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29.
어제부터 하루종일 흐리고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였다. 핸드폰의 문자함은 재난안전문자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이틀을 꼬박 비 오는 회색 풍경만 그려내던 하늘이다. 이제야 우울함이 풀렸는지 저녁때쯤 돼서야 빗방울이 약해지고, 해를 살짝 보여줬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당장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먹구름 사이에 혼자 말간 하늘색인 하늘. 그런 하늘을 볼 때면 떠오르는 궁금증이 있다. 저 맑은 하늘이 보이는 곳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싱그러운 날씨일까? 태풍의 중심부인 태풍의 눈은 오히려 날씨가 좋다 그랬는데, 저 먹구름 속 맑은 하늘도 그럴까? 어릴 때부터 이런 하늘을 보면 늘 궁금했다. 후크 선장이 심술을 부리듯 천둥번개가 치고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릴 때에도, 저 맑은 하늘이 있는 곳은 피터팬과 팅커벨이 뛰어노는 네버랜드처럼 밝은 곳일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멀리서 보면 비 한 방울 없이 맑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사실 그곳도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항상 맑고 싱그럽기만 한 네버랜드는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