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14.
마당에 곱게 핀 진분홍, 붉은빛의 봉선화를 토독토독 딴다.
하얀 봉선화도 색이 나올까라는 물음표와 함께 갈팡질팡하며 마저 꽃을 딴다. 토독토독.
주변의 초록 잎도 몇 장 같이 따서는 함께 짓이긴다. 꾸욱.
색이 더 잘 올라오게 하얀 백반 가루를 소금처럼 뿌리고 마저 반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오늘은 손톱 대신 하얀 구름에 한 스푼씩 얹어준다.
파란 하늘에 묻지 않게 조심조심 심혈을 기울인다.
꽃과 잎을 한 데 짓이겨낸 진흙을 이젠 꽁꽁 랩으로 싸준다.
이제는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구름을 다독이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면,
짠!
저녁 무렵, 하얀 구름은 그렇게 곱게 봉숭아물이 들었다.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남아있는 주홍빛은 첫사랑을 이뤄준다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조각 노을 너의 시간 동안, 너를 올려다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이루게 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