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9. 02.
하늘도, 바람도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은 오늘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체감하게 하는 것은 공기가 더 이상 끈적하게 나를 감싸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딱 좋은 산뜻한 공기에, 내 발걸음도 절로 산뜻해진다.
파란 물감이 묻은 붓이 들어간 물통에 흰 물감 몇 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통에 담긴 붓을 휘휘 젓다 멈춘다. 그럼 지금 내가 보는 하늘이 나올 것만 같다. 어딘지 속도감과 방향성이 느껴지는 구름은 그렇게 생겨났을 것만 같다. 파랑을 헤엄치는 하얀 소용돌이가 실컷 돌다가 멈춰버린 모습. 급정거로 여기저기 흩어진 하양들을 모으지 못 한 채 그대로 멈춘 모습. 그렇게 펼쳐지고 흩어진 하양은 선선한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것 같다. 가을이 저쪽을 향해 불어간다고.