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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Sep 28. 2023

강릉 여행 2-여행을 거듭할수록 달라지는 것

즉흥적일수록 기억에 남는다

강릉 여행 이틀째, 친구가 왔다.

어제까지 일을 하고 아침 기차를 타고 오느라 조금 피곤한 것 같았다.


“오늘 계획 있어?”

친구가 물었고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엄청난 변화다.


2년 전, 둘이 여수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다.


당연한 거겠지만 그때는 둘 다 지금보다 어리고 경험이 없었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실 여행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드물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여행을 여러 군데 다녀보면서 깨달았다. 이런 변수와 즉흥적인 결정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오늘도 계획 없이 일단 점심을 먹었고, 마침 식당 바로 앞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사진을 찍으러 다가갔다.


기분도 날씨도 좋아서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싶어졌다. 역시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바다, 깨끗하고 투명한 바닷물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늘에 앉아 발을 말리며 파도를 감상하는 시간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요즘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는 휴일에 정말 ‘휴식’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오늘은 그 휴식을 제대로 한 것 같다.


분이나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짜지 않아도, 그저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바다는 정말 맑고 투명했다.


강원도가 좋아졌다.


친구와의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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