다. '녹색 요정(La Fée Verte)'이라 불리는 그 독한 술은 그의 마지막 뮤즈이자 가장 치명적인 연인이었다. 그는 카페의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인 잔 속에서 물을 떨어뜨릴 때마다 뿌옇게 변하는 압생트의 오팔 빛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그 혼탁한 액체 속에서 현실의 추악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환각의 세계로 도피했다. 녹색 요정은 그의 귀에 그가 잃어버린 모든 것—보시의 아름다움, 극장의 박수갈채, 아들들의 웃음소리—을 달콤하게 속삭여주었다. 그러나 술이 깨고 난 뒤의 현실은 더욱 가혹한 숙취와 자기혐오라는 이자를 붙여 그에게 돌아왔다.

그의 실존적 고독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순간은 어느 날 저녁 한 작은 레스토랑에서였다. 한 친구의 동정심 덕분에 그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혼자였다. 그의 거대한 몸이 작은 테이블에 위태롭게 웅크리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서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그가 한때 그토록 경멸했던 평범하지만 따뜻한 행복의 언어로 재잘거리고 있었다. 그는 그 풍경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는 투명한 유리벽 너머에서 다른 종(種)의 생물들을 관찰하는 고독한 인류학자와도 같았다.

그때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한 프랑스인 가족의 어린 딸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아장아장 걸어와 그의 테이블 앞에 섰다. 아이는 대여섯 살쯤 되어 보였고 그 눈은 아직 세상의 어떤 슬픔으로도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아저씨는 왜 혼자예요?(Monsieur, pourquoi êtes-vous seul?)"

그 질문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와일드가 지난 몇 년간 애써 구축해온 냉소와 자기방어의 갑옷을 단숨에 꿰뚫어 버렸다. 그는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아이의 얼굴 위로 그가 다시는 볼 수 없는 두 아들 시릴과 비비안의 얼굴이 겹쳐졌다. 그의 기억 속에서 아들들은 영원히 소년으로 남아 있었다. 그들은 지금쯤 얼마나 자랐을까? 그들은 '홀랜드'라는 새로운 이름에 익숙해졌을까? 그들은 자신들의 아버지가 런던의 가장 큰 수치였다는 사실을 이미 배워버렸을까?

그의 입술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평생 동안 어떤 상황에서도 재치 있는 답변을 찾아냈던 언어의 마술사였다. 그러나 이 순수한 질문 앞에서 그의 모든 언어는 힘을 잃었다. 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손을 뻗었지만 그의 손은 허공에서 잠시 멈칫했다. 그는 자신의 더러워진 손으로 이 순수한 존재를 더럽힐 자격이 없다고 느꼈다.

"나도..." 그의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그것은 더 이상 연기하는 배우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상처 입은 아버지의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였다. "나도 너 같은 아이들이 있는데 지금은 아주 멀리 있어서 볼 수 없단다."

(Moi aussi, j'ai des enfants comme toi... mais ils sont très loin, et je ne peux pas les voir.)

그의 눈에서 그가 감옥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것은 자기 연민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되찾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순수한 비탄의 눈물이었다. 아이는 그의 눈물을 보고 겁을 먹은 듯 엄마에게로 달려갔다. 레스토랑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그는 더 이상 거인 오스카 와일드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사람들 앞에서 소리 내어 울고 있는 늙고 뚱뚱하고 버림받은 한 남자에 불과했다. 그는 그들의 동정 어린 시선을 견딜 수 없었다. 그는 계산도 치르지 않은 채 비틀거리며 레스토랑을 뛰쳐나왔다. 파리의 차가운 밤거리가 그의 눈물을 삼켜버렸다.

그의 육체적 붕괴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장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레딩에서 얻은 귓병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그의 두개골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착실하게 그 파괴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간헐적인 통증과 이명이었던 것이 이제는 그의 의식을 끊임없이 잠식하는 둔탁하고 고동치는 고문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종종 자신의 머릿속에서 거대한 북이 장송곡의 리듬에 맞추어 울리고 있는 듯한 환각에 시달렸다. 그것은 그의 뇌가 서서히 썩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생물학적인 메트로놈이었다.

1900년 가을 그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끔찍한 두통과 열에 대해 호소했다. 로비 로스가 급히 파리로 건너와 그를 의사에게 데려갔다. 진단은 중이염의 악화였고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했다. 수술은 호텔 방에서 조악한 위생 상태 속에서 이루어졌다. 의사는 그의 귓속에 고인 고름을 제거하기 위해 그의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수술 후 잠시 동안 희망의 빛이 비치는 듯했다. 그는 통증이 줄었다고 말했고 심지어 농담을 하기도 했다. "내 귀를 수술한 의사가 내 머릿속에서 걸작을 발견하지 못해 꽤나 실망한 모양이야."

그러나 그것은 꺼지기 직전의 촛불이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것과 같은 기만적인 회복이었다. 감염은 이미 그의 뇌수막까지 침투한 뒤였다. 수술은 오히려 병원균이 그의 뇌 전체로 퍼져나가는 고속도로를 열어준 셈이 되었다. 뇌수막염의 병증은 잔인하고 신속했다. 그의 열은 다시 치솟았고 그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의식은 현실과 환각의 경계가 무너진 혼돈의 늪 속을 표류했다. 그는 때로는 그리스어로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읊조렸고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엄마를 불렀으며 때로는 보시의 이름을 저주처럼 내뱉었다.

그의 마지막 무대는 호텔 알자스의 16호실이었다. 그 방은 그의 몰락한 삶의 모든 비참함을 응축해 놓은 듯한 공간이었다. 가구는 낡고 삐걱거렸으며 공기 중에는 먼지와 병균, 그리고 희망 없음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방의 모든 벽을 뒤덮고 있는 것은 끔찍하게 저속한 취향의 벽지였다. 빛바랜 푸른색 배경 위에 초콜릿색인지 자홍색인지 분간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의 꽃무늬가 마치 피부병처럼 무질서하게 번져나가고 있었다.

그 벽지는 그의 마지막 남은 미학적 감수성을 향한 일상성의 잔인한 폭력이었다. 그는 평생 동안 "블루 차이나의 수준에 맞추어 사는 것이 날이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말하며 자신의 주변을 의식적으로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왔다. 그러나 이제 그의 마지막 시선이 머무는 곳은 이처럼 구원 불가능한 추(醜)의 현현이었다.

그는 로비 로스와 레지 터너가 그의 임종을 지키고 있는 어느 날 오후, 잠시 정신이 돌아온 듯한 맑은 눈으로 그 벽지를 오랫동안 응시했다. 그리고는 그의 마지막 위트이자 가장 심오한 미학적 비평이 될 말을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와 이 벽지는 지금 죽음을 건 결투를 벌이고 있지. 우리 둘 중 하나는 가야만 해."

(My wallpaper and I are fighting a duel to the death. One or the other of us has to go.)

그것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하는 마지막 경구였다. 그의 삶은 세상의 모든 추함과 평범함에 맞서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결투를 벌여온 과정이었다. 그는 때로는 승리했고 대부분은 패배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마지막 적은 이 이름 없는 호텔 방의 저속한 벽지였다. 그는 이 마지막 결투에서도 패배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현실의 추함은 언제나 예술가의 이상보다 더 끈질기고 강력한 법이다.

그의 뇌압은 계속해서 상승했고 그의 의식은 점차 깊은 혼수 상태로 빠져들었다. 로비는 와일드가 한때 가톨릭에 대해 보였던 미학적 호기심을 기억해내고 급히 근처 성당에서 신부를 데려왔다. 신부는 의식이 없는 그의 머리맡에서 병자성사를 집전했다. 그의 죄 많은 영혼이 마지막 순간에나마 그가 평생 동안 조롱하고 탐미했던 종교의 품에서 안식을 찾기를 기원하며.

1900년 11월 30일 오후 2시. 결투는 끝났다. 그의 가슴에서 가늘고 긴 한숨이 마치 마지막 공기가 빠져나가는 풍선처럼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의 심장은 마침내 그 고동을 멈추었다. 그의 얼굴에 남아있던 고통의 흔적들이 죽음이라는 위대한 조각가의 손길 아래 차갑고 평온한 대리석의 표정으로 굳어졌다. 방 안에는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와 친구들의 억눌린 흐느낌, 그리고 승리한 벽지의 오만한 침묵만이 남았다. 오스카 와일드는 갔다. 벽지는 남았다. 시궁창은 별을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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