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육체의 감옥

by 남킹


그들이 들어선 작은 식당(Gasthaus)은 밖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작고, 훨씬 더 오래되었으며, 훨씬 더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은 그들을 하나의 거대한 생물의 따뜻한 내장 속으로 삼켜버리는 듯했다. 공기는 젖은 양모와 축축한 톱밥, 십 년은 묵었을 파이프 담배 진액, 그리고 무엇보다도 돼지고기를 굽고 맥주를 발효시키는, 그 원초적이고 정직한 냄새로 두껍게 채워져 있었다. 벽은 검게 그을린 짙은 참나무 판자로 되어 있었고, 육중한 서까래에서는 거미줄과 함께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아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는 푸른 타일로 장식된 거대한 난로(Kachelofen)가 조용히 불을 삼키며 방 안의 모든 존재에게 온기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이 공간은 프란츠 카프카에게 즉각적인 물리적 공격으로 다가왔다. 미술관의 서늘하고 지적인 공기가 그의 정신을 위협했다면, 이곳의 덥고 축축한 공기는 그의 육체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모든 냄새와 소리, 모든 시선이 그의 피부를 뚫고 들어와 내장을 휘젓는 것 같았다. 그는 마치 현미경 아래 놓인 표본처럼, 이 낯선 유기체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그의 위장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그는 자신이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곳은 피난처가 아니었다. 더 작고, 더 밀도 높은 감옥이었다.

버지니아는 정반대의 감각에 사로잡혔다. 그녀의 모든 신경은 이 살아있는 공간의 세부 사항을 흡수하기 위해 활짝 열렸다. 그녀는 난로 옆에서 묵묵히 파이프를 피우고 있는 노인의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을 읽었고, 구석 테이블에서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젊은 연인의 침묵 속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했으며, 억센 바이에른 억양으로 떠들고 웃는 남자들의 거친 활력 속에서 삶의 원초적인 에너지를 느꼈다. 이곳은 그녀가 블룸즈버리의 응접실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꾸밈없는 현실의 단면이었다. 그녀의 소설가적 본능은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싶어 아우성을 쳤다.

토비는 마침내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온 듯했다. 그는 젖은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며,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콧수염이 덥수룩한 남자에게 독일어로 유창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 공간의 규칙을 알고 있었고,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가장 안쪽 자리라면 조용하고 아늑할 걸세." 그가 두 사람을 이끌며 말했다. "저 난로 옆이라면 젖은 옷도 금방 마를 거야."

그들은 토비의 말대로 난로의 온기가 느껴지는 가장 구석의 나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카프카는 벽 쪽으로 깊숙이 몸을 밀어 넣어,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숨겼다. 그는 마치 위협을 느낀 갑충이 벽의 틈새로 기어 들어가는 것과 같은 본능으로 움직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토비는 두꺼운 메뉴판을 집어 들고 즐겁게 외쳤다.

"자, 이런 날에는 뭐니 뭐니 해도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지! 돼지 족발을 맥주에 삶아 겉은 바삭하게 구운 요리인데, 아주 일품이야. 그리고 크뇌델(Knödel)과 맥주 한 리터는 기본이고. 두 사람은 어때?"

토비의 목소리로 묘사된 음식들은 카프카에게 마치 고문 도구의 목록처럼 들렸다. 기름진 돼지 껍질, 끈적하고 무거운 감자 경단. 그는 그것들이 자신의 식도를 넘어와 위장 속에서 돌처럼 굳어버리는 상상을 했다.

"저는...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그냥, 물이나..."

"말도 안 되는 소리." 토비가 그의 말을 단호하게 잘랐다. "비에 젖은 몸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병이 난다고. 가벼운 거라도 들게. 소시지 수프(Wurstsuppe) 정도는 괜찮겠지?"

토비의 강권은 악의가 없는 순수한 호의였지만, 카프카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마저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그는 저항을 포기하고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버지니아는 이 모든 미세한 상호작용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토비의 선량하지만 무심한 배려가 카프카에게는 얼마나 큰 압박이 될지를 이해했다. 그리고 카프카가 자신의 육체를, 그 기본적인 욕구와 기능을 얼마나 낯설고 불편하게 여기는지도 꿰뚫어 보았다.

"저는 굴라쉬를 먹어볼래요." 그녀가 부드럽게 끼어들었다. "그리고 와인 한 잔. 맥주는 너무 배가 부를 것 같아서요."

그녀는 일부러 토비의 '남성적인' 세계와는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카프카가 느끼는 이질감을 조금이나마 나누어 가지려 했다. 그것은 연대감의 미묘한 표시였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거세져 창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식당 안은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작은 섬이 되었다. 그 고립감 속에서,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되었다.

"참 이상하죠." 버지니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와인잔을 천천히 돌리며, 그 안에서 흔들리는 붉은 액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정신의 가장 높은 경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신과 인간, 예술과 영혼에 대해서요. 그런데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렇게 지극히 육체적인 공간에 앉아 있네요. 고기와 빵, 술을 기다리면서요. 이 두 세계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아니, 연결될 수는 있는 걸까요?"

토비는 이 질문을 아주 간단하게 받아들였다. "그야 당연히 연결되지. 위대한 예술가도 배가 고프면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법이니까! 몸이 튼튼해야 정신도 맑은 것 아니겠어?"

그의 대답은 명쾌했고, 상식적이었으며, 동시에 이 대화의 핵심을 완전히 비껴나가고 있었다.

카프카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빗소리와 난로의 장작 타는 소리에 묻힐 듯 작았다. "정신과 육체는 연결된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감시하는 간수와 죄수의 관계입니다. 육체는 정신을 이 땅에 묶어두는 감옥입니다. 그것은 배고픔과 피로, 고통과 욕망으로 끊임없이 정신의 비상을 방해합니다. 우리는 저 위대한 예술가들이 육체의 감옥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고 말해야 합니다. 육체 덕분이 아니라요."

그의 말은 식당의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절망을 담고 있었다.

"감옥이라니, 너무 극단적인 표현 아닌가요?" 버지니아가 반박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비난이 아니라, 더 깊은 탐구를 위한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감정은 결국 육체를 통해 세상을 경험한 결과물이잖아요. 렘브란트가 빛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눈이 빛을 보았기 때문이고, 루벤스가 근육의 힘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살아있는 육체였기 때문이에요. 육체를 부정하는 것은 곧 삶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 아닐까요?"

"바로 그 점입니다." 카프카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어두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저는 삶 그 자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이 삶이라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질병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는 순간 이 병에 감염되고, 평생 그 증상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배고픔, 욕망, 고통. 그것은 모두 그 병의 증상일 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저에게는 그 병의 진행 과정을 기록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차트를 기록하듯이요. 거기에는 어떤 기쁨도, 어떤 찬미도 없습니다. 오직 냉정한 관찰과, 이 병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절망적인 시도만이 있을 뿐입니다."

바로 그때, 음식이 나왔다. 거대한 접시 위에 산처럼 쌓인 돼지 족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 경단, 진한 갈색의 수프. 그 풍성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은 카프카가 방금 뱉어낸 말들과 끔찍한 부조화를 이루었다. 토비는 즐겁게 나이프와 포크를 들었지만, 버지니아는 잠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눈앞의 굴라쉬를 보았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삶이라는 질병'이라는 카프카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포크로 고기 한 점을 찍으며 물었다. "카프카 씨에게 '허기'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그저 위장이 비었다다는 신호인가요,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나요?"

카프카는 자신의 앞에 놓인, 거의 건드리지 않은 수프를 내려다보았다.

"허기는... 증상 중에서 가장 정직한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불완전하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 넣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결핍된 존재라는 사실을 가장 명확하게 상기시켜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 허기를 음식으로 채우려 하죠.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일시적인 마취제일 뿐이죠. 진정한 허기는 음식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형이상학적인 허기입니다. 의미에 대한 허기, 구원에 대한 허기죠."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마치 자신도 모르게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처럼 말을 이었다.

"저는 가끔 상상합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남자를요. 그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십 일 동안 단식(斷食)을 합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를 신기하게 구경하지만, 점점 그에게서 흥미를 잃어갑니다. 그는 굶주림을 통해 어떤 경지에 이르려 하지만, 세상은 그의 고행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해주지 않습니다. 그는 결국 모두에게 잊힌 채, 자신의 허기와 함께 홀로 남겨집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정직한 예술가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버지니아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지금 자신의 미래를, <단식 광대>라는 이름의 비극을 예언하고 있었다.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문학을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그는 문학을 통해 '삶의 근원적인 결핍'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를 고뇌하고 있었다는 것을.

"저는 생각이 달라요."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그의 어둠에 동조하는 대신, 자신의 빛으로 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문학이 바로 그 '채워 넣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말한 그 형이상학적인 허기를, 우리는 언어로, 이야기로, 아름다움으로 채워 넣으려 노력하는 거예요. 물론 그것이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마취제라고 폄하할 수는 없어요. 그것은 우리가 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에게 주는 유일한 처방전이에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는 잠시나마 세상이 질서 있고 합리적인 곳이라고 믿게 되죠.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의 고통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임을 깨닫고 위로를 받아요. 그것이 어떻게 무의미할 수 있죠?"

"그것은... 아름다운 환상입니다." 카프카가 인정했다. "하지만 저는 환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저는 환상을 파괴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역할입니다."

"왜요?" 버지니아가 간절하게 물었다. "왜 당신은 스스로에게 그런 잔인한 역할을 부여하는 거죠?"

"제가 부여한 것이 아닙니다." 카프카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텅 비어 있는 듯했다. "그것은 저에게... 그렇게 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누가 내린 명령이죠? 신인가요?"

"아니요." 카프카가 쓴웃음을 지었다. "신이라면 차라리 나았을 겁니다. 신의 명령이라면 적어도 어떤 의미를 찾으려 노력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에게 내려진 명령은... 그저 '그렇게 되어 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명령하듯이, 혹은 기계가 부품에게 작동하라고 명령하듯이, 저는 그저 따라야만 합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병의 증상과도 같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다시 한번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했다. 그들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결코 그 경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그때, 식당의 낡은 문이 열리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웃고 떠들며 들어왔다. 그들은 대학생처럼 보였다. 그들은 맥주잔을 부딪히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식당 안은 순식간에 시끄럽고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 찼다. 그들의 건강한 웃음소리는 카프카와 버지니아가 나누던 어둡고 심오한 대화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듯했다.

버지니아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들의 젊음과 활기 속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 혹은 처음부터 가져본 적 없는 것을 보았다. 단순한 기쁨, 세상에 대한 의심 없는 믿음, 소속감.

"저들을 보세요." 그녀가 거의 부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저들은 혼자가 아니에요. 그들은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노래하고 있어요.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저런 것 아닐까요? 우리는 너무 골똘히 우리 자신의 내면만을 파고들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그녀는 다시 블룸즈버리를 떠올렸다. 그곳 역시 저들처럼 시끄럽고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우리'가 존재했다. 그들은 서로의 지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약점을 보듬어 주었다. 그 공동체 안에서, 그녀는 자신의 예민함과 불안이 병이 아니라, 작가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재능일 수 있다는 위안을 얻곤 했다.

"제 친구들은 저에게 힘이 돼요." 그녀가 카프카에게 말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죠. 혼자서는 볼 수 없는 제 자신의 모습을 친구들을 통해 발견해요. 때로는 그 거울이 저의 가장 추한 모습을 비춰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그 거울 없이는 제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카프카 씨에게는... 그런 거울이 있나요?"

카프카는 오랫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막스 브로트를 떠올렸다. 막스는 언제나 그를 이해하려 애썼고, 그의 글을 칭찬해주었다. 하지만 막스는 거울이 아니었다. 그는 카프카의 어둠을 자신의 밝음으로 비추려 하는 등불에 가까웠다. 그는 카프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를 '건강한' 세계로 이끌어내려 했다. 카프카는 그의 우정을 고맙게 생각했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깊은 고독을 느꼈다.

"글쓰기는..." 카프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공허했다. "궁극적으로 혼자 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공동체로부터 자신을 격리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작가는 유령들과 대화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내면의 유령, 혹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독자라는 유령과요.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감은 그 유령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방해할 뿐입니다."

그의 말은 버지니아가 믿고 있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선언이었다. 그녀에게 글쓰기는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글쓰기는 세상과 단절하기 위한 의식이었다.

바로 그 순간, 기적처럼 식당 밖의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창문을 두드리던 요란한 소리가 잦아들고,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식당 안의 사람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잠시 대화를 멈추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토비가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자, 비가 그쳤으니 이제 슬슬 일어나 볼까?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좀 남았으니,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을 잠시 산책하는 것도 좋겠군."

세상은 그들이 이 작은 섬에 더 이상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다시 그들을 불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프카는 거의 손도 대지 않은 수프 접시를 남겨두고 일어섰다.

식당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을 때, 공기는 놀라울 정도로 맑고 상쾌했다. 비에 씻긴 뮌헨의 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깨끗해 보였다. 젖은 포석은 저녁 가스등 불빛을 반사하며 검은 보석처럼 반짝였다. 하늘에는 아직 구름이 남아 있었지만, 그 틈새로 엷은 저녁노을이 비치고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걷기 시작했다. 식당 안에서의 대화는 그들의 영혼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들은 서로에게서 너무나도 다른 자신을 보았고, 동시에 너무나도 닮은 자신을 발견했다. 그들의 관계는 이제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뒤흔드는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무언가로 변해가고 있었다.

카프카는 자신의 옆에서 걷고 있는 버지니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비에 씻긴 도시처럼, 어떤 슬픔의 흔적을 지나온 뒤 더욱 맑고 투명해 보였다. 그는 그녀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녀가 두렵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존재가, 자신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이해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별과도 같다고 느꼈다.

그는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 그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표면 위로, 저 멀리 반짝이는 가스등 불빛이 아주 희미하게, 찰나의 순간 동안 비치는 것을, 버지니아는 분명히 보았다.

그것은 희망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절망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존재하는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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